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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 넷플릭스② 한국 토종 OTT 전쟁… 다 죽을까? 손잡을까?

기사입력 : 2024년02월08일 16:30

최종수정 : 2024년02월08일 16:30

쿠팡마저 참전, 살벌한 한국 OTT 서비스 전쟁
쿠팡에도 밀려 3위와 4위로 추락한 티빙과 웨이브
규모의 경제 확보한 넷플릭스의 가격 인상
한국 토종 OTT 업체들의 적자 대행진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한국의 OTT 서비스 시장에서 '넷플릭스'가 1위를 하는 건 전혀 어색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런데 2위 업체가 좀 의외다. 기존 강자였던 '티빙'과 '웨이브'를 제치고 '쿠팡플레이'가 당당히 2위로 올라섰다.

한국의 주요 OTT 업체들은 정확한 유료 가입자수를 공개하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넷플릭스의 한국 유료 가입자수가 최소 500만명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다. 그래서 흔하게 활용되는 게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모바일 인덱스' 자료다.

쿠팡 로고 [사진 = 서텨스톡]

◆ 쿠팡마저 참전, 살벌한 한국 OTT 서비스 전쟁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2023년 12월 기준 한국 월간 이용자수(MAU) 1위는 1,164만명으로 집계된 넷플릭스다.  2위인 쿠팡플레이의 664만명과 비교하면 현격한 차이다. 하지만 쿠팡플레이가 보유한 콘텐츠는 넷플릭스와 비교도 안 되게 적다. 따라서 쿠팡플레이가 영리하게 구독자수를 늘리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월간 이용자수(MAU) 2위를 기록한 '쿠팡플레이'는 사실 '티빙'이나 '웨이브'보다 훨씬 늦은 2020년에 OTT 시장에 뛰어들었다. 부족한 콘텐츠와 뒤 늦은 시장진입에도 '쿠팡플레이'가 선전하고 있는 이유가 뭘까? 바로 과감한 베팅을 통해 스포츠 중계권 시장을 집중 공략했기 때문이다.

'쿠팡플레이'는 과거 토트넘 친선경기 단독 중계 등 일찍부터 '스포츠 중계권 시장'을 공략해 왔다. 특히 2023년에 K리그 독점 중계권 확보는 신의 한 수였다. 이를 통해 남자 구독자수가 크게 늘어났다. 특히 쿠팡플레이의 K리그 중계 영상은 퀄리티가 높기로 유명하다. 특수촬영기기를 과감히 도입해 기존 TV중계보다 시청자들의 호응도가 높다.

최근 들어 '쿠팡플레이'는 스포츠 중계권에 대한 투자를 더 확대하고 있다. 스페인 라리가, 프랑스 리그1, 독일 분데스리가 등의 인기 해외 스포츠 중계권을 확보했다. 또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부터 준결승까지의 전 경기를 생중계했다.

'카타르 아시안컵'은 독점 중계가 아니었다. 그런데도 한국 경기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관심도는 숫자로 나타났다. 2024년 1월에 '쿠팡플레이'의 월간 이용자수(MAU)가 80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카타르 아시안컵' 결승 진출 실패는 전 국민에게 아쉬움을 안겨줬다. 그런데 '쿠팡플레이'는 한국의 결승전 중계 무산이 더 아쉬웠을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쿠팡플레이'는 '미국 프로 미식축구(NFL)' 결승전인 '슈퍼볼'도 생중계하고 있다. 슈퍼볼 티켓가격은 가장 저렴한 티켓도 1천만원을 훌쩍 넘는다. 쿠팡은 스포츠 중계권 확보를 통한 구독자 확보 전략에 진심이다. 이게 바로 영화, 드라마, 예능에 주력했던 다른 OTT들과 '쿠팡플레이'와의 결정적인 차이점이다.

스포츠 중계 외에도 'SNL코리아' 등 '쿠팡플레이'만의 킬러 콘텐츠도 호응도가 높다. 이런 노력으로 젊은 층인 MZ세대들의 '와우 멤버십' 가입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쿠팡플레이'는 '쿠팡'에게 돈이 되는 신사업일까? 상당 기간은 돈이 되기는커녕 돈 먹는 하마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른 업체들의 월 구독요금은 1만원이 훌쩍 넘는 데 비해 쿠팡의 '와우회원' 이용료는 고작 월 4,990원이다. 그리고 이 유료 멤버십의 핵심 혜택은 OTT 서비스가 아니라 당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켓배송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쿠팡의 본업이자 최대 강점인 로켓배송을 이용하기만 해도 충분히 남는 장사다.

그런데 '와우회원' 혜택에 추가로 OTT 서비스 '쿠팡플레이'까지 번들로 제공하다니 쿠팡의 '유료 멤버십'에 가입하지 않는 게 오히려 손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거꾸로 쿠팡 입장에서 손익 계산해 보면 엄청난 적자다. 그런데도 '쿠팡'이 '쿠팡플레이'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는 이유는 고객들을 묶어놓는 '락인' 효과 때문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이커머스 최강자 '아마존'이 OTT 서비스인 '아마존비디오'를 운영하면서 락인 효과와 광고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강력한 경쟁회사 네이버의 '네이버플러스 멤버십'도 혜택 중 하나로 OTT '티빙' 무료선택권을 제공하고 있다.

손익계산만 따져보면 무모해 보이지만 쿠팡에게는 또 다른 노림수가 있다. 바로 쿠팡플레이를 통해 MZ세대와 남자 회원 수를 늘리려는 전략이다. 주부들뿐 아니라 다양한 세대를 쿠팡 생태계로 끌어들이려는 영리한 전략이다.

쿠팡은 OTT 콘텐츠 투자비용을 정확히 공개하지 않지만 상당한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당장은 돈 먹는 하마인 '쿠팡플레이'이다. 그래도 쿠팡의 생태계를 만들어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서비스다. 쿠팡은 아직도 흑자를 낼 생각이 별로 없다. 여전히 돈을 쓰더라도 쿠팡 생태계를 더 확장하고 싶어한다.

티빙 로고 [사진 = 셔터스톡]

◆ 쿠팡에도 밀려 3위와 4위로 추락한 티빙과 웨이브

월간 이용자수(MAU) 3위를 기록한 '티빙'은 CJ ENM과 JTBC가 손잡고 2021년에 본격적으로 출범한 OTT회사다. CJ ENM이 49%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스튜디오룰루랄라(SLL), 제이씨앤파트너스, 네이버가 각각 1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합작 형태다. 2022년에는 KT의 '시즌' OTT를 흡수합병 하면서 'KT스튜디오지니'도 '티빙' 지분을 10% 이상 보유하고 있다.

'티빙'은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에 티빙 기본 구독권을 추가해 구독자수를 늘리는 전략을 사용해 왔다. TVN과 JTBC의 콘텐츠를 자유롭게 볼 수 있다. 오픈 초기에는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인 '유미의 세포들', '술꾼 도시 처녀들'이 인기를 끌면서 구독자수가 늘어났다. '환승연애'도 인기다. '파라마운트 플러스'와의 제휴를 통해 유명 해외 드라마도 서비스된다.

2024년에는 8부작 오리지널 드라마 '이재, 곧 죽습니다'가 호평을 받으며 인기몰이를 했다. 하지만 '쿠팡플레이'의 급성장에서 확인됐듯이 '스포츠' 없이 '드라마' 위주로만의 전략은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티빙'은 한국 프로야구 중계권에 승부를 걸었다.

이런 '티빙'의 노력으로 KBO는 지난달에 '뉴미디어 유무선 중계권' 우선협상대상자로 '티빙'을 선정했다. 스포츠 중계에 사활을 건 '티빙'은 KBO와의 본계약 체결을 위해 막바지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최종 계약 체결 시 포털과 통신사에 이 소중한 중계권을 어떻게 재판매 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월간 이용자수(MAU) 4위를 달리고 있는 '웨이브'는 지상파 방송 3사(KBS, MBC, SBS)와 SK텔레콤의 합작으로 2019년에 출범한 OTT회사다. SK텔레콤이 40%, SBS, MBC, KBS가 각각 20%의 회사지분을 보유중이다. 지상파 방송 3사의 드라마와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공한다.

가장 큰 장점은 방송 3사의 드라마를 언제든 자유롭게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와 같이 웨이브에서만 서비스되는 오리지널 콘텐츠도 있다. 하지만 큰 흥행을 거둔 오리지널 콘텐츠가 많지는 않다. 그리고 어떤 업종이건 일단 4위는 고되고 힘들다. 웨이브가 티빙과의 합병을 고민하는 이유기도 하다.

◆ 규모의 경제 확보한 넷플릭스의 가격 인상

요즘 '넷플릭스'가 가격에 비해 볼 게 없다며 비난하는 소비자들과 언론 보도가 늘고 있다. 그렇다면 OTT 월정액 가격은 정말로 비싼 걸까? 객관적인 진실은 그렇지 않다. 주말 영화관 관람료로 15,000원을 받는 시대다. IPTV '최신영화 VOD' 1편이 11,000원이다. 아직은 OTT 요금이 비싸다고 말하기 어렵다. '넷플릭스'가 배짱을 부리는 이유기도 하다.

넷플릭스의 월정액 요금은 생각보다 비싸지 않다. 프리미엄요금제의 경우 17,000원에 4명이 사용 가능하니 월 4,250원꼴이다. 이런 이유로 넷플릭스는 구독료를 간절하게 올리고 싶어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저항이 워낙 커 구독료 인상 대신 계정 공유 금지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한 집에 같이 살지 않으면서 계정을 공유하는 경우 월 5,000원의 추가요금이 부과되는 정책이다. 또 프리미엄 요금제 기준으로 한 집에 살지 않으면서 계정 공유 가능한 회선은 최대 2개다.

이렇게 되면 간접적으로 구독료가 인상되는 효과가 나온다. 이론적으로 계산해 보면 17,000원(기본요금) + 10,000원(추가요금) = 27,000원(합계요금)이니 3명으로 나누면 구독료가 1인당 9,000원으로 껑충 뛰는 셈이다.

대신 광고형 스탠다드 도입을 통해 월 5,500원의 저가형 상품도 출시했다. 넷플릭스의 구독료 인상 이후 티빙과 디즈니플러스도 기존 구독료의 일부 인상을 단행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티빙의 월 구독료다. 놀랍게도 넷플릭스와 동일한 요금 구조다. 디즈니플러스보다 구독료가 더 높은 티빙의 가격정책은 과감해 보인다. 4,990원으로 모든 게 다 되는 '쿠팡플레이'의 가격 정책도 흥미롭다.

넷플릭스 로고 [사진 = 셔터스톡]

◆ 한국 토종 OTT 업체들의 적자 대행진

이제 한국 토종 OTT 업체들의 경쟁력과 관련된 근본적인 의문점 몇 가지를 정리해 본다. 일단 '쿠팡플레이'는 워낙 저가정책을 쓰고 있으니 예외로 하고 나머지 OTT 위주로 살펴보자.

첫째, 만약 한국 사람이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디즈니플러스 이렇게 4개의 OTT를 이용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OTT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이 중 3개를 끊어야 한다면 과연 넷플릭스를 끊는 사람의 비율은 얼마나 될까? 콘텐츠 업로드가 가장 활발한 넷플릭스를 최후의 OTT로 가져가고 나머지 3개의 OTT를 끊을 가능성이 더 높지 않을까?

둘째, 넷플릭스가 최후의 OTT로 생존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뭘까? 바로 콘텐츠의 양이다. 넷플릭스의 글로벌 콘텐츠 수량을 모두 합치면 티빙, 웨이브, 디즈니플러스는 아직 넷플릭스와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넷플릭스는 2023년에 콘텐츠 제작비용으로 약 26조원(200억달러)을 쏟아 부었다. 반면 한국 OTT 업체들의 콘텐츠 제작 비용은 몇 천억원에 불과하다.

셋째, 영업이익은 중요한 요소다. 넷플릭스는 최근 4년간 무지막지한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2020년 6조원(46억달러), 2021년 8조원(62억달러), 2022년 7조원(56억달러), 2023년 9조원(69억달러)이다. 한국법인인 '넷플릭스 서비시스 코리아'도 2022년에 14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흑자 행진 중이다. '오징어게임', 'D.P', '더 글로리' 등의 오리지널작품으로 흥행몰이에 성공해 국내 유료 가입자수가 많이 증가했다. 또 요금인상의 영향도 컸다.

반면 한국 OTT업체들의 적자는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2020년에 티빙과 웨이브의 영업손실은 각각 -62억원과 -169억원을 기록했다. 그런데 다음해인 2021년에 티빙 -762억원, 웨이브 -558억원으로 영업손실이 확대됐다. 2022년에는 티빙 -1,192억원, 웨이브 -1,217억원으로 적자규모가 천억 단위로 확대됐다.

티빙과 웨이브는 앞으로 언제까지 더 적자를 버텨낼 수 있을까? 규모의 경제 달성을 위해서는 앞으로도 콘텐츠 확보를 위해 무지막지한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 그런데 인구수가 5,000만명에 불과한 한국시장에만 머무른다면 과연 적자에서 탈피해 흑자 전환하는 기적이 일어날 수 있을까?

게다가 한국시장은 지금 넷플릭스를 제외하고도 쿠팡플레이, 티빙, 웨이브간의 3파전이 치열한 상황이다. 이런 구도에서 한국 OTT 업체들이 과연 언젠가는 흑자를 낼 수 있을까? 

영화관 팝콘과 넷플릭스 [사진 = 셔터스톡]

◆ 한국 토종 OTT, 손잡고 해외 나가야 승산 있어

한국 토종 OTT 업체들의 생존 해법은 간단하다. 독자적으로 콘텐츠 제작에 큰 돈을 투자하거나 획기적으로 구독자수를 늘리기가 어렵다면 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워야 한다. 소비자들이 가장 원하는 합병 시나리오는 '티빙(CJ ENM+JTBC+네이버+KT)'과 '웨이브(SK텔레콤+MBC+KBS+SBS)'의 합병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티빙이나 웨이브 중 1개의 OTT만 이용할 경우 불편하다. 반면 2개 다 이용할 경우 구독료 부담이 상당하다. 하지만 2개 회사의 지배구조가 워낙 복잡해 업계에서는 합병 가능성을 매우 낮게 전망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양 사간에 양해각서(MOU)가 체결되면서 합병논의가 급 물살을 타고 있다.

티빙과 웨이브는 지금 곤혹스럽다. 넷플릭스의 전 세계 구독자수는 2억6천만명을 돌파했다. 웨이브나 티빙이 한국에서 각각 5백만명씩의 구독자를 확보한다고 해도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기 어려운 구조다. 이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두 기업간 합병이 실제로 성사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운영주체들의 이해관계가 워낙 복잡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 2023년의 결산 실적은 아직 미 확정 상태다. 곧 티빙과 웨이브의 결산실적이 발표되면 합병의 필요성은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적자가 크게 줄어들기 어려운 구조 때문이다. 문제는 원만하게 합병이 돼도 흑자전환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결국 추가적인 해법은 해외시장 진출이다. 특히 아시아 시장은 한국 콘텐츠에 우호적이라 성공 가능성이 높다. 서둘러 아시아 시장을 선점하지 못한다면 한국의 토종 OTT들은 적자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 티빙과 웨이브는 이미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 알고 있다.

이렇게 티빙과 웨이브를 살펴보니 넷플릭스가 얼마나 훌륭한 기업인지를 느끼게 된다. 몇 년 전만 해도 OTT 시장은 독점이 아니라 과점 상황이라 넷플릭스가 새로운 도전자들로 고전할 거라 전망됐다. 하지만 '디즈니플러스'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도전자들은 예상외로 힘겨워하고 있다. OTT 최강자 넷플릭스의 성공 비결은 뭘까?

 

③편에서 계속… 넷플릭스 ③ 골드만삭스의 2년 전 황당한 넷플릭스 목표가는 170달러? 완전 빗나가

 

longinu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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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10일 2차 소비쿠폰 기준 나온다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행정안전부가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기준을 이르면 내달 초 발표할 예정이다. 상위 10% 구분 기준은 부동산 및 금융소득 등을 살펴 이달 중 기준 수립 준비에 나선다. 한순기 행안부 지방재정경제실장은 8일 정부세종청사 행정안전부에서 열린 민생회복 소비쿠폰 간담회에서 "9월 10일 정도에 2차 (소비쿠폰) 기준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실장에 따르면 2차 지급 기준 준비는 이달 중 시작된다. 그는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을 만나 기준을 짜야 한다"며 "2021년 사례를 보면 1인가구는 특례를 가산했고, 맞벌이가구는 뺐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류기찬 인턴기자 = 한국신용데이터(KCD)가 4일 민생회복 소비쿠폰 카드 매출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이 시작된 지난 21일부터 27일까지 자영업자 매출 증감률은 전주 대비 평균 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매장에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가능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5.08.04 ryuchan0925@newspim.com 한 실장은 "고액 자산가인데 건보료만 적게 내는 경우도 있다"며 "(행안부의) 부동산 데이터나 국세청 금융소득 데이터를 활용해 직장 가입자 중 고액 자산가를 선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7일까지 소비쿠폰 지급 현황에 따르면 전체 신청자는 4818만명으로, 전체 지급대상자의 95.2%가 신청을 마쳤다. 지급액은 8조7232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용 현황은 신용·체크카드 지급액 5조8608억원 가운데 절반가량인 3조404억원(51.9%)이 소비됐다. 이날 처음 공개된 지역별 신용·체크카드 소비율을 보면 서울보다 지역이 높은 편이었다. 제주가 57.2%로 가장 높았고 이어 인천 54.7%, 울산 54.6%, 광주 54.5%, 충북 54.1%, 대전 54.0%, 부산 53.7% 등이었다. 한 실장은 "비수도권에 3만원·5만원 더 준 부분도 있지만, 지역 영세소상공인 매출로 이어져 의미 있는 숫자"라며 "10%포인트(p) 차이는 아니지만 2~3%p라도 높은 것은 그만큼 비수도권이 어려웠다는 방증이자 (소비쿠폰이) 사용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행안부는 2차 소비쿠폰 지급을 위한 예산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실장은 "사업 전체 13조9000억원 가운데 1조8000억원만 지방(예산)이고 나머지 12조1000억원가량이 국비다"라며 "(국비에서) 8조1000억원을 먼저 내렸고, 기획재정부 협조를 구해 이달 중순 정도에 4조1000억원을 조속하게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자료=행정안전부] 2025.08.08 sheep@newspim.com 한 실장은 "(소비쿠폰 2차 지급에 앞서) 지방채 발행이 필요 충분 조건은 아니고 충분조건 정도 될 것"이라며 "(지방재정법 통과는) 9월 본회의까지 하도록 목표를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추경)에는 민생쿠폰 관련 연구용역 예산 2억원도 담겼다. 소비쿠폰 등 현금성 지원에 대한 효과를 철저하게 분석한다는 취지다. 한 실장은 "민생쿠폰 추경에 연구용역비 2억원이 담겼다"며 "과거 2020~2021년 효과가 있냐 없냐 등 많은 비판이 있었다. 연구 용역을 제대로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세정책연구원이나 KDI 등과 연구한다는 것이 행안부 현재 계획이다. 행안부는 하나로마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역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이날 밝혔다. 그간 도서산간지역 소비쿠폰 사용처가 제한적이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된데 따른 것이다.  한 실장은 "면 단위에서 동네에 마트 등이 전혀 없는 경우가 있어 하나로마트 121곳에서 현재 사용 가능하다"면서도 "현장을 가 보니 마트가 있어도 너무 영세해 고기나 채소 등 신선식품을 사기 어려운 경우가 있었다. 현재 시장·군수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하고 있고, 빠른 시일 내로 하나로마트 사용처를 추가 지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실장은 또 "추가 소비 진작 대책을 관계부처와 많이 만들고 있다"며 "행안부는 수도권 기업, 공기업, 관공서 등과 비수도권 간 자매결연을 맺는 소비진작 대책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sheep@newspim.com 2025-08-08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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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이어 전세대출 문턱 높인다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정부의 고강도 대출규제에 은행권 또한 전세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가계대출 감축 취지에 발맞춘 조치이지만 서민 실수요자의 주거 사다리가 점점 짧아질 수 있다는 비판도 덩달아 커지는 모습이다. 최근 1년간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 변동 추이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 대출 안 내준단 은행에… 집주인·세입자 모두 '망연자실' 8일 금융권은 이번 주부터 전국 단위로 조건부 전세대출 취급 제한을 확대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6일부터 10월까지 임대인 소유권 이전이나 보유 주택 처분을 조건으로 한 전세대출을 막기로 했다. 집주인이 기존에 갖고 있던 근저당을 말소하는 대신 나오는 전세대출도 마찬가지다. 본래 수도권을 대상으로만 금지했으나 이를 전국으로 확대한다. 하나은행은 이달 5일부터 9월 실행 예정인 전세대출의 신규 신청을 받지 않기로 했다. NH농협은행도 비슷한 상황이다. IBK기업은행은 이보다 하루 빠른 이달 4일부터 대출 모집인을 통한 전세대출 추가 접수를 전면 중단했다. 정부는 지난 6월 27일 수도권·규제지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같은 달 28일부터 수도권 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 이하로 제한하고 다주택자의 추가 주택구입 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세입자가 전세자금대출을 받는 날 해당 주택 소유권을 이전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는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도 불가하다. 이와 함께 하반기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기존의 절반으로 줄였다.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 가계대출 증가액 목표치를 7조2000억원에서 3조6000억원으로 축소했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액은 4조1386억원으로 전월(6조7536억원)보다 38.7% 줄었다. 갭투자를 차단하겠다는 명목이지만 당장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기면서 전세 입주를 앞둔 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수중에 돈이 없는데 은행 대출 문까지 막히면서 입주를 못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대출이 많이 껴있는 집이나 주택 여러 채를 소유한 임대인의 집에 들어가려면 대출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전세 매물도 감소세다. 전세계약 만료를 앞둔 집주인도 대출이 안 나와 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지자 세입자를 받는 대신 직접 입주를 선택하는 일이 늘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3467건으로 전년 동기(2만6512건) 대비 11.5% 감소했다.  거래량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9546건으로 전월(1만2120건) 대비 21% 줄었다. 수요는 많은데 매물은 줄어들면서 가격은 상승세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중위 전세가격은 평균 5억6333만원으로 한 달 사이 333만원 올랐다. 전년 동기(5억 3167만 원)와 비교하면 6.0% 뛰었다. ◆ "돈도 매물도 없다" 갈 곳 없는 세입자, 월세로 눈 돌려 6.27 대출규제에 정책대출 감축 내용도 포함되며 전셋값 상승 압력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지원되던 청년·신혼부부·신생아 버팀목 전세대출의 한도도 줄었다. 상품에 따라 상한선이 최소 4000만원에서 많게는 6000만원까지 내려오면서, 이를 통해 보증금을 마련하려던 예비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지게 됐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2년 전보다 전세가가 하락해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집주인 입장에선 이번 규제가 전세 보증금 반환 리스크를 더욱 가중시키는 또 다른 변수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터 전문위원 "정책대출이 줄어들면 장기 저리 대출 수단이 사라지면서 주거 사다리 형성이 더 어려워진다"며 "청년, 신혼부부 등 초기 자산 형성이 되지 않은 계층과 주택 구입이 더 멀어지며 임대시장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주택 실수요자는 전셋값이 오르고 자금줄은 막힌 이중고 속에서 집을 구하긴 해야 하니 반전세나 월세 등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발생한 아파트 신규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중은 42.2%(5555건 중 2345건)으로 전년 동기(41.5%)보다 0.7%p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정기획위원회가 전세대출과 정책모기지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알려지며 우려가 더욱 커졌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의 부작용을 해결할 추가 대책이 적절히 마련돼야 한다며 입을 모은다.  김인만 김인만경제연구소 소장은 "집값 급등의 원인이 되는 수급 불균형 문제 해결이나 세금 관련 규제 등을 통해 주택시장을 안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질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덕례 주택연구실장은 "이전 정부 경험에 비춰볼 때 이번 대출 규제 효과는 3∼6개월에 불과할 우려가 있다"며 "빠르고 강력한 공급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눌려 있던 매매 수요가 저금리와 경기 활성화 분위기를 타고 다시 살아나면서 4분기 중 집값이 다시 급등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08-08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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