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GAM] LVMH② 주가 오르게 루이비통 가방 가격 좀 올려볼까?

기사입력 : 2024년02월23일 16:50

최종수정 : 2024년02월23일 16:50

우리 제품에 세일은 없다…불황엔 가격 인상
패션천재 제스키에르와 5년 재계약 성공
에르메스, 샤넬, 구찌 4대명품 매출액은?
브랜드 관리에 진심인 루이비통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가 불황을 돌파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그냥 가격을 올리면 된다. 애매한 브랜드가 이 방법을 따라했다가는 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는 비쌀수록 잘 팔린다. 파격적인 가격 인상은 불황에도 매출을 성장시킬 수 있는 이들만의 특권이다.

◆ 우리 제품에 세일은 없다…매년 오르는 가격

작년부터 고금리로 인한 대출이자와 경기침체 영향으로 소비자들의 주머니가 가벼워졌다. 불황이다. 하지만 명품 업체들은 불황에도 웬만하면 가격을 내리지 않는다. 우리에게 익숙한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핸드백은 세일 따위는 하지 않는다.

오히려 불황이지만 가격을 인상했다는 훈훈한(?) 소식이 많이 들려온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다. 먼저 포문을 연 건 에르메스다. 에르메스는 2024년 1월에 주요 인기 가방 제품 가격을 약 10~15% 인상했다.

루이비통은 이미 지난 2023년 6월에 가방 가격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그런데 2024년 2월에 또 다시 대표 인기 제품 중 하나인 '네오노에BB' 가격을 274만원으로 6.2% 올렸다. 또 '불로뉴'도 330만원으로 5.1% 인상했다. 반면 '부부의 세계' 드라마에서 '김희애백'으로 유명해진 '카퓌신 미니'의 가격은 839만으로 4.4% 낮춰 눈길을 끌었다.

샤넬도 지난 2024년1월에 주얼리와 시계 품목을 약 4~5% 인상했다. 이번에는 드물게도 가방 가격은 동결했다. 어쨌든 가격인상은 매년 연례행사처럼 반복돼 왔던 터라 굳이 올해만 안 올릴 이유도 없다.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들은 명품 구매를 포기할까? 명품의 핵심법칙은 '희소성'과 '비싼 가격'이다. 오히려 가격이 너무 싸면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된다. 명품 답게 비싸야 과시할 수 있다. 일명 베블런 효과다. 불황에도 명품업체들의 매출과 수익이 양호한 비밀이다.

루이비통 매장 로고 [사진 = 셔터스톡]

잇 백(It bag)? 3초백? 그리고 루이비통!

입문자들에게는 고가의 핸드백 대신 중산층이 접근하기 쉬운 악세사리로 유혹한다. 그게 바로 '향수'와 '립스틱'이다. 이것들이 소비자가 명품에 접근할 수 있는 진입로 역할을 한다.

샤넬의 미끼상품(?)이 '립스팁'과 '향수'라면 루이비통의 미끼상품은 바로 스카프 '방도'다. 가격대는 최소 30만원 이상이다. 그래도 지갑이나 가방보다는 훨씬 싸다.

소비자들에게 처음에는 낮은 가격으로 명품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하는 게 중요하다. 이후 차츰 단가가 높은 물건으로 구매가 확장되도록 유도하는 게 명품업계의 전략이다.

물론 처음부터 바로 '지갑'이나 '핸드백'을 구매하는 경우가 더 흔하다. 가성비까지 따져보면 이게 더 효율적일수 있다. 악세사리는 그 뒤 에야 관심을 가지는 경우도 많다. 젊은 세대가 원하는 건 오직 '잇 백(It Bag)'이다.

여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명품은 역시 핸드백이다. '잇 백(IT bag)'이란 '그 시즌에 유행하는 바로 그 가방'이란 뜻의 신조어다. 루이비통 가방은 선호도가 높아 많은 여자들이 가지고 있는 경우가 흔하다. 그래서 거리에서 3초마다 발견된다는 의미의 일명 '3초백'으로 통하기도 한다.

옷보다 핸드백이 좋은 이유는 뭘까? 사이즈도 따지지 않고 착용해 볼 필요도 없다. 나이나 몸무게도 상관없다. 구매하기도 편하고 판매하기도 편하다.

옷이나 신발에는 돈을 쓰지 않더라도 핸드백만큼은 여자들의 자존심이다. 그래서 핸드백은 준명품보다는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 같은 최고가 명품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루이비통 하드케이스 여행가방 [사진 = 셔터스톡]

◆ 루이비통의 럭셔리 한 성장 과정

'루이비통'은 1854년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됐다. 그 당시 '루이비통'은 최초로 도입한 사각형 모양의 '하드케이스 트렁크'로 유명세를 떨쳤다. 우수한 품질이 알려지면서 루이비통의 명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 높아졌다.

문제는 모조품이었다. 그래서 1888년에 모조품 방지를 위해 체크무늬(다미에 패턴)를 도입한다. 일명 '다미에 캔버스'다. 이 패턴이 우리에게 익숙한 '루이비통'의 상징이다.

1896년에도 모조품 방지목적으로 루이비통 브랜드의 로고를 프린팅한 '모노그램(2개 이상의 글자를 한 글자로 합친 것) 캔버스'가 탄생했다. '루이비통'의 이니셜인 L과 V, 꽃과 별 무늬가 교차되는 패턴이다. 이 '모노그램 캔버스'를 특허 출원해 이 때부터 '루이비통'의 고유 디자인이 법적으로 보호받게 된다.

1914년에는 파리 샹젤리제 거리로 매장을 옮기면서 사업을 확장했는데 이곳이 현재의 루비이통 본점이다. 고유 디자인이 법적 보호를 받게 되면서 황실, 귀족, 상류층들에게 인기를 끌며 계속 성장가도를 달렸다.

1970년대에는 우수한 품질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으로 진출했다. 사업 확장을 위해 1987년에 '루이비통'과 '모엣 헤네시'가 LVMH(루이비통 모엣 헤네시)라는 이름으로 합병하게 된다.

루이비통이 다시 한번 큰 도약을 시작한 계기는 1997년에 영입한 '마크 제이콥스' 디자이너 덕분이다. '마크 제이콥스'는 '뉴욕 파슨스 디자인스쿨'을 졸업한 패션천재다. 그는 낡은 이미지였던 루이비통의 디자인을 확 뒤집었다. 주요 스타일 3개를 살펴보자.

첫번째로 '모노그램 베르니'는 모노그램 소가죽 위에 에나멜을 특수 코팅해 반짝 반짝 광채가 난다. 이 디자인은 젊고 현대적인 감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두번째로 '그래피티 모노그램'은 모노그램에 페인트로 루이비통 상표를 휘갈겨 쓴 디자인이다. '스티븐 스프라우스' 디자이너와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세번째로 '멀티컬러 모노그램'은 일본 팝아트 작가인 '타카시 무라카미'와 의 협력으로 진행됐다. 기존의 어두운 색감에서 벗어나 컬러풀한 스타일의 팝아트 형태로 총 93가지의 색을 사용했다.

이런 파격적이고 젊은 시도가 이어지면서 '루이비통'은 낡은 이미지를 벗게 된다. '마크 제이콥스' 영입 후에 '루비이통'의 매출은 큰 폭으로 성장했다.

루이비통 '쁘띠뜨 말(Petite Malle)백' [사진 = 셔터스톡]

◆ 패션 천재 '니콜라 제스키에르'와 5년 재계약

2013년에 '마크 제이콥스'는 본인의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16년간 일했던 루이비통을 떠났다. 후임은 '발렌시아가'에서 15년간 일했던 프랑스 출신의 '니콜라 제스키에르'다. 당연히 '제스키에르' 역시 패션천재다.

2014년의 루이비통 컬렉션에서 처음 나타났는데 오프닝 룩과 함께 등장한 '쁘띠뜨 말(Petite Malle)백'은 단숨에 주목을 끌었다. 루이비통 역사의 시작이 '하드 케이스 트렁크' 인데, '제스키에르'는 이 커다란 트렁크 디자인을 '쁘띠(작은)' 사이즈의 '클러치 백'으로 선 보였다.

이 컬렉션이 끝난 후 '마크 제이콥스'의 공백을 우려하던 시선은 사라졌다. '쁘띠뜨 말 백'은 이후 여러 버전의 다양한 소재로 제작됐다. 예상대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루이비통의 매출을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2018년에 '니콜라 제스키에르'도 '루이비통'을 떠난다는 소문이 파다했지만 소문과 달리 5년 재계약이 진행했다. 다시 2023년에도 5년 재계약이 이루어져 2028년까지 자리를 지키게 됐다. 패션기업에게 천재 디자이너는 중요하다. '니콜라 제스키에르'는 한국 영화배우 배두나와 친구사이로 '보그 코리아' 표지에 함께 등장하기도 했다.

◆ 4대 명품 브랜드의 매출액은 얼마일까?

명품 핸드백을 안 사는 사람은 있어도 1개만 사는 사람은 없다. 계속해서 신상품이 나온다. 나일론, 인조가죽, 소가죽, 악어가죽 등 다양한 소재가 있다. 일반적으로 '루이비통'보다 '에르메스'가 좀 더 고가 브랜드로 인식된다. 그렇다면 전체 매출액도 '에르메스'가 '루이비통'보다 더 높을까?

 

초고가(하이엔드) 브랜드 이미지는 '에르메스'가 최고지만 매출액의 경우 70여개의 계열회사를 거느린 거대그룹 LVMH(루이비통 모엣 헤네시)가 압도적으로 많다. 2023년도 매출액은 무려 121조원(862억유로)다. 같은 기간 19조원(134억유로)을 기록한 에르메스의 6배가 넘는다.

하지만 객관적인 비교를 위해서는 주류와 보석류 매출이 포함된 LVMH의 전체 매출액 대신 '패션 및 가죽분야'로 한정할 필요가 있다. 이 분야만 해도 루이비통 외에 크리스찬 디올, 셀린느, 펜디 등의 다른 브랜드 매출액이 합쳐 있다. 2023년 매출액은 총 매출액의 49%인 59조원(422억유로)으로 결코 적지 않다. 성장률은 9%다.

브랜드 이미지는 4위임에도 불구하고 케링(구찌 등)이 당당히 매출액 2위에 올라선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케링의 2023년 매출액은 27조원(196억유로)을 기록했다. 안타까운 건 4대 브랜드 중 유일하게 전년보다 매출액이 4% 감소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매출액 기준 3위를 기록한 샤넬은 비상장사라 실적 공시가 느리다. 따라서 아직 2023년 실적은 발표되지 않았다. 그 전년도인 2022년의 매출액은 24조원(172억유로)이다. 

매출액 기준 4위지만 이미지 상으로는 초고가 브랜드인 에르메스의 2023년 매출액은 19조원(134억유로)를 기록했다. 주목할 부분은 전년대비 16% 성장했다는 점이다. 4대 브랜드 중 가장 성장률이 높다. 알짜 회사라 할 수 있다.

루이비통 로고 [사진 = 셔터스톡]

◆ 명품 대중화? 브랜드 관리에 진심인 루이비통

강력한 브랜드파워를 자랑하는 '에르메스'와 '샤넬'이지만 왜 매출액은 LVMH(루이비통 모엣 헤네시)가 월등히 많을까? M&A를 통해 다양한 브랜드를 확보한 게 중요한 원인이다. LVMH는 명품을 좀 더 대중화시킨 '주인공'이다. 부자들뿐 아니라 타겟을 중산층까지 확대하는 전략은 중요하다.

샤넬과 에르메스는 물량 제한을 통한 '최고가 정책', 루이비통은 '최고가 정책'과 '많이 파는 정책'을 같이 진행했다고 볼 수 있다. 과거의 명품시장은 한정된 부자들 만을 위한 특별한 시장이었다. 지금은 중산층 소비자로 시장이 확대됐다. 이런 변화속에서 큰 수혜를 본 건 M&A를 통해 가장 많은 브랜드를 확보한 LVMH였다.

명품의 대중화에만 치중하면 브랜드 가치가 확 떨어진다. 루이비통이 불황에도 당당하게 가격을 올리기 위해서는 그만큼 명품이라는 이미지 관리가 완벽해야 한다.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은 브랜드 관리를 위해 아낌없이 광고에 돈을 쏟아 붓는다.

루이비통은 그 동안 스칼렛 요한슨, 안젤리나 졸리, 지젤 번천, 제니퍼 로페즈, 마돈나 등 당대 최고의 배우들을 모델로 다양한 광고를 진행해 왔다. 오징어게임으로 글로벌 인지도가 높아진 한국의 정호연 배우도 루이비통 광고모델로 활동한 바 있다.

또 자체적으로 자동차경주, 요트대회, 음악회, 호텔 등에서 럭셔리 한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개최해 왔다. 이런 이미지 관리는 '명품'에 대한 환상을 갖게 한다.

크리스찬 디올 레이디백 [사진 = 셔터스톡]

◆ LVMH 패션 부문에 루이비통만 있는 건 아니다

LVMH의 주요 패션 브랜드를 몇 개 더 살펴보자. 먼저 '크리스찬 디올'이다. 대표 상품은 '레이디 백'이다. 사각형의 백에 둥근 손잡이가 달렸다. 영국 왕세자비인 다이애나가 애용했던 백으로 유명하다. 향수 부문도 인지도가 높다. 2023년에 '크리스찬 디올'은 모든 제품 카테고리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 냈다.

'셀린느'의 대표상품은 '러기지 백'이다. 외형은 커 보이는데 실제 무게는 가벼운 편이다. 2018년에 셀린느를 10년간 이끌었던 디자이너 '피비 파일로'가 은퇴했다. 패션회사에 있어 디자이너는 중요하다. 새로 등장한 디자이너는 '생 로랑'에서 일했던 '에디 슬리먼'이다. 그의 등장으로 셀린느 디자인이 기존보다 파격적으로 변했다. 2023년에는 한국에 '셀린느 코리아'를 설립하며 의욕적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셀린느 러기지 백 [사진 = 셔터스톡]

그 밖에도 LVMH는 펜디, 로로피아나, 로에베, 지방시, 겐조 등 유명 브랜드들을 대거 확보하고 있다. 루이비통을 중심으로 한 이 강력한 브랜드들에 힘 입어 LVMH의 '패션 및 가죽제품' 매출과 영업이익은 매년 꾸준히 증가 중이다.

루이비통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브랜드들의 성장에 힘입어 LVMH '패션 및 가죽제품' 부문의 2023년 매출액은 59조원(422억유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24조원(168억유로)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9%와 7% 증가한 양호한 수치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일반 제조업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39.9%라는 엄청난 영업이익율이다. 명품은 일반 소비재의 낮은 마진율과는 비교할 수 없이 높은 마진을 가져갈 수 있는 게 가장 큰 강점이다.

"명품은 나이, 인종, 지리적·경제적 장벽을 초월한다. 우리는 부유층 훨씬 너머까지 고객 범위를 확대했다." LVMH의 임원이 1997년에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리고 이 대사는 26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경기침체가 걱정된다면 역발상으로 럭셔리 명품기업 투자에 관심을 가져 보자. 

 

③편에서 계속… LVMH③ 티파니 인수로 더 강해진 루이비통 아르노 회장…1위 굳힐까?

 

longinus@newspim.com

 

[관련기사]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대통령 국정 지지율 30.1%…부정평가 66.7% '경고등' [서울=뉴스핌] 김종원 전문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0.1%가 나왔다. 지난 2주 전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 38.1%보다 8%포인트가 빠졌다. 반면 부정 지지율은 66.7%로 2주 전 59.3%보다 7.4%포인트가 오른 70%에 육박했다. 정부·여당의 4·10 22대 총선 참패에 따른 국정 심판 여파가 아직도 전 연령과 전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 10명 중 7명 가까이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취임 2년을 맞는 윤 대통령의 국정 동력 확보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번 정례 여론조사는 뉴스핌 의뢰로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4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 간 전국 만 18살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4·10 총선 민의에 따른 윤 대통령과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간의 지난 29일 첫 영수회담 결과는 아직 민심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아 좀 더 여론의 추이를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례 조사에서 '매우 잘하고 있다' 15.2%, '잘하고 있는 편' 14.9%로 국정 긍정 평가는 30.1%였다. 4·10 총선 직후 2주 전인 지난 4월 15·16일 뉴스핌 정기조사 때 긍정평가 38.1%보다 8%포인트 하락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지지율이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에서 30%선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사실상 국정 장악과 국정 운영 동력 확보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부정평가는 '매우 잘 못하고 있다' 57.2%, '잘 못하는 편' 9.5%로 국민 10명 중 7명에 가까운 66.7%였다. 지난 2주 전 조사 59.3%보다 7.4%포인트가 많아졌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부정 격차는 지난 2주 전 조사와 비교해서 21.2%포인트에서 36.6%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에서 부정평가가 79.2%로 가장 높았다. 40대 77.4%, 50대 70.4%로 30·40·50세대 10명 7명이 윤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70대 이상에서만 부정 41.0%, 긍정 48.0%로 긍정 평가가 조금 앞섰다. 지역별로는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의 전통 지지층인 대구경북(TK)에서도 긍정 40.9%, 부정 54.4%로 부정 수치가 10%포인트를 훌쩍 넘어섰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긍정 35.5%, 부정 61.6%로 긍·부정 격차가 절반 가까이 됐다. 광주전남전북 호남에서는 부정 80.9%, 긍정 16.5%로 10명 중 8명이 부정적이었다. 정당별 지지층에서도 지지층이 없는 무당층의 69.1%가 부정, 긍정 27.9%로 10명 중 7명 가까이가 부정적 평가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이유에 대해 "지난달 29일 이재명 야당 대표와 취임 후 700여 일 만에 첫 영수회담을 했지만 국론 분열과 민생 위기를 타개할 뚜렷한 해법은 없었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오히려 4·10 총선 참패 이후 단행한 대통령실 비서실장에 찐윤' 인사를 임명하는 등 윤 대통령의 변하지 않는 일방적·독선적 국정운영 스타일과 함께 답이 보이지 않는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한 국민 피로감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민생 경제 불안감 등 여론이 악화되면서 지지층 마저 대거 이탈하며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추락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가상번호 임의걸기(RDD)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에 표본 오차 ±3.1%포인트, 응답률은 2.9%다. 자세한 조사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kjw8619@newspim.com 2024-05-02 06:00
사진
"몸 힘들어도 환자 위했는데, 공공의 적 됐다" 전공의 '울먹' [서울=뉴스핌] 방보경 노연경 기자 = 의과대학 학생, 전공의 등은 정부가 독단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공의 대표는 '정부가 우리를 악마화하는 과정에서 (환자와의) 신뢰를 깨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가 30일 개최 의료개혁 관련 긴급 심포지엄에서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국민 위한 의료개혁이 올바른 방향 무엇인가를 고민했는데, 공공의 적이 돼버렸다"며 울먹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이날 열린 심포지엄은 의대 정원 확정을 앞두고 이뤄졌다. 교수들은 의료대란의 배경 및 정부에 제시할 정책 대안을 짚었다. 김민호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회장과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대표 역시 자리에 참석해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박 대표는 혈액종양내과에서 일해오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소회를 털어놨다. 박 대표는 "수련받으면서 몸이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몸이 힘들수록 내 환자의 몸은 건강해질 거라고 믿었다"고 했다.  그는 "내과 1년차 때 맡았던 환자에게 매일 울면서 어떤 말을 해드려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신을 믿지 않지만 인생에서 처음으로 기도를 했다"며 "(그분을 볼 때마다) 복도로 다시 나와서 심호흡하고 커튼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걸 반복했다"며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했다.  박 대표는 "2년 후 그분이 완치된 것을 보고 힘든 상황에 환자들 곁에 있고 싶어서 혈액종양내과를 지원했다"며 "회복한 환자들의 감사인사와 편지를 마음속에 품는데 정부는 전공의를 악마화해서 국민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자부심과 긍지 갖고 환자 곁에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며 "기피과가 있다면 시스템 개선해서 모든 전공의들이 소신껏 지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박 대표의 발표가 끝나자 30초 이상의 큰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박 대표는 자리로 돌아간 뒤에도 휴지를 손에 쥐고 연신 눈물을 닦았다. 동료 전공의로 보이는 몇몇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방재승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교수이자 선배의사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마음이 심란하다. 전공의 대표가 저렇게 슬픈 모습 보이는 것은 진심이 아니면 나올 수 없다"며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이야기하기 전에 진실된 마음으로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박 대표는 발표에서 정부가 전문직, 수련생, 노동자 등의 정체성이 혼재된 전공의의 입장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계는 오래전부터 의료체계 문제점 분석해 정부에게 해결책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보건의료정책 심의위원회에서도 알 수 있듯, 의료계 현장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타국과 비교했을 때 전문가 의견 태도가 반영되지 않았고, 의료개혁특별위원회까지 지속됐다"며 "정부는 의료체계 전반적 문제점을 잘못 진단하고 엉뚱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며 초기 진단과정부터 되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의과대학 학생 대표 역시 정부가 의료계와 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정부는 필수의료만이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며, 비필수의료는 시스템을 왜곡하는 주범인 양 몰아가고 있다"며 "저수가 박리다매 의료 시스템이 고성장 시대가 끝나자 통째로 무너져내리고 있는데, 이를 정부가 좁고 자의적인 범위로만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증원으로 교육 질 저하, 의료 질 저하 발생하면 책임 결과 또한 의료인이 같이 안게 된다"며 "학생들은 (정부 정책이) 의료와 의학을 위하는 진심 어린 정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시스템적 접근 필요 ▲현장의 목소리 청취 ▲필수의료패키지 반대 등의 안건을 내놓으며 대정부 요구안을 제시했다.  hello@newspim.com 2024-04-30 15:0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