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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금융위기② 글로벌 금융위기…대폭락과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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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먼브러더스 파산, 안 막았나? 못 막았나?
전세계 증시 동시 대폭락...러시아는 -80%
사상 초유의 미국 금융회사 집단 파산위기
미국, 제로금리와 양적완화 정책으로 파국 막아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시기적으로 볼 때 대부분의 MZ세대(1980년 이후 출생 세대)들은 1997년의 'IMF 외환위기'와 2001년의 'IT버블 붕괴'와 같은 끔찍한 대세하락장은 경험해 보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는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 출생 세대) 중에서 주식투자를 남보다 빨리 시작했던 일부 사람들의 경우 겪어봤을 가능성이 있다.

어느 세대이건 상관없이 2008년도에 경제활동을 하고 있었다면 꼭 주식투자를 직접 안 했더라도 흉흉한 분위기 정도는 충분히 느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역사는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이 당시의 분위기를 한 번쯤 상기해 보는 것도 투자에 있어 소중한 지식이 될 것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긴박했던 2008년으로 잠시 돌아가 보자.

2007년은 세계 각국의 증시가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행복한 연도다. 한국 역시 2003년부터 시작된 4년간의 대세상승장으로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행복했던 시기였다. 주요 국가들의 증시는 2007년 10월에 최고점을 찍으며 행복감이 절정에 달했고 말 그대로 축제 분위기였다. 아무도 1년 뒤에 무시무시한 폭락이 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하던 시절이었다.

그리고 불과 1년 뒤 전 세계 증시는 나란히 폭락했다. 위기의 근원지였던 미국 S&P500 지수의 최고점 대비 하락률은 단 1년 만에 -58%를, 나스닥 지수는 -55%를 기록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위기의 근원지가 아니었음에도 한국의 코스피 지수는 최고점 대비 -57%로 S&P500 지수 못지않게 하락했다. 심지어 코스닥 지수는 -71%라는 역대급 하락률을 기록하며 미국 나스닥 지수보다 훨씬 더 큰 폭으로 주저앉았다.

미국보다 증시가 더 많이 하락한 나라는 한국뿐만이 아니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의 고점 대비 하락률은 -73%를 기록했다. 그 당시 한국에서 인기리에 판매됐던 차이나펀드의 주요 투자대상이자 ELS 기초자산이기도 했던 홍콩H지수는 최고점인 2만609포인트에서 1년 만에 5000포인트마저 붕괴된 4919포인트를 기록했다. -76%라는 무시무시한 하락률이다. 이로 인해 한국의 수많은 중국펀드 투자자들은 심각한 손실을 보게 됐다.

유럽 또한 부진했다. 유로스톡스50 지수는 -53%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한때 유가가 폭등했던 영향으로 2498포인트까지 치솟았던 러시아 RTS 지수는 뒤늦게 폭락을 시작해 2009년 1월에는 최고점보다 -80% 하락한 493포인트를 기록했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 또한 최고점 대비 -62%를 기록하며 미국보다 더 큰 낙폭을 기록했다.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는 전 세계 투자자들을 모두 고통 속으로 밀어넣었다. 글로벌 분산투자는 글로벌 증시가 모두 동반 하락하면서 주가 하락 방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역시 과거나 지금이나 세계 경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위상은 막강했다. 미국이 기침을 하면 나머지 모든 나라들이 중병에 걸리는 구조는 2022년인 지금 현재도 여전히 변함이 없다.

 

◆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위기의 서막

미국 연준은 2001년의 IT버블 붕괴 이후 시장을 살리기 위해 금리를 계속 인하했다. 2003년 말에 미국의 기준금리는 1%까지 인하됐다. 2007년까지 글로벌 증시가 장기 호황을 이어간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런 저금리 덕분이었다. 전 연준 의장이었던 앨런 그린스펀은 장기간 저금리 정책을 지속했다. 이로 인해 시장에 거품이 쌓이고 있었지만 그린스펀은 느긋했다.

드디어 2004년 6월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1%에서 1.25%로 인상한 그린스펀은 2006년 6월까지 불과 2년 동안 기준금리를 5.25%까지 급격히 인상했다. 순차적으로 올리긴 했지만 누적 인상폭이 무려 4%였다. 참고로 2006년 2월부터는 벤 버냉키가 연준 의장 자리를 지켰다. 어쨌든 신기하게도 미국이 물가를 잡기 위해 정책금리를 올리는데도 오히려 시장금리는 정책금리와 따로 놀며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 수준을 유지했다.

이런 신기한 현상에 그린스펀조차 이유를 알 수 없다며 원인 파악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현상을 '그린스펀 수수께끼'라고 부른다. 나중에서야 이 수수께끼가 풀렸는데 이 당시에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가 급격히 성장함에 따라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바탕으로 미국 국채를 대거 사들였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미국의 정책금리가 인상됐지만 실제 시장의 금리 인상폭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미국 부동산시장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미국의 전국주택가격은 2002년에 9.6%, 2003년에 10.2%, 2004년에 13.8%, 2005년에 12.9%라는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폭주를 시작했다. 2006년 말까지 5년간의 누적수익률은 무려 43%다.

그런데 케이스-실러 지수를 볼 때는 평균의 함정을 감안해야 한다. 미국의 대도시 기준이 아니라 전국을 대상으로 한 주택가격 지수이므로 실제의 높은 체감 상승률과는 온도차가 있다. 통계 범위를 미국 주요 대도시로 좁혀서 살펴보면 실제 5년간의 체감 상승률은 거의 2배에 육박했다.

이런 역대급 부동산 호황기를 미국 금융회사들은 놓치지 않았다. 미국의 주택담보대출은 신용등급에 따라 크게 3단계로 나뉜다. 세부적으로는 우량 등급인 프라임(Prime) 등급, 다소 위험은 있지만 상환능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알트에이(Alt-A) 등급, 상환능력이 거의 없는 비우량 등급인 서브프라임(SubPrime) 등급으로 분류된다.

그런데 부동산 호황기에 취한 금융회사들은 돈을 더 많이 벌고 싶어 우량 등급인 프라임 등급 외에 비우량 등급인 서브프라임 등급 고객들에게 상당히 많은 양의 주택담보대출을 허용했다. 그러고도 금융회사들의 욕심은 끝이 없었다. 미국 주요 투자은행들은 돈을 더 벌기 위해 이번에는 여러 사람들의 주택담보대출을 모아서 증권화한 MBS(주택저당증권)를 만들어냈다.

이 상품이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들에게 판매되면서 MBS의 인기가 하늘로 치솟았다. 돈 욕심이 극에 달했던 금융기관들은 이제 CDO(부채담보부증권)라는 우량대출증권과 비우량대출증권을 섞은 기상천외한 막장 금융상품까지 고안해 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보험회사들이 약간의 수수료를 받고 이 CDO의 원금을 보증해 주는 CDS(신용위험스왑)을 만들어냈다. 이로 인해 신용파생상품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게 됐고 주요 금융회사들의 레버리지 비율은 점점 더 높아져만 갔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과 관련한 실제 파생상품 구조는 이보다 훨씬 더 복잡하지만 대략적으로는 이런 흐름으로 정리할 수 있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S&P, 무디스, 피치는 한국 같은 이머징마켓의 국가신용등급을 평가할 때는 상당히 까다롭게 따져보는 걸로 명성이 높다. 하지만 이 기관들이 어이없게도 미국의 기상천외한 채권과 파생상품에 대해서는 신용등급을 후하게 평가해준 것도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부실 규모를 키운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다.

CDO나 CDS 같은 상품들은 부동산 가격이 영원히 계속 오르기만 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만약 부동산 가격이 하락한다면 재앙이 시작되는 구조로 설계됐다. 그리고 드디어 그렇게 굳게 믿어 왔던 미국 부동산시장이 하락을 시작했다. 2007년도에 미국 케이스-실러 지수는 -6.4% 하락했다. 그러면서 서브프라임 계층이 모기지(주택담보대출)로 빌린 대출을 갚지 못하는 끔찍한 상황이 찾아왔다.

2007년 말 기준 전체 모기지의 연체율은 약 4%였다. 하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의 연체율은 그 3배인 약 14%까지 치솟았다. 2008년 상반기 주택 압류대출 대상은 전체 대출자의 20%까지 확대됐다. 모기지 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집이 계속 압류되기 시작했다.

결국 미국 금융 역사상 최악의 재앙이 시작됐다. CDO를 보유하고 있던 투자은행과 금융기관들의 자산은 순식간에 휴지조각이 됐다. 이 기상천외한 금융상품의 원금을 보증해 주는 CDS를 만들어낸 보험사들도 순식간에 파산 위기에 몰렸다.

 

◆ 갑자기 닥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

금융시장 참여자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위험성을 아예 모르고 있었던 건 아니다. 이미 2007년 봄부터 여기저기서 경고음이 울려퍼졌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장 참여자들은 이 문제를 모기지 문제로만 한정해서 생각했다.

따라서 글로벌 금융위기로 확대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해 대수롭지 않게 여긴 경우가 많았다. 천하의 미국 정부조차도 초기에는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미봉책만 쏟아내며 정책적 실수가 이어졌다. 그러면서 사상 유례없는 대위기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2007년 2월에 HSBC가 전년도 모기지 관련 손실을 100억달러(약 12조원)로 발표하면서 금융시장에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4월에는 미국 2위 모기지 대출회사 뉴센추리 파이낸셜이 파산을 신청했다. 6월에는 베어스턴스가 운영하는 펀드도 모기지 투자 손실을 고백했다.

2007년 8월에 미국 모기지 대출회사 아메리칸 홈 모기지 인베스트먼트가 파산보호를 신청했고, 연이어 BNP파리바은행의 자산유동화증권(ABS)펀드가 환매를 일시 중단했다. 9월에는 영국 중앙은행(BOE)이 모기지론 업체인 노던록에 긴급 자금을 투입하면서 사태가 유럽까지 번지게 됐다.

2007년 11월에는 미국 2위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마저 모기지 투자손실이 37억달러(약 4조4000억원)라고 발표하면서 시장을 긴장시켰다. 연이어 미국 주택담보대출업체의 양대 산맥이자 준공공기관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까지 대규모 손실을 발표하면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가 본격적으로 수면 위에 올라왔다.

하지만 아직 미국 정부는 사태가 얼마나 심각하게 전개될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2008년 1월에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대부기업인 컨트리 파이낸셜의 인수를 발표했다. 2월에는 영국에서 모기지론 업체 노던록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결국 국유화됐다.

2008년 2월에 미국 의회는 1680억달러(약 202조원)의 경기부양안을 승인하며 사태 해결에 나섰다. 그러나 3월이 되자 미국 5위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가 쏟아지는 모기지 부실로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이에 연준은 대공황 이후 처음으로 베어스턴스에 긴급 자금을 지원해 간신히 부도를 막아냈다. 결국 이틀 뒤 베어스턴스는 JP모건체이스에 헐값으로 인수됐다.

하지만 여름이 되면서 위기는 점점 더 심각 해졌다. 2008년 8월에 모기지업체 인디맥이 부도를 냈다. 그리고 드디어 운명의 2008년 9월이 다가왔고 사태는 정점을 항해 달려갔다. 9월 7일에 주택담보대출업체의 양대 산맥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이 심각한 모기지 부실로 결국 국유화됐다.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준공공기관을 부도 내기에는 부담이 컸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자금을 지원해 살려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바로 리먼브러더스였다. 2008년 9월에 리먼브러더스는 사방팔방으로 투자자를 구하러 다녔지만 결국 자금 유치에 실패했다. 한국에서는 산업은행이 리먼브러더스의 인수 협상에 나섰으나 한국 정부의 부정적인 기류로 결국 9월 9일에 최종 인수 포기를 발표했다. 그리고 6일 뒤인 9월 15일에 리먼브러더스는 파산했다. 결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해 미국 투자은행 서열 4위인 리먼브러더스와 5위인 베어스턴스가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미국 정부 역시 마지막까지 리먼브러더스를 구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최종적으로 부실 규모가 너무나 거대했던 리먼브러더스는 포기하고 그보다 부실 규모가 작은 메릴린치를 구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같은 날 메릴린치는 BoA에 인수됐다. 다음날인 9월 16일에 연준은 CDS 부실로 허덕이던 AIG에 850억달러(약 102조원)의 구제금융을 지원하며 AIG 지분 79.9%를 인수했다.

하지만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은 전 세계 금융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안겨줬다. 당연히 위기도 계속됐다. 9월 21일에 미국 1위와 2위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순수 투자은행 모델을 포기하고 은행 지주사로 전환했고 단기 유동성 자금도 공급받았다. 9월 25일에는 상업은행인 워싱턴 뮤추얼이 파산했고 일부 부서는 JP모건체이스에 인수됐다. 전 연준 의장이었던 엘런 그린스펀도 "세기에 한 번 있을 법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 미국 금융회사 대부분 파산 위기?

계속되는 신용위기와 금융위기 속에 마침내 미국 의회는 특단의 결단을 내렸다. 미국 국민들의 피 같은 세금을 투입해서라도 붕괴 위기에 빠진 금융시장을 구해내야 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과 헨리 폴슨 재무장관은 백방으로 뛰며 설득작업에 나섰다. 마침내 7000억달러(약 840조원)라는 막대한 구제금융법안이 9월 28일에 미국 상원을 통과했다. 그런데 이 구제금융법안은 놀랍게도 다음날 하원에서 205 대 228로 부결되고 말았다.

이 부결 소식으로 전 세계 주식시장은 공포의 도가니에 빠지게 된다. S&P500 지수는 이날 하루에만 8.8% 폭락했다. 그 전부터 계속 하락세를 보여왔던 미국 시장이었으나 이날을 기점으로 11월 중순까지 단 2개월 만에 S&P지수는 추가로 40% 이상 폭락했다. 주가 폭락이 다시 추가적인 폭락을 부르며 주식시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다.

이제 미국 금융회사 전체가 모두 파산할 수도 있는 충격적인 상황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지금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건 금융기관들의 모럴 해저드를 방지해야 한다는 대의명분보다 미국 금융시장 붕괴를 막아내야 하는 냉혹한 현실 인식이었다.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미국 상원은 10월 1일에 법안 일부를 수정해 다시 통과시켰다. 그리고 10월 3일에 하원도 수정안을 통과시켜 가까스로 연방정부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시장이 안정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더 필요했다. 시장은 연방정부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폭락에 폭락을 거듭했다. 급기야 워런 버핏까지 나섰다. 10월 17일에 워런 버핏은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을 통해 "나는 주식을 사고 있다. 지금은 탐욕을 부릴 시기"라며 주식시장이 극도로 저평가돼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포에 질린 투자자들의 투매는 이어졌고 주가는 계속 하락했다.

미국 정부는 추가적인 시장안정화를 위해 11월 23일에 위기에 빠진 씨티그룹에 3000억달러(약 360조원)의 지급보증과 450억달러(약 54조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또 11월 25일에는 정부보증 모기지 업체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채권 GSE와 MBS를 직접 매입하는 공격적인 제1차 양적완화 정책을 단행했다. 결국 워런 버핏이 기고문을 쓴 지 1개월이 지난 11월 21일에서야 S&P500 지수는 1차 저점을 형성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S&P지수는 계속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여전히 수많은 미국기업들이 유동성 위기로 신음했기 때문이다. 결국 12월에는 또 다른 위기의 뇌관이었던 자동차 회사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미국 재무부는 12월 29일에 자동차 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책을 발표했다. 

 그리고 해를 넘긴 2009년 2월에 미국 정부가 금융안정정책 및 경기부양책을 추가로 발표하면서 시장의 변동성이 급격히 줄어들고 주식시장의 본격적인 반등이 시작됐다. 결국 미국 S&P지수의 역사적 바닥은 2009년3월에 667포인트까지 하락하며 형성됐다. 한국 코스피지수의 바닥은 2008년 10월이었으니 미국 S&P 지수의 바닥형성이 한국보다 5개월가량 늦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이 위기의 2008년도에 미국의 기준금리는 어떻게 변화했을까. 연준은 위기가 수면 위로 올라온 2008년 1월에 4.25%였던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0.5%포인트 두 차례 연속 인하해 3%까지 낮췄다. 또 3월에도 0.75%포인트를 추가 인하했다. 그 후 4월에 0.25%포인트를 인하해 기준금리를 2%까지 낮췄다. 하지만 위기는 계속됐고 결국 10월에도 연속으로 두 차례 0.5%포인트씩 낮춰 기준금리는 1%가 됐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2008년 12월에 0.75%포인트의 파격 인하를 단행해 기준금리를 0~0.25%의 제로금리로 만들었다.

그러고 나서도 부족해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사상 처음으로 양적완화를 실시해 미국 경제와 세계 경제를 결국 위기에서 구해내게 된다. 버냉키 전 의장은 평소 "디플레이션 위기 때는 헬리콥터에서 돈을 살포해서라도 경기를 살려야 한다"고 주장해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렸다. 결국 이 공로를 인정받아 위기 대응 이후 한참이 지난 2022년에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게 된다.

참고로 2006년 말에 최고점을 찍은 미국 부동산 가격은 케이스-실러 지수 기준으로 이후 5년간 꾸준히 하락해 2011년 말 누적 하락률은 -26.5%를 기록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11년이 지난 2022년 6월 말 기준으로 다시 계산해 보면 2006년 말의 전고점보다 무려 74% 폭등한 상태다. 미국의 주택시장은 다시 회복됐다. 오히려 너무 많이 회복된 게 문제일 정도다.

 

미국 S&P500 지수 또한 2009년 3월의 667포인트를 대바닥으로 꾸준히 우 상향했다. 1년9개월 뒤인 2010년말에는 2배 가까이 상승해 1,258포인트를 회복했다. 13년이 지난 2022년 11월말 기준으로는 4,080포인트로 무려 6배 상승했다. '미국은 절대 망하지 않는다'는 합리적인 신념을 가지고 장기투자한 조심스러운 낙관론자들은 지금 큰 폭의 수익을 달성하고 있는 중이다.

 

③편에서 계속… 금융위기③ 2008년과 2003년의 대폭락, 우크라전쟁 닮았나?

 

자세한 내용은 해당 영상을 통해 확인해 보자.

뉴스핌 (촬영·편집 : 양홍민 / 그래픽 : 조현아)

longinu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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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레임덕' 오나…민주당 상·하원 '싹쓸이'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2026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연방 상·하원 주도권을 모두 휩쓰는 '블루 웨이브(Blue Wave·민주당 대승의 파도)'를 일으켰다. 3일(현지시간) 밤, 아직 개표가 한창인 가운데 미국 주요 방송사들은 민주당의 상·하원 다수당 석권을 일제히 예측 보도했다. 민주당은 상원에서 이미 과반인 51석 이상을 확보한 데 이어, 하원에서도 과반(218석)을 무난히 넘기는 대승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전반기의 성적표 격인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대승을 거둔 것은 그야말로 '트럼프 심판론'의 압도적 승리였다. 관세 정책과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고물가가 미국인들의 표심을 결정적으로 돌려놓았다. 지난 10월 26일(현지시간) 미국 미시시피주 코린스에서 공화당 상원의원 신디 하이드스미스를 위해 지원유세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대에서 내려오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NBC, CNN, CBS 등 미 주요 방송사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특히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했으며,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목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판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밝혔다. 이는 상원 승패를 결정지을 핵심 경합주인 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 4곳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서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뼈아픈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핵심 유권자층의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43%로 반등했다. 이는 불법 이민자 단속 등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반이민 정책이 라틴계 표심의 반감을 사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이날 밤 개표 상황을 지켜본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중간선거 결과를 수용할 의향이 분명히 있다(absolutely willing)"며 민주당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일단 패배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이란과의 전쟁이 공화당 선거 패배에 일조했다"고 입장을 밝히는 한편, 민주당이 "터무니없는(insane)" 법안을 내놓을 경우 대통령 거부권(Veto·비토)을 족족 행사하겠다고 강조하며 날을 세웠다. ◆ 입법 주도권 상실… 트럼프 '미스터 비토' 전략과 행정명령 우회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이 형성됨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 국정 운영 방식은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민주당이 상당한 의석 차로 의회 주도권을 쥠에 따라 주요 국정 과제 관련 입법과 예산안 심의, 인사 청문회 등에서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단 하나의 법안도 통과시키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찌감치 스스로 '미스터 비토(Mr. Veto)'가 될 것임을 경고해 왔다. 그는 지난 1일 폭스뉴스를 통해 선공개된 뉴욕포스트 팟캐스트 인터뷰 예고편에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아마 내가 '미스터 비토'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민주당이 올린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다 보면 그들도 시간 낭비라는 것을 깨닫고 협상 테이블로 나올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선거 전부터 이미 패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배수진을 쳤음을 보여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8월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출생시민권 및 폴리실리콘 산업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행사에 참석한 모습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그러나 거부권 행사만으로는 국가 예산안 타결이나 행정부 국정 운영을 지속할 수 없는 한계가 명확하다. 이에 따라 입법권이 막힌 트럼프 대통령이 고유 권한인 행정명령(Executive Order)에 집착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쏠린다. 로이터 통신은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이 이미 몇 달 전부터 '여소야대' 정국에 대비해 비밀 대책 수립을 마쳤다고 보도했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러셀 보트 예산관리국장(OMB) 등 핵심 참모진은 지난 4월부터 법률고문실과 협력해 이민 정책, 관세, 주택 비용 감축 등 의회 승인 없이 행정권한만으로 강행할 수 있는 조치들을 정밀 검토해 왔다. 하지만 행정명령 역시 예산 뒷받침이 없으면 효력이 제한적인 데다, 사법부의 가처분 신청 등에 가로막힐 위험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 레임덕 회기 속 공화당의 '속전속결' 입법전  민주당이 새 의회의 의사봉을 쥐는 내년 1월 3일 전까지,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는 남아있는 '레임덕 회기' 동안 양당 간의 치열한 입법 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선거 패배를 직감한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 지도부는 레임덕 기간을 활용해 시급한 국정과제와 법안, 공직 인준안을 전격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과제는 당장 내달 11일 만료되는 연방정부 임시 예산안(CR)의 연장 및 2027 회계연도 정식 예산안 타결이다. 다만 상원 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무력화하려면 60표가 필요해, 민주당과의 타협이 필수적이다. 여의치 않을 경우 국방 예산 등 핵심 부처 안을 먼저 통과시킨 뒤 나머지 항목을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차선책도 거론된다. 2027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처리도 시급한 과제다. 현재 하원 안만 통과하고 상원 군사위원회 안은 계류 중이다. 이 역시 민주당의 필리버스터를 고려하면 협상이 필수적이다. NDAA에는 주한미군 규모 유지, 미 해군 함정 정비·건조 관련 한미 조선 협력 등 한국의 안보 및 통상 이해관계와 직접 결부된 사안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국내 산업계와 정부도 초유의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 가장 시급한 불은 연방정부 부채한도(현 41조 1,000억 달러) 상향이다. 한도 도달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를 늘리지 못할 경우 향후 2년 간 국정 수행 자체가 마비될 수 있다. 민주당은 이를 지렛대 삼아 복지 정책 확대를 요구할 태세다. ◆ 민주당의 대대적 청문회와 '트럼프 가족 비즈니스' 조준… 탄핵 국면 재현되나 상·하원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하게 된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실패와 각종 사법 리스크를 향해 대대적인 청문회 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의회 조사의 핵심 타깃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가족 비즈니스다. 출구조사에서도 고물가에 이어 '부패와 사적 이익 추구'가 주요 불만 이슈로 지목된 만큼 민주당의 고강도 조사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지난 10월 26일(현지시간) 저속 셔터로 촬영한 미국 워싱턴DC의 연방 의회의사당. [사진=로이터 뉴스핌] 로이터의 지난 9월 말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자산은 집권 2기 들어 가상자산, 드론, 인공지능(AI), 예측시장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약 22억 달러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민주당은 민간 기업의 경우 대통령 행정권 특권을 이유로 의회의 자료 제출 요구나 소환장 발급을 거부할 법적 명분이 없다는 점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역시 "개원 첫날부터 철저히 책임을 묻겠다"고 공언했다. 주요 조사 대상으로는 트럼프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파트너로 있는 '1789캐피털'이 투자한 희토류 스타트업 '벌칸 엘리먼츠'가 거론된다. 이 회사는 투자 불과 3개월 만에 국방부로부터 6억 2,000만 달러 규모의 대출을 승인받아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중동 국유펀드와 사모펀드 거래를 이어간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이해충돌 의혹, 대선 기부의 대가로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은 석유 기업들, 카리브해 바하마 결혼식 비용의 러시아 올리가르히 대납 의혹 등도 파상공세 대상이다.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함에 따라 과거 1기 임기 당시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1·6 의사당 난입 사태' 때처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하원 탄핵소추안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실제 대통령 파면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 하원에서는 과반(218석 이상) 찬성으로 탄핵안을 통과시킬 수 있지만, 상원 탄핵 재판에서 최종 유죄를 확정하려면 출석 의원의 3분의 2인 67석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을 탈환하더라도 의석은 51석을 조금 넘는 수준에 그쳐, 상당한 공화당 상원의원 이탈표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한 상원 문턱을 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트럼프 2기 정부는 남은 임기 동안 민주당의 파상적인 청문회 공격과 하원의 탄핵 시도, 이에 맞선 트럼프 대통령의 연쇄 거부권 행사와 행정명령 강행이 맞물리며 미국 국정이 극심한 대치와 경색 국면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wonjc6@newspim.com   2026-11-0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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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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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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