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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 ⑦머크, 특허 절벽 돌파구는 M&A? 최강 신약 2개로 랠리 시작

기사입력 : 2024년01월26일 17:00

최종수정 : 2024년02월02일 09:15

키트루다와 가다실 특허 만료? 최대 위기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 '소타터셉트'가 대박 신약?
위기 돌파 승부수는 공격적인 M&A
연초 대비 주가는 20% 급등, M&A와 신약 기대감?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머크'라는 이름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헷갈릴 때가 많다. 원래 머크는 독일의 제약사로 1668년에 설립됐다. 무려 350년이 넘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하지만 한국의 주식투자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머크'는 독일의 '머크'가 아니라 1891년에 미국지사로 설립된 '머크'다.

이 미국지사는 1차 세계대전 때 독일의 패배로 미국정부에 몰수당했다. 이후 1917년에 미국 국적의 '조지 머크'가 다시 재산을 환수 받아 독일의 '머크'와는 완전히 다른 법인으로 운영되고 있다. 1953년에 샤프앤돔(제약유통사)와 합병하면서 'MSD(Merck Sharp & Dohme)'라는 이름이 새롭게 탄생했다.

그래서 미국의 '머크'는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머크'라는 명칭을 쓰고 그 외 지역에서는' MSD'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따라서 한국에서 올바른 '머크' 표기법은 'MSD'가 맞지만 좀 낯선 느낌이다. 정확한 한글혼용 표현은 '머크앤드컴퍼니(MSD)'지만 그냥 '머크(MSD)'라고 쓰는 경우도 흔하다. 또는 '미국 머크(MSD)'라고 쓰기도 한다.

[사진 = 셔터스톡]

◆ 머크의 핵심자산은 전 세계 매출 1위 키트루다

'머크(MSD)'가 지금의 엄청난 시가총액으로 성장한 계기는 무려 7조원의 자금을 투입해 개발해 낸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덕분이다. 이 놀라운 제품은 현재 전 세계 단일의약품 기준 매출액 1위다. 2023년 매출액은 30조원으로 추정된다.

3세대 항암제로 추앙받는 '면역항암제'란 면역세포를 이용한 치료제를 말한다. 사람 몸에 원래부터 있던 면역세포가 가장 강력한 치료제라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사람 몸 속 면역세포는 비정상적인 세포가 생기면 공격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암세포도 면역세포를 공격한다는 점이다.

면역항암제는 암세포가 면역세포를 공격하는 경로를 막거나, 면역세포 자체를 더 강하게 만들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돕는다. 현재 암 환자 치료에 쓰이고 있는 면역항암제는 대부분 '면역관문억제제'로 통한다. 인체에 침입한 바이러스나 균, 암세포 등을 공격하는 면역세포 중 대표적인 게 바로 'T세포'다.

그런데 T세포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는 것도 문제가 되므로 적절히 제동장치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 바로 'PD-1'이다. T세포 표면에는 'PD-1'이 붙어 있다. 그리고 암세포 표면에는 'PD-L1'이라는 물질이 붙어 있다. 문제는 T세포 표면에 붙어 있는 PD-1이라는 단백질이 암세포 표면에 붙어 있는 PD-L1 단백질과 결합하는 경우다.

이렇게 되면 T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지 못하도록 작용한다. 이런 경우 암세포는 T세포를 피해 계속 증식한다. 그런데 '면역관문억제제'를 투여하면 이런 결합을 억제시킨다. 따라서 T세포가 정상적으로 암세포를 공격해 파괴시킨다.

이런 'PD-1'과 'PD-L1'과의 결합을 막는 기전을 보여주는 게 '면역관문억제제' 다. 면역관문억제제는 2종류로 나뉜다. 하나는 T세포 표면에 붙어있는 'PD-1'과 결합해 억제하는 방식이다. 글로벌 면역항암제 1위인 '머크(MSD)'사의 '키트루다'와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의 '옵디보'가 대표적이다. 또 다른 하나는 'PD-L1'과 결합하는 항체 제품으로 로슈(Roche)사의 '티센트릭'이 대표적이다.

[사진 = 셔터스톡]

◆ 한 때 '머크'가 포기하려 했던 키트루다?

제약∙바이오 업계의 특징 중 하나는 성공적인 신약개발에는 우연적인 요소가 많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탈모약 '미녹시딜(minoxidil)'은 원래 고혈압 치료목적으로 개발된 성분이다. 그런데 복용자들에게 털이 자라는 것을 발견하고 발상을 전환해 바르는 탈모약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지금은 전 세계 단일 의약품 매출 1위를 기록중인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도 우연적인 요인이 작용했다. 믿어지지 않게도 '키트루다'는 한 때 '머크(MSD)'가 개발 포기를 검토했던 약물이다. 2009년도에 머크 자체 평가에서 중요도가 낮은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에 따라 개발포기 또는 타 회사로의 기술이전(out-licensing)이 검토됐다.

하지만 그 당시 경쟁사였던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이 'PD-1' 물질연구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PD-1'과 관련 있던 '키트루다'의 연구개발 역시 극적으로 살아 남게 된다. 당시에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이 연구했던 물질이 바로 지금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고 있는 면약 항암제 '옵디보'다.

◆ 머크의 원투펀치 '키트루다'와 '가다실'의 매출액은?

머크(MSD)'의 매출 넘버원은 당연히 '키투루다'다. 그렇다면 머크에서 2번째로 높은 매출을 보이고 있는 약품은 뭘까? 바로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인 '가다실 및 가다실9'다. 인유두종바이러스(HPV)는 성 접촉을 통해 감염되는 바이러스로 알려져 있다.

자궁경부암 환자의 약 70%가 HPV 감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남성의 생식기 사마귀 발생원인의 약 90%가 HPV 감염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여자들 사이에서 '가다실'은 필수적으로 접종해야 하는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한국에서의 점유율은 70%를 훌쩍 넘는다.

미국의 경우 가다실 접종자 중 일부가 조기 폐경, 만성 피로 등의 부작용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여전히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9~45세에 HPV 백신 접종을 권하는 지침을 내리고 있는 상태다. 백신 성능이 높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만큼 '머크'도 부작용 우려보다 특허만료에 훨씬 더 신경 쓰고 있는 상황이다.

'머크(MSD)'의 매출액은 2020년에 50조원에 불과했지만 2년뒤인 2022년에는 무려 71조원으로 급증했다. 영업이익은 더 극적으로 증가했다. 2020년의 6조원에서 2022년에는 25조원으로 4배 폭증했다. 이런 실적 급증의 원인은 매출 원투펀치인 '키트루다'와 '가다실' 덕분이다. 

'머크(MSD)'의 치명적인 약점은 뭘까? 바로 원투펀치인 '키트루다'와 '가다실'의 매출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이다. 이는 장점이자 단점이며 양날의 칼이기도 하다. 2022년 기준 키트루다(35%)와 가다실(12%)의 합산 매출 점유율은 47%에 불과했다. 하지만 2023년 9월말에 키트루다(35%)와 가다실(12%)의 합산 매출 점유율은 55%로 폭증했다.

키트루다와 가다실의 매출 점유율 급증은 전 세계 매출확대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앞으로도 상당기간 계속될 수밖에 없다. 보조요법과 병용요법을 활용한 파이프라인 확장으로 항암제 시장에서 '키트루다'의 입지가 더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키트루다'의 매출은 2030년 이후에도 증가할 수 있다. 문제는 이렇게 일부 품목에 매출이 집중되면 나중에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제약분야처럼 특허기간이 정해져 있는 약품은 더 예민할 수밖에 없다.

머크의 실적 중에 또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영업이익의 급감이다. 2023년9월말 누적 영업이익은 고작 6조원에 불과하다. 전년도 동 기간의 실적과 비교하면 무려 -15조원이 급감했다.

매출이 증가함에도 영업이익이 -72%로 감소한 이유가 뭘까? 뒤에서 설명할 '프로메테우스 바이오사이언스' 인수 비용 때문이다. 이는 그냥 회계상 수치라서 특별히 걱정할 문제는 아니다.

◆ 키트루다와 가다실의 특허만료는 최대 위기

모든 제약∙바이오 회사의 고질적인 고민은 바로 특허 만료다. 미국의 경우 의약품 품목허가를 받은 시점으로부터 최대 14년간만 특허가 유효한 특허기간 상한제를 운영 중이다. 너무 짧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대신 의약품은 개발이 오랜 기간이 걸리는 특성 때문에 다른 품목의 특허 제도와 달리 약간의 예외를 인정해 준다.

의약품 특허기간에 임상시험이나 심사 지연 등이 발생할 경우 5년 내에서 특허기간을 연장해주는 예외가 있다. 특허권 설정등록일과 품목허가일이 크게 차이가 나는 걸 감안한 룰이다. 이런 제도는 미국과 한국 등에 공통으로 존재한다. 어쨌든 특허만료 문제는 신약을 개발한 오리지널사 입장에서는 예민할 수밖에 없다.

특허기간이 너무 짧으면 아무도 막대한 자금을 투여해 신약을 개발하지 않으려 한다. 반면 특허기간이 너무 길면 소비자와 공공보험을 담당하는 건강보험공단 같은 정부단체의 비용이 급증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특허 만료 후에는 복제약(제네릭)이나 바이오시밀러의 출시가 가능해지면서 오리지널 약품 가격이 30% 이상 급락하게 된다.

'머크(MSD)' 역시 특허 만료가 최대 고민이다. 머크에게 2028년은 재앙의 해다. 미국에서 '머크(MSD)' 매출의 원투펀치인 '키트루다'와 '가다실'의 물질특허가 만료되는 시점이 바로 2028년이다. '키트루다'의 물질 특허가 만료되면 키트루다 관련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가능성도 있다. '머크(MSD)' 입장에서는 재앙적인 상황이다.

'머크(MSD)'는 이에 대비해 '키트루다'를 피부 밑에 주사할 수 있는 '피하제형 특허'를 2021년 9월에 추가로 출원했다. 만약 이 특허가 등록된다면 독점권이 최대 2036년까지도 확대될 수 있다. 일명 에버그리닝 전략이다.

'에버그리닝'이란 의약품 특허를 처음 등록할 때 특허 범위를 넓게 설정한 뒤 2∼3년 간격으로 약의 형태나 투여용법, 구조 등을 조금씩 바꿔 후속 특허를 지속적으로 추가해 특허권을 방어하는 전략이다. 한국의 경우 연장 가능한 특허권수가 복수로 허용돼 있어 이 전략이 상당히 유용하다. 하지만 미국은 연장 가능 특허권 수를 1개로 제한해 이런 꼼수 사용에도 제약이 많다.

게다가 미국 정치인들이 이 꼼수마저 지적하고 나섰다. 지난 2023년 2월에 미국 엘리자베스 워렌 상원의원을 대표로 하는 서한이 미국 특허청(PTO)에 제출됐다. 내용은 키트루다의 특허 연장 조치에 대한 조사 촉구였다. 이런 전반적인 흐름으로 볼 때 '머크(MSD)'사의 키트루다 특허연장 전략이 성공할지는 아무도 예단하기 어렵다.

키트루다 특허만료 논쟁은 소비자 입장인지 아니면 투자자 입장인지에 따라 관점이 다를 수밖에 없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하루 빨리 특허가 만료돼 약 가격이 내려가야 한다. 반면 주식 투자자 입장에서는 특허가 연장돼 머크(MSD)의 매출이 계속 증가하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사진 = 셔터스톡]

◆ 위기 돌파 승부수는 공격적인 M&A

요즘 특허만료가 임박한 모든 대형 제약사들의 화두는 생존을 위한 M&A다. 결국 돌파구가 M&A 밖에 없다는 사실을 주요 제약사 CEO들은 모두 절실히 인식하고 있다. 그렇다면 최근에 머크가 굵직하게 진행한 M&A로는 어떤 게 있을까?

'머크(MSD)'의 역대 M&A 중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건 2021년에 인수한 '액셀러론 파마(Acceleron Pharma)' 인수 건이다. 무려 14조원(115억달러)의 자금을 투입했다. '액셀러론 파마'의 핵심 파이프라인은 '변환성장인자-베타(transforming growth factor-β)'를 활용한 제약 기술이다.

또 다른 빅딜로는 2023년 4월에 진행한 미국 생명공학 업체 '프로메테우스 바이오사이언스(Prometheus Bioscience)' 인수합병이 대표적이다. 이 역시 무려 13조원(108억달러)이라는 거금을 사용했다. 머크는 이 M&A를 통해 궤양성 대장염과 만성 염증성 장질환인 크론병 치료와 관련된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면역학 분야에서도 입지를 강화했다.

머크의 공격적인 M&A는 올해에도 이어졌다. 2024년 1월에 머크는 면역치료제 개발 전문 제약기업 '하푼 테라퓨틱스(Harpoon Therapeutics)'를 8천억원(6억8천만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 건은 앞선 대형 M&A들과 비교하면 스몰 딜에 가깝다.

'하푼 테라퓨틱스'는 면역계의 힘을 이용해 암 환자를 치료하는 T세포 관여자(T-cell engager) 개발에 집중해 왔다. 현재는 소세포 폐암 및 신경내분비 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 후보 약물을 임상 시험 중이다. 이번 인수합병으로 머크의 항암제 파이프라인이 한층 다양화됐다는 평가다.

[사진 = 셔터스톡]

◆ 기대되는 신약은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과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그렇다면 올해 '머크(MSD)'의 신약 중 가장 기대되는 건 뭘까? 바로 2021년에 인수한 '엑설러론 파마'의 기술력으로 만든 폐동맥고혈압(PAH) 치료제 '소타터셉트(sotatercept)'다. 폐동맥고혈압은 폐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에 이상이 생겨 폐동맥 혈압이 상승하는 질환이다. 이 질환은 심장에 부담을 줘 신체 활동이 제한돼 결국 수명감소로 이어진다.

미국에서만 약 4만명이 이 질환을 앓고 있다. 국내 환자도 5천명 내외로 추정된다. 폐동맥고혈압 환자의 5년 사망률은 약 43% 수준으로 알려진다. 치료는 혈관확장제를 사용해 폐동맥압을 낮추는 약물을 투여한다. 하지만 기존 약들은 치료효과가 낮았다. 많은 환자들이 2~3가지 약물 병용요법에도 불구하고 치료에 실패했다.

새로운 신약인 소타터셉트는 폐혈관 세포 사이의 비정상적 신호를 차단해 질병 진행을 역전시키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지난 해 임상 3상 결과 최소한의 활동으로도 숨이 가쁜 중증 폐동맥고혈압 환자에게서 유효성이 확인됐다.

소타터셉트는 진작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혁신치료제 및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양호한 임상 3상 결과에 힘입어 빠르면 2024년 1분기에 FDA의 최종 승인이 완료될 전망이다. 희귀병 치료제라 수요는 제한적이다. 대신 엄청난 고가에 판매될 예정이다.

소타터셉트의 2028년의 글로벌 예상매출액은 무려 3조원(26억달러)이다. '머크(MSD)'는 이 신약이 키트루다의 특허만료에 따른 매출 감소액 중 일부를 메워 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런데 '소타터셉트'보다 더 큰 매출을 기대하는 신약이 있다. 바로 머크가 2023년 4월에 인수한 '프로메테우스 바이오사이언스'의 핵심 약물인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 치료제 'PRA023'이다. 이미 작년에 임상 2상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임상 3상까지 완료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더 필요하다. 또 3상이 실패할 가능성도 제로는 아니다.

업계에서는 최종적인 신약 승인 시 잠재시장 규모를 연 24조원(200억달러)으로 추정된다. 이 막대한 시장에서 머크의 'PRA023'이 장기적으로 점유율을 20%만 가져와도 연간 약 5조원(40억달러)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이 엄청난 신약 역시 키트루다 특허만료 시의 매출공백을 상당 부분 메워 줄 것으로 기대된다.

위 2개의 M&A 사례만 살펴봐도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대형 제약사들의 M&A 전략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알 수 있다. 2024년에 '머크(MSD)'의 주가는 20% 급등했다. 머크의 주력품목인 '키트루다'와 '가다실'의 매출증대는 향후 몇 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추가로 막강한 신약 2개를 손에 넣은 '머크(MSD)'의 장기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제약∙바이오 주식 투자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라면 호재만발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머크(MSD)' 주식에도 관심을 가져보자.

 

longinu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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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아내 현명치 못한 처신 사과…특검, 수사 후 부실 있을 때 하는 것" [서울=뉴스핌] 박성준 김가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9일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 "제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께 걱정 끼친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윤 대통령은 야당의 특검요구에 대해서는 "어떤 면에서는 정치 공세, 정치 행위 아닌가"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윤 대통령은 "검찰에서 수사를 시작한다고 발표한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검찰 수사에 대해서 어떤 입장 또는 언급을 하는 것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오해가 일어날 수 있기 떄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공정하고 엄정하게 잘 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를 하고 있다.[사진=ktv 캡처 ] 2024.05.09 photo@newspim.com 이어 "특검 문제는 제가 지난 1월에 재의요구를 했지만 검찰 또는 경찰의 수사가 봐주기 의혹이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특검을 하는 것이 맞다고 야당도 주장해 왔다"며 "특검이라고 하는 것은 일단 정해진 검경, 공수처 등 기관의 수사가 봐주기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도이치(모터스)니 등 사건에 대한 특검 문제도 지난 정부 2년 반 정도 사실상 저를 타겟으로 검찰에서 특수부까지 동원해서 치열하게 수사했다"며 "그런 수사가 지난 정부에서 저와 제 가족을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것인지, 봐주기 수사를 하면서 부실하게 했다는 것인지, 저는 거기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윤 대통령은 "그 자체가 모순이라고 생각한다. 특검이라고 하는 것을 20여년 넘도록 여러 차례 운영해왔지만 그런 관점에서 여야가 의견 일치를 보고 해온 것"이라며 "지난번 재의요구에서 했던 특검에 대해서는 지금도 여전히 할 만큼 해놓고 또 하자는 것은 특검의 본질이나 제도 취지와는 맞지 않는, 어떤 면에서는 정치 공세 정치 행위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진상을 가리기 위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 그런 생각은 여전히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parksj@newspim.com 2024-05-09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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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005년 이후 '의사고시' 본 외국 의사 424명…헝가리·우즈벡 순 많아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지난 2005년 이후 지난해까지 우리나라 '의사 고시'에 응시한 외국면허 의사는 총 424명으로 파악됐다. 이중 절반은 불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 헝가리와 우즈베키스탄 출신이 가장 많았으며, 미국, 독일, 호주가 뒤를  이었다. ◆ 정부, 의사 고시 면제 추진…외국면허 응시자 늘어날 전망 10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과 보건복지부에서 제출 받은 '국가별 외국의대 국가고시 불합격 현황'에 따르면, 외국의대 졸업생이 국내 의사시험에 응시했다가 합격한 비율은 50.7%에 불과하다. 지난 2005년부터 2023년까지 총 424명의 외국면허 의사가 국내 의사 예비시험(1차 시험)에 응시해 235명이 합격, 합격률은 55.4%였다. 또 예비시험을 거쳐 국가고시(2차 시험)에 응시한 사람은 288명이며 이중 합격자는 215명이었다. 예비시험을 본 외국면허 의사중 국가고시까지 합격한 비율은 절반 수준인 50.7%에 머문 것이다(표 참고). 의사 국가고시는 '의사가 될 자격'을 판단하는 시험이다. 현행 외국 의사 면허 소지자는 '의료법 제5조'에 따라 복지부가 정한 인정 기준에 해당하는 외국 의대를 졸업한 뒤 국내에서 의료 활동을 하려면 국내 의사 예비시험을 통과해 의사 국가시험에 응시하는 자격을 확보해야 한다. 이후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주관으로 치러지는 '의사 국가고시'를 봐야 한다. 정부는 지난 8일 의사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공백을 막기 위해 외국에서 면허를 딴 의사들도 보건 의료위기 '심각' 단계에서는 국내에서 진료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에 따라 국내 의사고시를 봤으면 탈락했을 외국의대 졸업자들이 대거 의료 현장에 투입될 전망이다.  '외국의대 예비고시의 국가별 현황(2005~2023)'을 보면 헝가리 출신 응시자가 189명으로 가장 많았다. 우즈베키스탄이 71명으로 뒤를 이었고 영국 27명, 미국 23명, 독일 21명, 호주 18명, 러시아 16명 순이었다.  헝가리는 이중 79명이 불합격해 불합격률이 41.7%를 기록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절반이 넘는 40명(56%)이 불합격했다. 미국도 불합격률이 69.5%(16명)에 달했다.  '외국의대 국가고시의 국가별 현황(2005~2023)'도 헝가리가 119명으로 가장 많았다. 우즈베키스탄(38명), 영국(21명), 독일(18명), 호주(15명)가 뒤를 이었다. 필리핀은 11명이 응시해 10명이 불합격하고 1명만 합격했다.   신 의원은 "외국 의대를 졸업하고 한국에서 국가고시를 다시 보는 이유는 외국에 있는 의료와 한국의 의료 간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며 "(환자의) 인종과 지역 특성에 따라 질병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 의원은 "한국 의료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고 준비가 돼 있느냐는 국가고시를 통해 보는데 자격이 되지 않은 사람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것은 의료의 질을 담보하지 않은 사람이 의료 행위를 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는 것"이라며 "현 정부의 정책은 국민의 의료 이용을 열악하게 만들고 불편한 상황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국가별 의료 수준 달라…"의료체계 후퇴" 우려 신현영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국가별 외국의대 국내 의사면허 최종 불합격 비율 현황(2005~2023)'에 따르면 30개국 중 불합격률 50% 이상을 차지한 나라는 총 17개국으로 절반이 넘는다. 특히 필리핀은 응시자의 97%가 불합격했다. 미국 84.8%, 우크라이나‧폴란드 75%, 일본 68%, 우즈베키스탄‧벨라루스‧브라질 66.7%, 독일 58.7%, 호주 55.2%, 러시아 55%, 헝가리 52.1%, 오스트리아‧아일랜드‧르완다‧프랑스‧남아프리카공화국 50%, 파라과이 46.7%, 볼리비아 33.3%, 영국 31%, 뉴질랜드‧스위스‧이탈리아‧체코‧카자흐스탄‧몽골 0%다. 나머지 4개 나라는 응시하지 않았다. 외국 의대 졸업자의 국내 의사 국시 불합격률이 높은 반면 한국 의사국시 전체 불합격률은 10% 수준이다. 2022년 국내 의사 국시 합격률은 상반기 97.6%, 2022년 하반기 95.9%다(표 참고) 외국과 한국 의대 불합격률이 차이가 나는 원인은 국내 의대의 경우 4∼6년마다 한 번씩 점검해 의학교육 적합성을 관리하기 때문이다. 반면 외국의대는 국내 의사 국가고시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인증받고 난 후 관리·감독 시스템이 전무한 수준이다. 신 의원은 "(외국 의사를 도입하는 정부 방안은) 오히려 의료체계를 후퇴하게 만드는 판단"이라며 "국민도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에게 진료받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외국 의사가 국내 인증을 받으려면 대학 학제와 교과과정, 학사관리 등이 우리나라 해당 대학 수준과 비교해 동등하거나 그 이상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sdk1991@newspim.com 2024-05-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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