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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① MS, 연속 대형 M&A로 1위 애플 잡는다?

기사입력 : 2023년05월01일 12:24

최종수정 : 2023년05월15일 08:02

마소를 샀으면 팔지 마소?
올해 한국 투자자 MS 매수 급증
'링크드인' 인수의 핵심은 사용자수
'깃 허브' 인수로 개발자 기술 싹쓸이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세계 각국 반발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한국인들에게 마이크로소프트는 어떤 이미지일까? 과거 윈도우와 MS오피스 시리즈로 IT시장을 독점했던 제왕의 이미지도 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은 애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엔비디아, 테슬라 등 강력한 신흥 IT강자들이 새롭게 떠 올랐다. 이렇게 역동적인 IT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큰 실수를 했다. PC시장 운용체제 독점에 취해 2007년의 스마트폰 출현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 그 결과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애플의 'IOS'와 구글의 '안드로이드'에 뺏기며 굴뚝기업(전통산업) 이미지로 전락하기도 했다.

스마트폰 운영체제 진입에 실패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소프트는 그 동안 안정적으로 성장해 왔다. 워낙 강력한 윈도우와 MS오피스를 보유하고 있었기에 매출과 배당이 꾸준했다. 주식 투자자 입장에서는 큰 불만이 없는 회사였다. 또 2014년부터 구세주인 사티아 나델라 CEO가 회사를 이끌면서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를 통해 화려하게 제2의 도약을 이뤄냈다.

그런데 조용한 주식이라는 평가를 받던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주식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오픈AI의 챗 GPT 관련 뉴스 덕분이다. 안정적인 성장과 배당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선호하던 마이크로소프트였다. 하지만 이제는 인공지능의 발전 가능성을 확신하는 성장주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뜨거운 주식으로 변신하는 중이다.  

 

◆ 빌 게이츠와 사티아 나델라

눈에 보이지도 않는 무형의 소프트웨어인 MS-DOS를 판매 해 떼돈을 벌었던 천재적인 창업자 빌 게이츠는 이미 오래전에 은퇴했다. 이제 빌 게이츠는 MS의 실적 발표장에서는 볼 수 없다. 대신 환경이나 전염병 등 인류의 미래에 대해 걱정하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나 접할 수 있다. 그는 또 농지투자의 끝판 왕이기도 하다. 미국 농지 중 상당량을 빌 게이츠가 보유하고 있다. 인류의 미래 식량에 대한 걱정도 남다르다.

이렇게 걱정이 많은 빌 게이츠지만 본인이 창업한 마이크로소프트 회사에 대해 걱정하는 모습은 도대체 볼 수가 없다. 전혀 걱정이 없어 보인다. 돈에 진심인 빌 게이츠는 어찌 이리도 마음 편하게 은퇴생활을 즐기고 있는 걸까? 가장 큰 이유는 든든한 후임 CEO인 사티아 나델라 덕분이다.

사티아 나델라는 인도 출신의 클라우드 전문가다. 클라우드 애저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의 도약을 이뤄낸 입지적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가 CEO를 맡은 뒤 마이크로소프트는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사티아 나델라는 여전히 배가 고프다. 마이크로소프트를 다시 1위 회사로 만들고 싶어한다. 이런 제3의 도약을 이끌어 내기 위해 그는 생성형 인공지능과 검색시장, 게임시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치밀한 전략을 통해 시장을 장악해 나가고 있다.

빌게이츠의 성공적인 은퇴생활은 미국의 다른 빅테크 기업 창업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그래서 아마존의 베조스, 구글의 공동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도 그를 모방해 전문경영인에게 회사를 맡긴 후 편안하게 은퇴생활을 즐기고 있다. '브린'과 '페이지'는 둘 다 73년생이라 이제 고작 50살인데 이미 2019년에 은퇴했다.

그 만큼 구글의 후임 CEO의 역량이 뛰어나다는 점이 고려된 듯하다. 구글의 현재 CEO인 '순다르 피차이'도 그동안 구글을 잘 이끌어 왔다. 하지만 최근 3,000억원의 높은 연봉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애플의 경우 CEO의 은퇴가 아니라 불세출의 천재 스티브 잡스의 사망에 따라 어쩔 수 없이 팀 쿡이 CEO를 물려받았다. 팀 쿡 역시 눈부시게 높은 성과를 기록 중이다. 

 

◆ 마소를 샀으면 팔지 마소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투자자들의 이미지는 믿음 그 자체다. 격동의 미국 주식 시장에서 일시적으로는 시가총액 순위 10위까지도 밀려난 적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기간동안 1위와 2위를 넘나들며 꾸준한 모습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또 어김없이 지급되는 배당금도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투자자들에게는 큰 힘이 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지난 10년간 주가차트는 경이롭다. 2012년말 22달러였던 주가는 작년에 큰 폭의 조정을 거쳤음에도 2023년4월말에는 300달러를 돌파했다. 10년간 13배가 넘게 오른 셈이다. 오죽하면 한국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마소를 샀으면 팔지 마소"라는 농담까지 나왔을까? 또 마이크로소프트 주가가 -20% 이상 조정 받았다면 절호의 매수기회라는 의견도 많다. 과거 주가를 살펴보면 대부분 -20% 조정 후 반등했던 경험 때문이다.

과거 마이크로소프트의 주력 매출은 윈도우와 MS오피스 시리즈(엑셀, 파워포인트, 워드)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PC시대가 끝나면서 이런 주력모델의 매출 성장률이 정체되기 시작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스마트폰 운용체제 시장 진입에 실패한 상황이다. 따라서 이런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새롭게 내놓은 모델이 바로 오피스365(현 마이크로소프트365)였다.

오피스 365는 대표적인 구독형 모델로 정체된 마이크로소프트 매출을 증대시켜주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이것 만으로는 부족했다. 그래서 나온 게 바로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다. 이 회심의 역작인 '애저'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냈고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 배당주냐 성장주냐 MS의 정체는?

마이크로소프트 주식의 시가 배당률은 연간 약 0.8%~1% 내외 수준이다. 다른 배당주들과 비교하면 높은 배당수익률은 아니다. 그럼에도 마이크로소프트가 당당하게 배당주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이유가 뭘까? 첫번째 이유는 회사 이익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두번째 이유는 사실 시가 배당률이 1%에도 못 미칠 정도로 낮은 이유가 꼭 마이크로소프트의 문제라고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매 분기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다. 따라서 현금흐름이 소중한 은퇴자들 사이에서 특히 마이크로스트 주식은 인기가 많다. 그리고 매년 배당금을 올려주고 있다. 2022년 12월 8일에도 기존 0.62달러에서 0.68달러로 10%포인트 배당금을 인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가 배당율이 높지 않은 이유는 그 동안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가 매년 꾸준히 상승했기 때문이다.

2022년도에 시가 배당률이 오랜만에 1%를 넘긴 이유 역시 2022년도에 주가가 부진했던 게 가장 큰 원인이다. 배당금은 더 증가하는 데 주가 상승으로 인해 시가 배당률이 낮아지는 현상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잘못이 아니다. 그만큼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높아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래서 마이크로소프트 주주들 중에는 공격적인 성향보다 어느 정도 보장된 성장성과 꾸준한 배당금에 매료돼 2마리 토끼를 노리는 투자자들이 다른 종목보다 많은 편이다.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 주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 올해 한국 투자자 MS 매수 급증

미국 시장에서 시가총액 1위 주식은 애플이다. 2위는 마이크로소프트이고 테슬라는 5위권 밖이다. 하지만 한국인들의 미국주식 선호도는 미국 시가총액 순위와 크게 다르다. 한국인들이 보유중인 미국 주식 1위는 압도적인 격차로 테슬라다. 보유금액이 무려 14조1천억원이다. 2위를 기록한 애플의 6조1천억보다 무려 8조원이 더 많은 수치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5위를 기록해 실제 미국에서의 시가총액 순위보다는 훨씬 인기가 없는 편이다.

 

그런데 2023년 1분기부터 분위기가 좀 바뀌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챗 GPT를 자사의 검색엔진 '빙'이나 '마이크로소프트365'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주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태다. 이런 이유로 한국인들의 마이크로소프트 주식 매수금액에 눈에 띄게 증가했다.

최근 한국인들의 해외주식 투자 트렌드는 3배 레버리지의 전성시대다. 그래서 1분기에 해외주식 순매수 1위를 기록한 종목은 20년 이상의 미국국채에 3배 레버리지로 투자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만기 20년 이상 국채 불 3배 ETF'다. 순매수 3위도 나스닥 지수에 3배 레버리지로 투자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테슬라는 당당히 순매수 금액 2위를 차지하며 여전히 한국인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의외로 한 동안 인기가 없었던 마이크로소프트 주식에도 1분기에만 무려 2,130억원의 자금이 몰리며 당당히 순매수 4위를 기록했다. 챗 GPT의 나비효과로 마이크로소프트도 새롭게 한국인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M&A에 진심인 나델라의 큰 그림은?

빅테크 회사의 미래가 궁금하다면 어떤 부분을 확인해 봐야 할까? 바로 해당 회사의 실제 M&A 리스트를 살펴보면 된다. M&A에는 막대한 돈이 투자된다. 회사가 막대한 현금을 들여 진행하는 M&A라는 중대 의사결정을 대충하는 경우도 있을까? 규모가 큰 M&A 일수록 인수 회사의 진심이 담겨 있다. 따라서 이를 통해 앞으로의 회사 방향성을 알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과연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을까?

욕심 많은 CEO 사티아 나델라는 2014년에 취임 후 다양하고 굵직한 인수합병을 진행해 왔다. 사티아 나델라가 CEO로 취임한 뒤 진행된 굵직한 M&A 건수만 살펴봐도 무려 7개다. 그 중 대표적인 기업들을 살펴보자. 링크드인, 뉘앙스 커뮤니케이션즈, 깃 허브 등 해외 기업에 관심 없는 사람이라면 처음 들어보는 회사들도 즐비하다.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력이 뛰어난 '오픈AI'의 경우 M&A는 아니지만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다.

MS가 인수한 회사들의 현재 실적은 대부분 양호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근 몇 년간 M&A 전략은 대체로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런 M&A 리스트 중 단연 눈에 띄는 건 역시 게임 회사들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4년에 스웨덴 게임회사 '모장'을 3조원(25억달러)에 인수했다. 2020년에는 게임회사 제니맥스 미디어를 9조원(75억달러)에 인수했다.

그리고 2022년에는 무려 82조원(687억달러)이라는 거금을 투자해 게임회사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했다. 게임회사 인수에 투자되는 자금 규모가 무시무시하다. 하지만 MS 입장에서는 아쉽게도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건은 미국, 유럽, 영국, 중국 등에서 독과점 심사를 진행 중이라 아직 최종적으로는 인수가 확정되지 않았다. 인수 무산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

◆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세계 각 국 반발

과거에 사티아 나델라는 "마이크로소프트는 게임에 올인하는 기업이다"라고 발언하며 게임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그의 말은 진심일까? 마이크로소프트의 그간 게임시장에 대한 움직임을 관찰해 보면 진심임을 알 수 있다. 사티아 나델라는 마이크로소프트 사상 최대 규모의 M&A로 주목받은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왜 그렇게도 거금을 주고서라도 인수하고 싶어 하는 걸까?

게임은 크게 PC게임, 콘솔 게임, 모바일 게임으로 분류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구독형 게임 서비스인 'X박스 게임 패스'는 월 7,900원으로 리스트에 올라와 있는 모든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게임 판 넷플릭스인 셈이다. 당연히 구독형 서비스의 핵심은 게임 콘텐츠 확보다. 하지만 그 동안은 욕심만큼 킬러 게임을 확보하지 못해 왔다.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진심이듯이 마이크로소프트 또한 게임 콘텐츠 확보에 진심이다.

그런데 만약 마이크로소프트가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손에 넣게 되면 콘솔게임에서는 단숨에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액티비전의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손에 넣게 된다. PC게임에서는 블리자드의 '디아블로 시리즈', '스타크래프트 시리즈', '워 크래프트 시리즈', '오버워치' 등 한국에서도 유명한 막강한 게임IP를 가져오게 된다. 마지막으로 미약한 모바일 게임 부문에서도 킹의 '캔디 크러쉬'를 확보해 단숨에 엄청난 사용자수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2022년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은 9조7천억원(81억달러), 영업이익은 3조7천억원(31억달러)이다. 양호한 편이지만 인상적이진 않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의 연간 영업이익이 100조원이 넘는 상황에서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겸손한 3조7천억원의 영업이익이 중요한 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콕 찍은 이유는 실적 때문이 아니다. 월간 사용자수가 더 중요했다.

 

2022년말 기준 액티비전의 월간 활성 사용자수는 1억1,100만명, 블리자드는 4,500만명, 킹은 2억3,300만명이다. 다 합치면 무려 3억8,900만명의 압도적인 사용자수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2022년 기준 X박스 게임패스 구독자수는 2천5백만명 수준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번 인수합병이 성공한다면 그 상승작용으로 'X박스'의 구독자 수까지 획기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한국은 PC로 게임을 즐기는 경우가 많지만 미국과 유럽에서는 콘솔을 통해 게임을 즐기는 경우가 많다. 이 콘솔게임의 양대 산맥은 소니의 '플레이 스테이션'과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다. 만약 마이크로소프트가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한 후 콘솔게임의 넘버원인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다른 콘솔 회사에는 제공하지 않고 독점해 버리면 소니의 '플레이 스테이션' 사용자수는 급감할 수 있다. 이번 인수합병에 대한 일본 소니의 저항이 격렬한 이유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반독점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향후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후에도 다른 콘솔 회사들에게 '콜오브 듀티 시리즈'의 10년 이상 판매를 보장하는 당근책을 제시했다. 하지만 MS를 제외한 그 어떤 회사도 MS가 실제로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손에 넣는 걸 바라지 않는다. 이는 각 국의 반독점 감독기관 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3년4월26일(현지시간) 영국의 경쟁시장국(CMA)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가 게임시장의 경쟁을 저해할 것이라며 M&A 승인 거부를 발표했다. MS가 이번 합병으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시장에서 더욱 강력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는 점이 승인 거부의 이유였다. MS는 강력히 반발하며 소송을 준비 중이다.

영국 외에 미국, 유럽, 일본, 중국, 한국 등에서도 계속 반독점 심사가 진행 중이다. 이 인수합병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워낙 이해관계가 첨예한 사안이라 최종적으로 합병승인을 받을 수 있을지는 낙관하기 어렵다. 만약 최종적으로 이번 M&A가 실패할 경우 마이크로소프트는 액티비전 블리자드에 무려 3조6천억원(30억달러)의 위약금을 지급해야 한다.

그런데 사티아 나델라는 왜 게임산업에 진심일까? MS가 진입에 실패한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IOS'의 매출액 중 상당수가 게임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두 회사가 무려 30%의 앱 장터 수수료를 손 쉽게 가져가는 것을 보며 오래전부터 칼을 갈아 온 것으로 보인다. 게임시장은 마진도 높고 매출규모도 크기 때문이다.

또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 게임패스'라는 플랫폼이 강해지려면 초기에는 게임 콘텐츠를 대거 확보해야 한다. 이후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통해 충분한 사용자수가 확보되면 자연스럽게 플랫폼도 강해진다. 이는 모든 플랫폼 비즈니스의 공통된 공식이다. 사티아 나델라는 게임플랫폼으로 애플의 IOS와 구글의 안드로이드 게임매출을 뺏아 오겠다는 심산이다.

더 장기적으로는 X박스가 필요 없는 스트리밍 세상을 만들려고 한다. 자기 파괴의 전형적인 방식이다. 스트리밍 게임은 클라우드 애저 위에서 돌아가니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스트리밍 게임은 사용자 경험이 좋지 않다. 5G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돌리기 위한 통신 환경은 여전히 열악이다. 앞으로도 상당 기간은 다운로드 시장이 대세일 듯하다.

게임시장의 또 다른 변수는 인공지능 기술이다. 최근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는 챗 GPT를 활용할 경우 게임 개발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픈 AI'에 이미 막대한 투자를 단행해 최첨단 AI 기술을 공유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다. 당장 게임사업에도 해당 기술을 적용해 높은 품질의 게임을 빠른 시간안에 저렴한 가격으로 만들어 내려는 시도를 할 가능성이 크다. 

 

◆ '링크드인' 인수의 핵심은 사용자수

마이크로소프는 2016년에 31조원(262억달러)에 전격적으로 링크드인을 인수했다. 그 당시로는 마이크로소프트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M&A로 기록됐다. 링크드인은 세계 최대의 '구인∙구직자를 연결하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링크드인'과 한국의 전통적인 구인구직 플랫폼인 잡코리아, 사람인, 인크루트와의 차이점은 뭘까? 링크드인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능이 추가돼 있다는 점이다.

링크드인 회원들은 지인들과 '1촌'을 맺을 수 있고 재직중인 회사, 출신학교, 대외활동 등 취업에 유리한 모든 정보를 자신의 공간에 등록할 수 있다. 한마디로 요약 이력서 같은 느낌이다. 그런데 마이크로소프트와 링크드인의 비즈니스와는 거의 관련이 없어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왜 링크드인을 인수한 걸까?

마이크로소프트가 노린 건 인수 당시인 2016년 기준 4억명이 넘는 막대한 링크드인 사용자수다. 결과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링크드인 인수는 성공적이었다. 2022년 기준 전 세계 사용자수는 인수당시의 2배인 8억명이 넘기 때문이다. MS의 기술력과 링크드인의 플랫폼이 결합되면서 다양한 수익창출이 가능한 핵심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런 MS의 행보는 B2B(기업간 거래) 시장의 장악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구인구직 시장에는 개인들도 많지만 구직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도 많기 때문이다.

◆ '깃허브' 인수로 개발자 기술 싹쓸이

컴퓨터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깃 허브'라는 회사는 완전히 낯설다. 깃 허브는 전 세계 개발자들이 오픈 소스를 공유하는 플랫폼이다. '오픈 소스'란 누구나 볼 수 있는 형태로 프로그램을 노출해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깃허브는 '개발자들의 놀이터'로 불리는 '소스 코드 공개 저장소'이기도 하다. 또 개발자들에게 코드 작성에 필요한 여러가지 편의 기능을 제공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8년에 9조원(75억 달러)이라는 거금을 주고 깃허브를 인수했다. 이번에도 마이크로소프트가 노린 건 사용자수다. 2018년 인수 당시의 깃허브 사용자수는 2,800만명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4년 뒤인 2022년에는 깃 허브를 이용하는 전 세계 개발자수가 9,400만명으로 3배 이상 늘어났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깃 허브 인수를 통해 궁극적으로 추구했던 건 뭘까? 바로 인건비가 비싼 인간 개발자 대신 '생성형 인공지능'을 통해 프로그래밍 코드를 설계하는 서비스를 내 놓는 게 목적이었다. MS가 내 놓은 '생성형 인공지능 프로그래밍'은 2022년에 100만명의 베타 사용자들을 통해 무사히 테스트를 마쳤다.

이후 2023년에 '깃허브 코파일럿'이라는 기업용 서비스를 출시했다. 사용자당 이용료는 월 19달러(약 23,000원)다. 이렇게 신속하게 생성형 AI 프로그래밍 도구를 출시할 수 있게 된 이유는 깃허브의 방대한 코드 데이터 덕분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서비스에 인공지능을 고도화해 다양한 수익모델을 만들어 내는 작업들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 '뉘앙스 커뮤니케이션' 인수로 의료분야까지?

마이크로소프트는 2021년에 '뉘앙스 커뮤니케이션즈'를 24조원(197억달러)에 전격 인수했다. 액티브 블리자드, 링크드인에 이어 3번째로 큰 규모의 인수합병이다. 뉘앙스 커뮤니케이션은 어떤 곳일까? 의료 분야의 인공지능 서비스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회사다. 특히 음성 인식과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 개발에 강점이 있다. 애플이 시리를 개발할 때도 협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차세대 먹거리인 헬스케어 시장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사티아 나델라 CEO는 인공지능 기술을 의료 현장에 도입하려는 큰 그림을 그려 왔다. 그런 측면에서 의료 분야에 집중해온 '뉘앙스 커뮤니케이션'의 인수를 통해 방대한 의료데이터를 확보해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하려는 전략이다.  

미국의 병원 중 70% 이상이 '뉘앙스'의 인공지능 솔루션을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오픈AI의 챗 GPT 인공지능 기술과 결합되면 향후 더 큰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자체 기술력까지 합쳐지면 '뉘앙스 커뮤니케이션즈'의 헬스케어 솔루션은 획기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 살펴본 마이크로소프트의 M&A 방향성을 다시 한번 정리해 보자. 사티아 나델라 CEO는 게임산업, 인공지능, 의료산업, 검색광고 등에 관심이 많다. 또 많은 사용자수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을 선호해 왔다. 그 동안의 이런 마이크로소프트 M&A는 대체로 성공적이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투자자들이 마이크로소프트의 밝은 미래를 낙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②편에서 계속… ②MS, 인공지능을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영상을 통해 확인해 보자.

뉴스핌 영상미디어부 (촬영·편집 : 조현아)

 

longinu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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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건의·주도 김용현 구속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게 비상계엄을 건의하고 계엄 이후 상황을 주도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구속됐다. 이번 12· 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법원의 첫 판단이다.  윤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계엄 사태의 핵심인물 중 한 명인 김 전 장관이 구속되면서, 계엄 사태의 최종 '윗선'으로 지목된 윤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서울중앙지법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직권남용)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 전 장관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후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고, 범죄혐의 소명정도, 범죄의 중대성, 증거를 인멸할 염려를 고려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게 임명장 수여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4.09.06 photo@newspim.com 이에 대해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앞으로 관련 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지위고하를 불문하고 엄정하게 수사해 이번 내란 사태의 전모를 밝히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남 부장판사는 "검찰청법 제4조 제1항 제1호 나, 다목에 의해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의 범위 내에 있다고 판단된다"고 판시했다. 김 전 장관은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변호인을 통해 "국민 여러분들께 큰 불안과 불편을 끼쳐드린 점 깊이 사죄드린다"며 심사를 포기했다. 검사의 직무를 규정하고 있는 검찰청법 제4조는 검사의 수사 개시 범위를 부패·강력범죄로 제한하고 있으나 경찰공무원 및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소속 공무원이 범한 범죄, 그리고 이 범위에서 사법경찰관이 송치한 범죄와 관련해 인지한 각 해당 범죄와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도 수사 개시를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그동안 내란 혐의 수사 개시를 두고 경찰, 공수처 등과 의견충돌이 있었던 검찰은 이번 구속영장 발부로 직접수사의 정당성도 확보하게 됐다. 이에 최근 계엄사태 당시 주요 군관계자 조사에 속도를 올리고 있는 검찰은 수사에 더욱 강한 드라이브를 걸 전망이다. 특수본은 지난 9일 청구한 김 전 장관의 구속영장에 '윤 대통령과 공모해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켰다'는 내용을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용산 대통령실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4.12.04 photo@newspim.com 법조계는 검찰이 사실상 윤 대통령을 가장 윗선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란죄는 우두머리·중요임무종사자·단순가담자 등으로 위계를 나눠 처벌하는데, 검찰이 계엄 선포 이후 상황을 지휘한 김 전 장관을 우두머리가 아닌 중요임무종사자로 적시했기 때문이다. 검찰 수사가 결국 윤 대통령을 향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지만 법조계 안팎에선 수사 시점·강도에 대해선 전망이 다소 엇갈린다. 최진녕 변호사(법무법인 CK)는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도 탄핵되어 대통령 직에서 물러나게 된 후에서야 소환조사가 이루어졌다"며 "김 전 장관이 구속된다 해도 실질적으로 윤 대통령의 탄핵 절차가 이루어지기 전에는 대통령에 대한 소환조사라든가 아니면 구속영장 청구 등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고 내다봤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검찰이 김 전 장관에 대한 영장에 윤 대통령의 공모 혐의를 적시한 것을 보면 윤 대통령 구속을 전제로 수사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다만 곧바로 대통령을 소환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할 지에 대해선 경찰, 공수처 등과 협의 단계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seo00@newspim.com 2024-12-11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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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한국인 최초로 '블루카펫' 밟다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소설가 한강(54)이 10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한강은 이날 오후 스톡홀름의 랜드마크인 콘서트홀(Konserthuset)에서 열린 '2024 노벨상 시상식'에 참석해 칼 구스타프 16세 스웨덴 국왕으로부터 노벨상 메달과 증서를 받았다.  노벨상 시상식이 콘서트홀에서 열리기 시작한 1926년 이래 한국인이 이곳 '블루카펫'을 밟은 것은 처음이다. 노벨평화상 시상식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기 때문에 지난 2000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은 오슬로 시상식에 참석했다. 한강은 역대 121번째이자 여성으로는 18번째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스톡홀름 로이터=뉴스핌] 김민정 기자=노벨 문학상 수상자 한강이 10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콘서트홀(Konserthuset)에서 열린 노벨상 시상식에서 상을 받고 있다. .2024.12.11 mj72284@newspim.com 2024.12.11 mj72284@newspim.com 시상식은 이날 오후 4시 구스타프 국왕의 입장으로 시작됐다. 이어 요한네스 구스타브손이 지휘하는 스웨덴 왕립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연주로 모차르트의 행진곡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검은색 이브닝 드레스를 입은 한강이 다른 수상자들과 함께 입장했다. 수상자들이 입장하자 스웨덴 국왕과 실비아 왕비 등 행사장을 가득 메운 1500여명의 참석자들이 모두 일어나 우뢰와 같은 박수로 그들을 맞았다.  한강은 시상식장 무대 중앙 왼편에 마련된 자리에 앉았다.  아스트디르 비딩 노벨재단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문학상에 대해 "역사적 트라우마를 배경으로 인간의 나약함(fragility)을 심오하게 탐구한 작품에 수여됐다"고 말했다.  시상은 노벨의 유언에 따라 '물리학·화학·생리학·문학' 순으로 진행됐다. 노벨의 유언에 없었던 노벨경제학상은 1969년 뒤늦게 제정돼 맨 마지막 순서로 시상한다. 한강은 부문별 시상 순서에 따라 네 번째로 국왕에게 메달과 증서를 받았다. 메달 앞면에는 알프레드 노벨(1833~1896)의 얼굴이, 뒷면에는 한강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문학상 수상자 증서는 다른 수상자들과 달리 양피지로 제작돼 좀 더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스톡홀름 로이터=뉴스핌] 김민정 기자= 노벨 문학상 수상자 한강이 10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콘서트홀(Konserthuset)에서 열린 노벨상 시상식에서 수상자들과 자리에 앉아 있다. 2024.12.11 mj72284@newspim.com2024.12.11 mj72284@newspim.com 시상식은 관례에 따라 각 분야 선정기관 대표가 그해 수상자를 무대 위로 차례로 호명했다. 문학상 수상자를 호명한 엘렌 맛손은 "친애하는 한강"이라고 부르며 "국왕 폐하로부터 상을 받기 위해 나와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스웨덴 소설가인 맛손은 한림원 종신위원 18명 중 한 명으로 올해 수상자 선정에 참여했다.  한강이 일어나 무대로 걸어가자 이날 행사에 참석한 모든 사람이 기립해 박수를 쳤다.  맛손은  문학 부문 시상 연설에서 한강의 작품 세계를 흰색과 빨강, 두 색(色)에 비유했다. 그는 "흰색은 그녀의 많은 작품 속에 등장하는 눈(雪)으로 화자와 세상 사이 보호막을 긋는 역할을 하지만, 슬픔과 죽음의 색이기도 하다"면서 "빨간색은 삶, 그리고 한편으로는 고통과 피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강의 작품들은 형언할 수 없는 잔혹성과 돌이킬 수 없는 상실감에 대해 말하고 있다"면서 "궁극적으로는 진실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강은 이날 시상식에서는 소감을 밝히지 않았다. 앞서 수상자 강연이 있었고, 시상식 직후 오후 7시 스톡홀름 시청사 블루홀에서 진행되는 만찬에서 3분 내외의 소감을 밝히는 시간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국왕과 총리 등 1200여명이 참석한 연회는 식사와 음악 연주 등이 함께 어우러진 가운데 4~5시간 동안 진행됐다.   ihjang67@newspim.com   2024-12-11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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