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왕과 사는 도시, 수원: 역사는 어떻게 현재가 되는가 도시는 스스로의 운명을 선택하지 못하는 듯 보이지만, 어떤 도시는 자기 시간을 현재로 치열하게 살아낸다. 나는 여러 신도시에서 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이 차이를 반복해서 경험했다. 신도시는 공간적으로는 매혹적일지 몰라도, 꺼낼 수 있는 고유한 이야기가 부족한 경우가 많았다. 억지로 만들어낸 주제는 생명력이 짧고, 결국 도시의 서사로 이어지지 못했다. 그때 깨달았다. 도시는 건물의 집합이 아니라, 층층이 쌓인 '이야기'로 완성된다는 것을. 수원은 그 점에서 독보적이다. 첨단 반도체 산업의 도시이면서도, 정조대왕과 수원화성이라는 조선의 역사적 자산이 하나의 거대한 서사로 함께 살아 움직이는 드문 구조를 지녔다. 199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수원화성은 국제적 가치를 인정받았지만, 26-05-01 07:00
[장욱희의 중장년 취업에세이] 해외 취업 새로운 물결…국내 한계 극복의 대안으로 주목 최근 예전과는 다른 질문을 자주 듣는다. "국내 취업이 쉽지 않은데, 해외 취업이 가능할까요?" 과거에는 해외 취업이 일부 청년층의 선택지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장년 구직자들 사이에서도 이 질문이 점점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이 변화는 우연이 아니다. 국내 노동시장의 구조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중장년 구직자는 경력은 충분하지만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자리는 제한적이고 기업은 연차보다는 역할을 기준으로 사람을 찾는다. 이 과정에서 일부 중장년 구직자는 기존의 질문을 다음과 같이 바꾸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과연 재취업을 할 수 있을까?'에서 '퇴직 이후 나의 경력을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시장은 과연 어디에 있 26-04-30 07:00
[기자수첩] 1·2인 가구는 평생 들러리…시대 역행하는 청약 가점제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요즘 동료 기자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자주 나오는 얘기가 있다. 역대급 흥행 성적을 쓴 서울 서초구 '아크로 드 서초' 청약 만점자들의 사연 때문이다. 26-04-30 06:00
[기자수첩] 6·3 지방선거, 정치개혁 위한 심판과 미래 선택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선거철이 되면 반복되는 장면이 있다. 거리마다 걸린 현수막, 출퇴근길 지하철역에서 한 표를 호소하는 목소리, 시장을 돌아다니며 악수하는 손길. 하지만 그 익숙한 풍경 뒤로 정치에 대한 불신과 무관심은 점점 커져만 간다. "나를 뽑아 달라", "한 번만 더 믿어 달라", "우리 지역을 발전시키겠다." 오랜 세월 정치권력의 거짓말을 겪어온 유권자들은 더 이상 그들을 신뢰하지 않는다.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려는 정치권의 노력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재원 조달 방안이나 실행 가능성에 대한 현실적 검토 없이 선심성 공약을 남발한다. 다른 후보 공약을 그대로 베끼며 책임 있는 경쟁과는 먼 행태를 되풀이 한다. 26-04-29 19:46
[데스크 칼럼] 지역인재채용의 성패는 채용률 아닌 '정착'에 달려 있다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지역인재채용은 지역균형발전 정책의 중요한 축이다. 수도권에 집중된 공공부문 취업 기회를 지역으로 분산하고, 지역 청년에게 보다 넓은 사다리를 제공하자는 취지는 지금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수도권 집중과 지방소멸 우려가 갈수록 커지는 현실을 감안하면, 지역인재를 키우고 지역 안에서 기회를 넓히려는 정책 방향 자체를 흔들 이유는 없다. 문제는 제도의 취지가 아니라, 그 제도가 현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느냐다. 혁신도시법에 따라 이전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의무채용 비율은 30% 안팎까지 단계적으로 올라왔다. 외형적 성과도 일정 부분 쌓여왔다. 26-04-29 08:30
[거인의어깨 입시컨설팅] 2027학년도 이공계 특성화대학(KAIST 등) 지원 전략 복잡한 대입 흐름을 꿰뚫는 단 하나의 시선, '거인의어깨 입시컨설팅' 본 칼럼은 대치동 입시 현장에서 26년간 합격의 길을 열어온 거인의어깨 김형일 대표의 전문 식견을 담고 있습니다. 변화하는 2027학년도 입시 환경 속에서 수험생과 학부모님이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검증된 데이터 기반의 실전 전략을 전달합니다. 대한민국이 반도체, AI, 이차전지 등 첨단 기술 전쟁의 중심에 서면서 이공계 특성화대학에 대한 위상은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2027학년도 입시는 의대 정원 확대라는 블랙홀 속에서도 '과학기술 인재 양성'이라는 국가적 과제와 맞물려 이공계 브레인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창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26-04-29 07:00
[현장에서] '큰 힘' 가진 경찰, '큰 책임' 외면…사라지는 견제 장치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영화 '스파이더맨'에 나오는 명대사다. 강력한 권한과 능력을 가진 사람은 그에 상응하는 도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다. 공권력을 집행하는 경찰에게 이보다 적합한 문장은 없다. 올해 하반기 검찰청 폐지로 수사의 중심축은 경찰로 이동한다. 경찰은 '공룡 경찰'이라는 비판 속에서 이전보다 더 많은 권한을 갖게 된다. 하지만 최근 경찰의 작태를 보면 비대해진 권한을 감당할 준비가 됐는지 의구심이 든다. 26-04-28 11:05
[기고] AI 방패 삼은 가상자산 사기... '특금법' 넘어설 구성적 규제 시급 "AI가 운용하는 무결점 알고리즘입니다." 테라·루나 사건부터 최근의 MTI, MTFE 사태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가상자산 프로젝트들이 투자자를 유혹한 공통된 미끼다. 하지만 시장이 붕괴된 순간, 돌아온 대답은 차가웠다. 개발자는 "코드가 자율적으로 작동했을 뿐"이라며 뒤로 숨었고, 플랫폼은 "단순 중개자"라며 발을 뺐다. 알고리즘이라는 '비인간 행위 주체'가 법적 책임의 사각지대이자 방패가 된 셈이다. 이제 가상자산은 단순한 투자 대상을 넘어 금융과 데이터, 인공지능이 결합된 디지털 경제 인프라로 진화했다. 하지만 우리의 법 체계는 여전히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기반의 자금세탁방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사행성을 방치하는 이중적 잣대 속에 사후 규제에만 치중하다 보 26-04-28 07:00
[기자수첩] 韓 성장률 뒤에 숨은 소득 불평등의 '민낯'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깨끗한 거리와 고층 빌딩이 하늘을 뒤덮은 도시. 지난 23일 기자가 싱가포르에 도착해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아시아의 네 마리 용 중에 한국이 제일 뒤쳐질 수 있겠다'는 위기감이었다. 지난해 기준 싱가포르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는 약 10만달러에 근접한다. 우리나라(약 4만달러)의 세 배 수준이다. 1965년만 해도 싱가포르는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가난한 도시였다. 당시 말레이시아 정부는 싱가포르를 연방에서 분리하는 '강제 독립'을 결정했다. 리콴유 전 총리가 이러한 내용을 대중 앞에서 발표하며 눈물을 보인 이른바 '리콴유의 눈물'은 지금까지 회자된다. 하지만 60여년이 지난 현재 싱가포르는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 대국으로 올라섰다. 지금 싱가포르는 고 26-04-28 06:00
[기고] AI 엔터테인먼트 시대, 한국이 놓치고 있는 진짜 전선 우리는 하루에 몇 개의 드라마를 접할까? 스마트폰을 스크롤하다 누구나 한 두번 마주치는 숏폼이 있다. 누더기 차림의 여성이 자신을 조롱했던 이들 앞에 예상치 못한 신분이 되어 나타나고, 재벌가의 숨겨진 딸이 복수를 하는가 하면, 계모에게 구박받던 아들의 성공 이야기다. 회당 1~2분, 숨 돌릴 틈 없이 넘어가는 이 짧은 드라마가 알고리즘을 타고 조회수를 휩쓴다. 중국발 AI '숏 드라마'다. 2026년 1월, 중국 플랫폼에서는 하루 평균 470편의 AI 단막극이 새로 출시됐다. 2월 기준 유통 중인 AI 단막극은 이미 12만 7,800편이다. 배우도, 카메라도, 촬영장도 필요 없다. 대본을 입력하면 AI가 영상·음악·편집까지 처리한다. 한 제작사는 전쟁 장면이 포 26-04-27 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