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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①애플, 주식투자자의 흔한 고민…삼성전자 사? 애플 사?

기사입력 : 2023년08월09일 17:02

최종수정 : 2023년08월10일 15:50

미국 1등 애플과 한국 1등 삼성전자…실적은?
한국인의 삼성전자와 애플 주식 투자금액은?
스마트폰 판매량 1등은 삼성, 마진율 1등은 애플
해외주식 양도세율 22% 감안하면 삼성전자 유리?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한국은 왜 미국과 달리 애플의 아이폰 사용자수가 적을까? 한국인들은 한국기업인 삼성전자의 갤럭시 폰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스탯카운터(Statcounter)가 분석한 2022년말 기준 한국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삼성이 62.8%, 애플이 31.0%다. 반면 미국은 애플이 55.9%, 삼성이 29.8%다. 결론적으로 미국은 애플, 한국은 삼성의 스마트폰 선호도가 더 높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는 아이폰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갤럽의 '2023 스마트폰 사용률&브랜드' 조사에 따르면 국내 18~29세의 애플 아이폰 사용률은 전년도의 52%에서 13%포인트 증가한 65%를 차지했다. 반면 삼성 갤럭시 사용율은 전년도의 44%에서 12%포인트 감소한 32%에 그쳤다. 인구구조상 18~29세의 비중이 높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 애플의 점유율은 한국에서 좀 더 늘어날 여지가 있어 보인다.

시가총액으로 따져보면 어떨까? 2023년 7월말기준 애플주식의 시가총액은 3,700조원(3조890억달러)으로 미국 1위이자 세계 1위다. 반면 한국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464조원(보통주+우선주 합산)에 불과하다. 격차가 무려 8배에 달한다. 그렇다면 애플과 삼성전자 중 한국에서 인기 있는 주식은 뭘까?

재미있는 사실은 한국인들의 주식 선호성향 역시 스마트폰 선호성향과 비슷하다는 점이다. 애플 주식보다 삼성전자 주식을 월등히 더 선호한다. 이유가 뭘까? 익숙함이다. 심리적 접근성 측면에서 애플보다 삼성전자가 훨씬 더 가깝다. 미국 주식에 대한 접근성 또한 과거보다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국 주식과의 접근성에는 비교할 수 없다.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2년7개월간 섬성전자 주식과 애플 주식을 얼마나 사들였을까? 한국 개인투자자들은 2021년도에 삼성전자 주식을 무려 31조원 넘게 순매수 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애플주식 순매수 금액은 9,240억원에 그쳤다. 격차가 무려 30배가 넘는다. 2022년도에도 삼성전자 주식은 16조원 넘게 순매수했지만 애플 주식 순매수 금액은 5,940억원에 불과하다. 여전히 30배 가까운 격차를 유지했다.

결론적으로 한국인들은 삼성전자와 애플 주식 중 뭘 살지 크게 고민하지 않는다. 그냥 삼성전자를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대신 한국 투자자들은 매도할 때도 화끈한 모습을 보여준다. 삼성전자에 대한 한국인들의 애정이 식은 건 2023년에 들어서면서 부터다.

오랜 기간 눌려 있던 삼성전자 주가가 간신히 7만원을 회복하면서 한국 개인투자자들의 매도러시가 이어졌다. 연초 이후 7개월간 무려 -10조5,818억원을 폭풍 매도하며 변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같은 기간 애플 주식도 -7556억원을 매도했지만 규모 자체는 삼성전자가 압도적으로 크다.

정리해보면 지난 2년7개월간 한국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36조6,113조원 순매수했다. 반면 애플 주식의 순매수금액은 1조원에도 못 미치는 7,624억원에 불과했다. 누적 순매수금액 격차가 무려 47배다. 한국의 투자자들은 정말로 삼성전자 주식의 미래를 애플 주식보다 더 밝게 보고 있었던 걸까?

 

그렇다면 실제 투자수익률은 어땠을까? 삼성전자 주식 매수세가 본격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던 2020년말에 삼성전자 주가는 81,000원이었다. 그로부터 2년7개월이 지난 2023년7월말 삼성전자의 주가는 69,800원에 불과하다. -14%라는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애플 주식은 131달러에서 196달러까지 치솟아 50%라는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 한국인의 삼성전자와 애플 주식 총 보유 금액은?

한국 개인투자자의 삼성전자 총 보유금액도 확인할 수 있을까? 2022년말 기준 삼성전자의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약 21%다. 그 외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공단(7.5%)과 블랙록 펀드(5%)가 있다. 나머지 지분율 1%에 미달하는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수가 약 40억만주에 달한다.

소액주주 비중은 66.9%다. 이 수치를 2023년7월말 시가총액 464조원에 대입해보면 소액주주들의 보유금액은 약 320조원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지분율이 1% 미만이라고 해서 사회통념상의 소액주주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지분율 1%면 무려 4조원이다. 웬만한 기관투자자들도 1%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기 어려운 구조다.

따라서 실제 개인투자자들의 삼성전자 주식보유액을 정확히 확인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소액주주 인원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이 발표한 '2022년12월 결산 상장법인 주식 소유자 현황'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한 소액 주주수는 무려 638만명에 달한다. 국민주란 바로 이런 것이라는 걸 확실히 보여주는 회사가 삼성전자다.

그런데 한국인들의 삼성전자 사랑은 좀 유별나 보인다. 4년전인 2019년말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의 주주 수는 고작 57만명에 불과했다. 그런데 4년만에 무려 581만명이 증가한 638만명이 됐다. 주주수가 11배 넘게 급증한 셈이다. 주주수가 급격히 늘어난 가장 큰 이유가 뭘까?

2018년에 실시한 삼성전자의 50대 1 액면분할 덕분이다. 액면가 5,000원의 주식이 100원으로 뚝 떨어지면서 250만원이던 주가가 5만원까지 낮아졌다. 개인투자자들이 투자하기에 부담 없는 가격대가 된 셈이다. 액면분할은 한국 개인투자자 총 1,424만명 중 45%인 638만명이 삼성전자 주식에 투자하는 계기가 됐다.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쏠림이 너무 심하다. 주식 보유자수 2위를 기록한 카카오와 비교해 봐도 무려 3배를 훌쩍 뛰어넘는다. 혹시 한국인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이렇게도 선호하는 근본적인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 지난 16년간 꾸준히 배신당해온 한국 주식시장의 역사 와도 관련이 깊다. 한국증시는 지난 16년간 변동성은 높지만 먹을 건 별로 없는 시장으로 악명이 높았다.

2007년도의 코스피 최고점은 2,080포인트다. 하지만 그로부터 16년이 지난 2023년7월말 기준 코스피지수는 여전히 2,600포인트에 불과하다. 16년간 누적상승률이 고작 25%에 불과하다. 연 평균 1.6%의 초라한 상승률이다. 은행예금 금리보다도 못하다. 이런 횡보장세가 지속되면서 학습효과를 얻은 한국인들의 국내 주식 투자방식은 크게 2가지로 나뉘게 됐다.

첫번째 방식은 전통적인 장기투자 방식을 버리고 한국증시의 변동성에 맞춰 트레이딩을 지속해 수익을 추구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잘 맞추면 엄청난 수익을 낼 수 있지만 잘못 맞출 경우 엄청난 손실을 보게 된다. 일례로 코스닥시장에서 개인투자자 보유순위 3위에 랭크된 '에코프로비엠'의 올해 수익률은 한 때 5배가 훌쩍 넘었다. 반면 1위에 랭크된 '카카오게임즈'의 최고점 대비 하락률은 -70%가 넘는다. 천당과 지옥의 대표적 사례다. 어쨌든 맞추면 대박이고 틀리면 지옥이다.

두번째 방식은 애매한 대형 우량주에 대한 관심을 끊고 삼성전자 같은 초 우량 1등 주식에만 장기 투자하는 방식이다. 아예 자식 명의로 주식을 사 주기도 한다. 한국에서 10년 이상 장기 투자할 종목은 그동안의 경험으로 볼 때 정말 몇 개 안된다. 한국 투자자들이 장기 투자할 종목으로 점 찍었다가 결국 배신당한 종목이 한 두개가 아니다. 결국 가장 믿을만한 주식이 삼성전자이다 보니 이렇게 삼성전자 쏠림 현상이 생겼다고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미국 1위이자 세계 1위 애플주식을 한국인들은 총 얼마나 보유하고 있을까? 6조6천억원에 불과하다. 삼성전자 보유금액과 비교해보면 지분율 1% 미만의 소액투자자 보유 기준으로는 약 320조원, 개인투자자의 경우 보수적으로 절반만 추정해도 160조원은 넘을 것으로 보여 격차가 무려 25배 차이나는 수준이다.

 

또 최근 들어 현금흐름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높은 배당수익률을 따져 보는 투자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 1등 기업인 삼성전자의 연간 배당수익률은 2%로 상당히 양호하다. 저금리 시절의 은행금리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반면 미국 애플의 경우 연간 배당률이 0.48%에 불과하다. 삼성전자가 현금흐름 측면에서 월등히 유리해 보인다. 하지만 이게 다일까?

여기서 중요한 건 삼성전자를 매수하는 투자자들의 대부분은 공격적 성향이라기 보다 안정적 성향이라는 사실이다. 공격적 성향의 투자자들은 느리고 지루한 삼성전자 주식보다는 2차전지 관련 주식 같이 변동성 높고 고수익이 기대되는 테마 주식에 투자하는 경우가 더 흔하기 때문이다.

이제 근본적인 질문으로 넘어가 보자. 주식에 투자하는 가장 큰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다. 따라서 투자수익률 관점에서 다시 생각해 보면 한국인들은 애플과 삼성전자 중 지금처럼 삼성전자 주식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게 더 맞는 방향인 걸까? 냉정히 판단했을 때 2개의 주식 중 어떤 주식에 투자하는 게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 유리할까?

 

◆ 12년 전…'스티브 잡스'가 없는 애플은 이제 끝이다?

지금으로부터 12년 전인 2011년 10월 5일, IT산업의 혁명인 '아이폰'을 만들어 냈던 불세출의 천재 '스티브 잡스'의 타계사실이 전 세계에 알려졌다. 병명은 췌장암. 불과 56세의 젊은 나이라 더욱 안타까움이 컸다. 스마트폰을 통해 인류의 삶을 완전히 바꿔버린 '혁신의 아이콘' 잡스의 죽음에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애도를 표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IT계의 전설이 된 스티브 잡스가 사망 50일 전에 새로 임명한 '애플'의 수장 '팀 쿡'에게 쏠렸다. '스티브잡스'는 왜 '따분한 살림꾼'으로 평가받던 '팀 쿡'을 차기 CEO로 임명한 걸까? 이번에도 과연 스티브 잡스가 옳은 걸까? 여러 의견들이 있었지만 일반적인 대중들의 평가는 단호했다. "스티브 잡스가 없는 애플은 이제 끝이다!"

◆ '팀 쿡' 임명한 잡스… 죽은 제갈량이 '삼성' 물리치는 격?

하지만 대중들의 전망은 완벽하게 틀렸다. 지나고 보니 역시 '스티브잡스'가 옳았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2023년 현재 애플 시가총액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스티브 잡스'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지난 12년간 도대체 '애플'과 '팀 쿡'은 무슨 일을 한 걸까? 먼저 지난 12년간 '애플'의 경이적인 실적 변화를 살펴보자.

 

스티브 잡스가 사망할 당시인 2011년의 훌륭했던 애플 실적이 계속 유지될 거라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 당시 영업이익 41조원(338억달러)은 이미 어떤 회사도 넘볼 수 없는 이익 규모였다. 하지만 새로운 CEO 팀 쿡이 애플을 맡은 뒤 11년이 지난 2022 회계년도의 영업이익은 143조원(1,194억달러)으로 3.5배 급증했다.

단 1개의 기업이 143조원라는 경이적인 영업이익을 낼 수도 있다는 걸 몸소 보여준 애플에 전 세계 투자자들은 경악했다. 매년 엄청난 현금이 고스란히 애플 내에 쌓여 가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 놀라운 실적증가를 마침내 현실로 인정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11년동안 애플 주가는 무려 15.8배 폭등했다.

하지만 이 모든 걸 다 '팀 쿡'의 공이라고 할 수는 없다. 스티브 잡스는 마치 '죽은 제걀량이 살아있는 사마의를 물리친 것'처럼 그 당시 애플을 빠른 속도로 추격하던 유일한 맞수 삼성전자를 물리칠 '비장의 카드' 3개를 숨겨 놓았다.

첫째는 '명품 이미지', 둘째는 'iOS 운영체제'를 통한 서비스 분야 확대, 셋째는 '웨어러블 기기'의 '장기 성장계획'이었다. 애플은 스티브잡스가 사망하기 전에 만들어 놓은 '비장의 카드' 3가지를 차근차근 실현하며 전진해 왔다. 그래서 '명품 이미지'와 'iOS 운영체제'와 '웨어러블 장기계획'이 없는 3무 상태에서 빠른 속도만으로 추격전을 벌인 삼성전자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단순히 스마트폰 판매량 순위로 보면 삼성전자가 글로벌 1위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이익 점유율 기준으로 따져보면 애플과 삼성전자 간의 격차는 상당히 크다. 물론 삼성전자는 세계 1위의 반도체 회사다. 애플의 주력인 스마트폰 분야만으로 삼성을 단순 비교하는 건 옳지 않다.

애플 역시 급할 때마다 삼성의 디스플레이에 손을 내민다. 게다가 삼성은 애플이 스마트폰으로 돌풍을 일으키던 시기에도 유일하게 애플과 대등하게 맞서는 슈퍼파워를 보여준 회사다. 그 당시 천하를 호령하던 휴대폰 제조사인 노키아, 모토로라, 소니에릭슨, LG는 모두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상당한 내상을 입었다.

삼성은 스티브잡스가 없던 2012년에는 스마트폰 점유율 30%를 달성하며 점유율 20%에 불과했던 애플을 역전한 한국 최고의 기업이다. 하지만 현재 스마트폰 분야에서만큼은 삼성이 애플을 뛰어넘었다고 인정하는 전문가는 없다. 이는 여러 가지 수치로 명확하게 확인된다. '죽은 스티브잡스가 살아 있는 삼성을 이겼다'는 표현이 나오는 이유다.  

그렇다고 이 모든 공이 스티브 잡스의 것만도 아니다. 스티브 잡스 사후에 애플을 이끌어 온 팀 쿡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그렇다면 잡스 이후 팀 쿡은 지난 12년간 어떻게 거대기업 애플을 바꾸어 놓았을까? 팀 쿡의 필살기는 뭘까? 바로 창의적인 웨어러블(IT 기기를 사용자 손목 등 몸에 지니고 다닐 수 있는 기기로 만드는 기술) 시리즈다.

스티브잡스의 최초 구상을 뛰어넘는 독창적인 웨어러블 시리즈는 애플의 아이폰과 유기적으로 연동되며 애플을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 애플의 대표적인 웨어러블 기기로는 '애플 워치'와 '무선 에어팟'을 들 수 있다. 그리고 2024년 출시를 예고한 MR 헤드셋 '비전 프로'도 장기적으로는 기대되는 웨어러블 기기다. 

 

◆ 삼성전자 매출액이 애플보다 높았다고?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믿어지지 않겠지만 11년전에는 애플보다 삼성전자의 매출액이 더 높았다. 잡스 타계 시점인 2011년으로 다시 돌아가보자. 애플의 2011년 회계연도 매출액은 130조원, 삼성전자의 매출액은 165조원이다. 오히려 매출액은 삼성전자가 애플을 압도했다.

물론 이 당시에도 영업이익은 애플이 41조원, 삼성전자가 16조원으로 애플이 2.5배 많았다. 어쨌든 영업이익은 애플이 우위였지만 지금처럼 격차가 크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잡스가 타계하고 팀 쿡이 CEO를 맡은 지도 벌써 12년이 지났다. 그 후 애플의 실적은 어떻게 변했을까?

투자자들의 우려와 달리 오히려 애플은 더 성장했다. 무려 3,660조원(3조500억달러)의 압도적인 시가총액(2023년6월말 기준)을 기록하며 1위를 달리고 있다. 전 세계 증시 역사상 처음으로 3조달러의 벽도 넘어섰다. 반면 한국 증시의 전체 시가총액은 2,453조원(코스피2,035조원+코스닥418조원)으로 애플 1개 종목의 3분의2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한국 1위인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얼마일까? 삼성전자의 2023년 실적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특히 2023년은 이례적으로 부진한 해였으므로 이를 기준으로 삼으면 데이터가 왜곡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실적 확정치가 공개된 2022년의 실적으로 삼성전자가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살펴보자.

삼성전자의 연간 매출액은 2011년의 165조원에서 11년뒤인 2022년에는 302조원으로 1.8배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6조2천억원에서 43조4천억원으로 2.7배 급증했다. 주가 또한 21,160원에서 69,800원으로 3.3배 증가했다. 폭발적인 성장은 아니지만 한국 1등 주식 답게 꾸준하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미국 1등 주식인 애플과의 영업이익 격차는 더 크게 벌어졌다는 점이다.

◆ 삼성전자의 주요 사업별 실적 체크

삼성전자의 사업보고서를 일반인의 관점으로 살펴보면 어려운 용어가 많이 나온다. 그래서 기본지식이 없는 투자자들은 사업보고서를 읽고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 삼성전자의 사업보고서를 간단히 요약 정리하면 주력 분야는 크게 반도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가전, 자동차 전자장비 등 5개 부문이 중심축이다.

사업보고서 상에는 훨씬 난해하게 DS, MX/네트워크, SDC, VD/가전, 하만(Harman) 등으로 표기돼 있다. 실제 영위하는 복잡한 사업부문의 이름을 정확히 표기했기 때문이다. 또 특이한 점은 삼성전자가 명백한 수출기업이라는 사실이다. 국내사업 매출은 16%에 불과한데 비해 해외사업 매출 비중이 무려 84%에 달한다.

삼성전자의 총 매출액은 2020년에 236조원, 2021년에 279조원, 2022년에는 302조원으로 꾸준히 증가해 왔다. 이 중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분야는 스마트폰 사업이 주력인 'MX/네트워크 분야'로 전체 매출 중 40%의 비중을 차지한다. 두번째로 매출 비중이 큰 분야는 반도체 사업이 주력인 'DS 분야'로 33%의 비중이다. 이 2개가 삼성전자의 원투 펀치다.

그 외에도 디스플레이 사업이 주력인 'SDC분야'의 매출비중이 11%, 가전 사업이 주력인 'VD/가전 분야'가 20%의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16년에 삼성 M&A 역사상 가장 큰 금액인 9조6천억원(80억달러)에 인수한 자동차 전자장비업체 '하만'의 매출비중은 아직 4%에 불과하다. 하지만 꾸준히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의 총 영업이익은 2020년의 36조원에서 2021년에는 51조원으로 전년대비 42% 급증한 사상 최대실적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급격히 조정 받으면서 2022년에는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6% 감소한 43조원을 기록했다.

전체 영업이익 중 가장 높은 55%의 비중을 기록한 분야는 반도체 사업이 주력인 'DS분야'다. 두번째로 비중이 높은 분야는 스마트폰 사업이 주력인 'MX/네트워크 분야'로 전체 영업이익 중 26%의 비중을 차지했다. 디스플레이 사업이 주력인 'SDC 분야'는 14%의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VD/가전 분야'의 비중은 3%에 불과하다.

삼성전자의 영업마진은 제조업 치고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2021년에 전사 영업마진이 무려 18.5%를 기록했다. 하지만 2022년에는 14.4%로 뚝 떨어졌다. 주요 사업별 마진율을 살펴보면 역시 반도체가 주축인 'DS 부문'이 24.2%로 가장 높은 마진율을 보였다.

애플의 아이폰과 경쟁하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이 주력인 'MX/네트워크 부문'의 마진율은 9.4%로 한자리수에 불과하다. 삼성전자가 늘 애플보다 많은 스마트폰을 판매함에도 불구하고 마진율에서는 큰 폭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분명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다행히도 디스플레이 사업이 주력인 'SDC 부문'의 마진율은 2022년도에 더 높아져 17.3%를 기록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TV, 에어컨 등의 가전분야가 주축인 'VD/가전 부문'의 터무니없이 낮은 마진율이다. 부피가 큰 TV,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의 가전제품은 보기만 해도 높은 마진을 누릴 것 같다. 하지만 2022년 기준 2.2%라는 최악의 마진율을 기록했다.

'VD/가전 부문'의 매출액이 60조원을 넘는 것에 비하면 1조3천억원의 영업이익은 초라하기까지 하다. 가전 경쟁회사인 LG전자의 전체 영업이익률도 4.3%에 불과하지만 삼성전자보다는 2배 높은 마진율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도 가전 분야는 격화되는 경쟁으로 인해 영업이익에 크게 기여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렇다면 애플의 마진율은 어떨까? 애플의 2022년 전사 마진율은 무려 43.3%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전사마진율 14.4%로 비교하면 무려 3배에 달한다. 애플의 서비스 마진율이 71.7%라는 경이적인 수준이기에 가능한 수치다. 서비스에는 원가가 거의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비현실적인 서비스 마진율을 제외하고 애플의 제품 마진율만 따로 떼 놓고 보면 어떨까? 제품 마진율도 36.3%다. 삼성전자 전사 마진율 24.2%보다 12%가 높은 수치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분야인 'MX/네트워크 부문' 마진율 9.4%와 비교해 보면 격차가 거의 4배 수준이다. 이게 바로 애플의 힘이다. 애플이 스마트폰 전체 판매량에서 삼성에게 밀려도 압도적으로 높은 이익을 달성하는 비밀이기도 하다.

◆ 삼성전자가 애플보다 부족한 딱 1가지는?

삼성전자와 애플을 단순비교 했을 때 삼성전자가 애플보다 부족한 부분으로는 어떤 게 있을까? 앞에서 지적했던 낮은 마진율과 하드웨어 대비 취약한 소프트웨어 분야다. 애플은 iOS라는 강력한 스마트폰 운용체제를 갖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의 타이젠은 수많은 도전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운용체제 시장 진입에 실패했다. 결국 타이젠은 안드로이드와 iOS의 양강 구도를 극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주식투자자 입장에서는 더 심각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바로 너무나도 높은 삼성전자의 이익변동성이다. 지난 12년간 애플의 영업이익은 꾸준히 성장해 왔다. 반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들쭉날쭉하다.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 부문은 시황산업이다. 이는 반도체 업황이 안 좋을 경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1등 주식은 최고의 수익률을 주지는 않지만 변동성이 작은 게 장점이다. 그런데 영업이익이 흑자와 적자를 오가며 널뛰면? 상당한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사업구조는 엄연히 다르다. 하지만 반도체 분야의 높은 가격변동성으로 인해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큰 게 삼성전자의 최대 단점이다.

삼성전자의 분기실적을 살펴보면 높은 변동성을 체감할 수 있다. 반도체가 주력인 'DS부문'의 2022년 2분기 영업이익은 무려 10조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4분기에는 3천억원으로 급감했다. 충격적인 건 2023년 1분기에 -4조6천억원의 적자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2분기에도 -4조4천억원의 적자가 지속됐다.

극악의 변동성이다. 반도체 부문의 급격한 실적하락으로 2023년1분기와 2분기의 심상전자 전체 영업이익도 간신히 적자를 면한 6천억원과 7천억원을 달성하는 데 그쳤다. 2022년 2분기의 14조1천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13조5천억원의 이익이 감소한 충격적인 실적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미래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다. 

 

이는 주가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지난 2년 7개월(21년1월~22년7월)간 삼성전자 주식의 누적수익률은 -14%로 부진하다. 반면 같은 기간 애플 주식의 누적 수익률은 +50%로 양호한 편이다. 과거의 데이터는 삼성전자가 확실히 부진했다. 그렇다면 앞으로 미래의 주가는 어떻게 움직일까?

◆ 삼성전자 VS 애플, 지금은 어떤 종목이 유리?

삼성전자 주가는 반도체 시황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움직인다. 이는 투자자 관점에서 볼 때는 그만큼 트레이딩 기회가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금 시점에서 세계 1등 기업인 애플과 한국 1등 기업인 삼성전자 주식을 비교해 보면 삼성전자 주식에 투자하기 좋은 점이 2가지 있다.

첫번째 투자포인트는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과거 주가 반등 사례를 살펴보면 업황이 바닥인 상태에서 주가 반등이 먼저 시작된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도 역시 마찬가지다. 낙폭이 과대한 삼성전자의 주가는 단기적인 관점에서 좋아질 여력이 많다.

두번째 투자포인트는 바로 세금이다. 애플은 해외 주식이라서 한국인이 투자 시 양도차익이 250만원을 넘어가는 금액만큼은 22%의 세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국내 주식의 경우 2024년말까지는 세금이 0원이다. 이후에는 금융투자소득세가 도입돼 5천만원이 넘는 주식 양도차익에 대해서는 22%의 세금이 부과될 예정이다.

따라서 삼성전자 주주 638만명 대부분은 2024년말까지 비과세 혜택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양도차익에 대한 22% 과세율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세후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도 막대하다. 삼성전자와 애플에 동일하게 1억원을 투자해 100%의 수익이 발생했다고 가정했을 때 삼성전자의 최종 수익금은 1억원이지만 애플의 수익금은 7천8백만원으로 뚝 떨어지게 된다.

금융투자소득세가 2025년부터 실제로 시행될지도 지켜봐야 한다. 국내 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 부과는 반대의견도 많아 2025년에도 다시 한번 제도 시행이 유예될 가능성도 있다. 또 실제 시행되더라도 연간 5천만원까지는 비과세이므로 웬만한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영향이 적다.

하지만 단기투자가 아니라 장기투자 관점에서 본다면 삼성전자와 애플 중 어디가 더 유리할까? 삼성전자보다 이익변동성이 훨씬 작으면서 꾸준하게 이익이 성장해 가는 애플의 치명적인 매력을 무시할 수 없다. 애플은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의 부진을 돌파하기 위해 MR 헤드셋인 비전프로나 막대한 시장규모를 가진 전기차 시장마저 노리고 있다. 게다가 삼성전자에는 없는 앱스토어 등의 서비스 분야 매출이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점도 장점이다.

잡스 타계 이후 지난 11년간 애플의 영업이익은 3.5배 증가했다. 하지만 주가는 그 보다 훨씬 많은 15.8배가 상승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2.7배 증가했고 주가는 3.3배 상승했다. 단순히 생각해보면 주가가 너무 많이 올라 고평가된 애플 대신 오히려 주가가 하락해 저평가된 삼성전자에 투자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 아닐까?

증시의 역사는 이런 단순한 전략이 반드시 맞아떨어지지 않음을 오랜 기간 증명해 왔다. 애플이 글로벌 1등 회사라는 지위를 차지한 데는 수많은 이유가 존재한다. 따라서 글로벌 1등 주식에 투자한 후 장기간 보유하면 웬만한 시장 지수는 쉽게 이길 가능성이 높다. 결론적으로 단기적인 관점에서는 삼성전자 주식,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애플 주식 투자에 관심을 가지는 게 현명한 투자자의 자세일 수 있다.

 

②편에서 계속… ② 애플, 비싸서 더 잘 팔리는 아이폰과 애플워치 덕에 주가 고공행진?

 

자세한 내용은 해당 영상을 통해 확인해 보자.

뉴스핌 (촬영·그래픽 : 조현아 / 편집 : 이성우)

longinu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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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이낙연, 대선 출마 시사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24일 자신의 거취에 대해 "어느 것이 이 시점에 국가에 더 보탬이 될까를 판단해서 늦기 전에 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총리는 이날 뉴스핌TV와의 특별 인터뷰에서 "출마를 하건 누군가를 돕건, 아니면 그것도 하지 않건 몇 가지 선택지 중에서 잘 선택을 하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낙연 전 국무총리 이 전 총리는 "국민적 정당성을 가진 국회와 대통령이 마주 달리는 기차처럼 충돌해서 파멸이 온 것"이라며 "이것을 빨리 극복하기 위한 개헌을 주장했지만 민주당에서 개헌을 못하겠다고 하면 공수가 뒤바뀐 내전 상태가 계속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불행이 뻔히 보이는데도 이대로 가자는 건 불을 보고 덤벼드는 불나방 같은 어리석은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 전 총리는 "국민의힘은 결연함이나 절박함이 보이지 않고 웰빙을 위해 사는 사교 클럽 같고 민주당은 대중의 생각과는 동떨어진 자기들만의 성에 갇혀서 희한한 짓들을 하는 사교집단 같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대한민국은 침몰할 것이다. 우리 국민들께서 혁명적인 결심을 좀 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전 총리는 이재명 민주당 경선 후보의 선거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법원의 결정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옳지 않지만 파기환송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여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의 일문일답]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안녕하십니까? 저는 뉴스핌의 이재창 정치 전문 기자입니다. 오늘은 특별 인터뷰로 준비했습니다. 이낙연 전 총리님 모시고 조기 대선 정국과 한국 정치의 병폐, 나아갈 방향 그리고 개헌 문제 등 다양한 정국 현안 문제에 대해 말씀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낙연 전 총리) 네 감사합니다. -(이 기자) 요즘 화제가 된 총리님 유튜브 영상으로 얘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이 총리님이 개헌연대 국민회의에서 한 연설이 담긴 유튜브 영상이 오늘 제가 들어오기 전에 보니까 113만을 돌파했습니다.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요. 총리님도 놀라지 않으셨어요? -(이 전 총리) 놀랐어요. 바로 첫날 50만 명을 돌파하길래 이게 무슨 일인가 했죠, 굉장히 어리둥절했습니다.제가 처음 한 얘기도 아니고 평소에 계속 해 왔던 얘기인데 그것이 좀 정리돼서 알려지게 되니까 많은 관심을 받게 된 것 같아요. 우리 국민들이 어떤 걱정, 어떤 목마름이 있길래 저같이 보잘것없는 연설에 이렇게 많이 관심을 보여주셨는지 감사하고 또 책임도 많이 느낍니다. -(이 기자) 그날 연설에서 정치 개혁과 사회 통합 그리고 위기 극복 방안 등 상식적인 말씀을 하신 거였는데 그 연설에 왜 그렇게 대중이 좀 열광했다고 보시는지 궁금하네요. -(이 전 총리) 상식에 목말라 계셨던 것 아닌가 싶어요. 대중들이 다들 느끼고 계시거든요. 그런데 현실 정치에서는 자기 쪽은 잘한다고 하고 상대방만 욕하고 있잖아요. 국민들은 양쪽 다 큰일 났다고 생각하는데 정치에서는 그렇지 않거든요. 뭐랄까요? 갭이랄까 괴리가 있어 제가 말씀드린 것이 많은 국민들의 관심을 끄는 데 기여한 것 같아요. -(이 기자) 위기 극복과 정치 개혁, 사회 통합에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라면 힘을 합하겠다, 협력할 수 있다 고 개헌 연대나 제3지대 연대를 시사했는데 어떤 특별한 구상을 가지고 계신지요? -(이 전 총리) 그날 얘기를 했었지요. 위기 극복, 정치 개혁, 사회통합 이 세 가지의 과제를 말씀드리면서 각 과제마다 두 가지씩의 구체적인 과제 를 말씀드렸어요. 위기 극복에서는 첫째는 대미 관세 협상을 포함한 주변 4강국과의 관계 안정화 그리고 또 하나가 사법부의 신뢰 회복, 두 번째 정치 개혁은 개헌과 양당의 현재 행태에 대한 비판 그걸 고쳐야 한다. 세 번째 사회통합에서는 통합형 지도자가 필요하고 통합형 정치가 필요하다, 두 가지씩 주었는데 구체적인 안을 가지고 얘기가 진행되길 바랍니다. 그냥 누구니까 도와달라 누구 미우니까 도와달라, 그런 식의 이합집산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이 기자) 이재명 민주당 경선 후보도 강하게 비판하셨죠. "방탄 외에 3년간 한 일이 뭐냐"고 강하게 비판하셨는데요. -(이 전 총리) 방탄 말고 딴 것도 했겠죠. 그런데 방탄을 위해서 워낙 기상천외한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을 하다 보니까 그것만이 국민들 기억에 남게 되는 거잖아요. 한 세 가지를 말씀드리면 하나는 입법 폭주가 있어요. 허위사실 공표죄가 문제가 되니까 그건 뭐 선거법에서 빼버리자라든가 또는 배임죄를 없앤다거나 제3자 뇌물죄가 어떻다든가 이런 식의 과잉 입법 그리고 예산 삭감도 액수 자체는 4조밖에 안 되지만 하필이면 대통령실 검찰 경찰 감사원의 특활비 특공비 이것만 전액 삭감했어요, 굉장히 기분 나쁘게 하는 거잖아요. 일부러 의도했던 것처럼 그렇게 비친단 말이에요. 게다가 뭐니 뭐니 해도 30번에 육박하는 탄핵 시도, 이건 완전히 정부를 마비시키는 결과까지 가져올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그런 것이 워낙 강렬하게 인상에 남고 또 국민들의 우려를 자아내다 보니까 다른 것이 덮인 거지요. 그래서 탄핵 말고 국민을 위해서 한 일이 뭔지 스스로 설명해 봐라 하는 질문을 했었죠. -(이 기자) 대법원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 전원합의체에 회부하자마자 회의를 계속 연이어서 열고 있어요. 일각에서는 재판에 속도를 내는 거 아니냐는 얘기도 있는데요. 대법원 확정 판결이 선거전에 나올까요? 그리고 그게 대선에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이 전 총리) 제가 선거법 재판 2심에서 무죄가 나온 뒤에 대법원이 전원합의체에 회부하는 게 좋겠다 그렇게 글을 쓴 적이 있어요. SNS에 발표했는데 그대로 됐습니다. 그래서 일부 네티즌들은 제 예언이 적중했다고 그러는데 점쟁이는 아니고요. 민주당에서는 조희대 대법원장께서 왜 정치에 관여하려고 하느냐 이런 식으로 경계망을 치고 있죠. 제가 보기에는 이런 것 아닌가 싶어요.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존경이 무너졌거든요. 그것을 회복해 놓고 떠나야겠다는 대법원장님 나름의 절박한 마음이 있었지 않나 싶어요. 정치에 또는 선거에 영향을 안 주는 것도 미덕일지 모르지만 그런 자세 때문에 사법부 불신이 이렇게 생긴 것 아니에요. 특히 조희대 대법원장님 전임 대법원장 시절입니다마는 대법관 매수 의혹이 번졌는데 아무 조사도 없이 그냥 흐지부지 넘어갔단 말이에요. 이런 것들이 쌓여서 법원의 신뢰가 많이 떨어졌다. 특히 가까이서 보면 헌법재판소는 윤석열 대통령의 진퇴 파면 여부를 상당히 신속하게 절차적인 시비를 받아가면서까지 8 대 0 전원일치 파면이라고 결정해서 굉장히 국민들의 수긍을 받고 있지 않습니까? 헌재에 비하면 대법원은 많이 점수를 까먹었어요. 그동안에는 정치적 사건만 놓고 보면 헌법재판소는 윤석열 대통령 파면, 법원은 이재명 대표 심판 이런 일을 맡았다. 그러면 법원 쪽은 도저히 진도가 나가지 않고 질척거리는 그리고 간간히 나오는 판결이 이상하다 이런 것들을 냈지 않습니까? 그래서 아마도 대법원장님 입장에서는 떨어진 사법부의 위상을 회복해 놓고 떠나야겠다 이런 생각을 가졌지 않았나 싶어요. 그래서 제가 법원의 일을 함부로 예측하는 건 옳은 일이 아니지만 파기환송이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기자) 만약에 파기환송이 나온다면 선거에 영향을 미칠까요? -(이 전 총리) 여론에는 영향을 주겠죠. 그러나 출마 자격을 당장 빼앗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대법원으로서는 그 선으로 가지 않나 싶어요. 그런데 이제 고민이 있습니다. 파기환송이면 다시 고등법원 갔다가 다시 대법원까지 올라오잖아요. 그러면 대법원의 확정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무죄 추정이라고 그럴 거란 말이에요. 이 무죄 추정 얘기가 나왔으니까 말인데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무죄 추정 말하는 거 좀 염치없는 짓 아닌가요? 과거에는 기소만 돼도 출마를 못 한다거나 1심 유죄 판결 받으면 출마를 못 한다거나 이랬었어요. 그것이 그 당시에 무죄 추정을 몰라서 그랬겠습니까? '일반 국민들보다 더 높은 도덕성을 갖겠습니다' 이런 다짐 아니었겠어요? 그런데 그냥 재판을 마냥 미루면서 무죄 추정을 가지고 영업을 한단 말이에요. 그건 정말 염치없는 짓이라 생각해요. 원래 무죄 추정이라는 것은 힘없고 약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인데 권력자들이 무죄 추정을 가지고 그 방탄을 삼으려고 그러는 건 거듭 말씀드리지만 몰염치한 짓이다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이 기자)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실용주의를 강조했습니다. 자기는 대통령이 되면 이념에서 탈피하겠다 이런 말씀도 하셨고요. 진보 보수 가리지 않고 장관도 기용하겠다 이런 말씀도 하셨어요. -(이 전 총리) 그분의 말씀은 잘게 떼에서 보면 다 그럴싸한데 모아서 보면 앞뒤가 안 맞아요. 예를 들면 친일파도 문제 삼지 않겠다고 했는데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헌법재판관들 누구 누구 을사오적 되지 마라 또 조금 마음에 안 들면 이완용이다 이렇게 몰아가고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이 또 친일파 문제 삼지 않겠다 그러면 어느 쪽 말을 믿어야 되는 것이냐 그런 의문이 생기는 것이고요. 그리고 또 하나 민주당 내에 극좌 세력을 공천으로 다 정리했다 이런 비슷한 말을 했다는 건데 그건 또 무슨 얘기인지 모르겠어요. 오히려 그 비명횡사한 사람들이 더 합리적이고 중도적일 겁니다. 그런데 그걸 이렇게 뒤집어버리잖아요. 안타깝죠. 세금은 깎아주겠다고 하면서 돈은 많이 풀겠다고 말한다든가 이게 앞뒤가 안 맞는 얘기거든요. -(이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이 기소됐어요. -(이 전 총리) 안타깝지요. 저는 결백하시리라 믿지만 꽤 오래된 일이 이제 하나씩 진행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마는 현행 헌법 생긴 뒤로 8명의 대통령이 있었거든요. 8명 중에 4명이 감옥 갔고요. 2명은 아들이 감옥 갔고요. 한 분은 퇴임 후에 검찰 수사를 받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셨고 그런 불행한 일을 겪지 않은 단 한 분의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이었는데 그분마저 이렇게 되는 게 굉장히 안타깝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 기자) 지난 3년간 정치가 극단적인 대결로 치달았습니다. 민주당은 압도적 의석을 앞세워 법안과 탄핵 등을 막 밀어붙였죠. 여권은 대통령 거부권으로 맞서는 악순환이 계속됐어요. 이런 대결 정치가 결국은 대통령 비상계엄과 탄핵이라는 비극적인 결과로 막을 내렸습니다. -(이 전 총리) 그렇죠. 쉬지 않고 윤석열 대통령을 압박했죠. 거대 야당이 그 방법은 제가 아까 말씀드린 대로 과잉 입법 또 무리한 예산 삭감 또 줄탄핵 이런 것 등등으로 쉬지 않고 압박을 했는데 그런다고 해서 계엄으로 대처한 것은 그분의 미숙함이고 어리석음이지요. 대통령도 뭔가 망상에 사로잡힌 나머지 오판을 한 걸로 보이는데요. 하여튼 그 결과를 놓고 보면 이런 사태 불행한 사태가 왔어요. 간단히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국민적 정당성을 가진 두 권력기관이 충돌한 거지요. 국회도 국민이 투표로 뽑은 거고 대통령도 국민이 투표로 뽑은 건데 둘이서 마주 달리는 기차처럼 충돌해가지고 이런 파멸이 온 거지요. 이것을 빨리 극복하기 위해서 저는 개헌을 주장했습니다마는 민주당에서 개헌을 못하겠다 그러면 이런 상태를 계속 끌고 가자는 얘기예요.잘못하면 공수만 바뀐 내전 상태가 계속될 수도 있다 그런 얘기 아니겠어요? 그런 불행이 뻔히 보이는데도 이대로 가자는 건 불을 보고 덤벼드는 불나방 같은 어리석은 처사지요. 그래서 이 기회에 말씀드리면 그런 불행을 끊기 위해서라도 개헌과 새로운 체제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 기자) 지금 대선전이 한창입니다. 민주당은 이재명 경선 후보가 거의 90% 안팎의 득표율로 사실상 후보 확정 수순으로 들어가는 거 아닌가 이런 느낌이고요. 국민의힘은 이제 4강이 결정된 상황인데 당내 일각에서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출마해야 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요. 모두 비정상적으로 보입니다. -(이 전 총리) 양당이 모두 굉장히 병적인 거예요. 좀 과장되게 비판을 하겠습니다. 양쪽 다 사교하고 관계돼요. 국민의힘은 사교 클럽 같아요. 민주당은 사교 집단 같아요. 사교의 한문이 틀릴 겁니다. 예컨대 국민의힘은 뭐 결연함이나 절박함이 보이질 않아요. 그냥 정치 자영업자들 그때그때 생계나 웰빙을 위해서 보따리 싸가지고 왔다가 때 되면 돌아가는 그런 식이예요. 민주당은 일반 대중의 생각이나 감각과는 동떨어진 자기들만의 성에 갇혀서 희한한 짓들을 하고 있잖아요. 그런 것이 계속되면 불행은 계속될 것이고 대한민국은 침몰할 거예요. 이번에 대선을 기해서 우리 국민들께서 혁명적인 결심을 좀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어떤 분들은 그걸 중도 혁명이라고 표현하던데요. 이름이 뭐든 간에 극단을 배제하고자 하는 혁명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 기자) 이번 대선에서 역할을 하실 생각이 있습니까? -(이 전 총리) 뭔가 국가에 보탬이 되길 바랍니다. 개인적으로야 그냥 놀아도 좋은 나이가 됐다고 생각합니다마는 국가의 혜택을 많이 받은 사람으로서 이런 위기를 보고도 외면하고 혼자 안일함을 추구하면 그건 도리가 아닌 것 같아서 뭔가 국가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 기자) 국가적 위기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이제 파탄 난 정치가 아닐까 싶은데요. 근본 원인은 뭐라고 보십니까? -(이 전 총리) 올해 들어서 국제적인 평가가 이렇게 나왔어요. 미국의 포브스가 세계 각국의 국력 평가를 했는데 대한민국이 6등으로 나왔거든요. 1등 미국, 2등 중국 3등 러시아 4등 독일 5등 영국 6등 대한민국 7등 프랑스 8등 일본 9등 아랍에미리트 연방 연합 10등 이스라엘 이렇게 나왔을 거예요. 그건 해방 이후 80년 동안 온 국민들이 피땀 흘려서 이룩한 아주 금자탑 같은 성취죠. 그런데 영국의 이코노미스트 산하 기관인 EIU가 해마다 각국의 민주주의 수준을 평가하는데 문재인 정부 후반기에 우리가 완전한 민주주의 라고 평가받았는데 이번에는 결함 있는 민주주의로 평가받았어요. 그 당시에 문재인 정부 후반기에는 아시아에서 대한민국 민주주의 수준을 1등으로 뽑았는데 지금은 일본이나 대만한테도 밀리는 걸로 나옵니다. 또 하나가 스웨덴 예테보리 대학 산하에 민주주의 다양성 연구소가 각국의 민주주의를 평가했는데 대한민국은 독재가 진행되는 나라로 분류해 놨어요. 이걸 다 합치면 국력은 세계 6위인데 민주주의도 떨어지고 독재가 진행된다. 이 얘기는 지난 80년 동안 국민들이 피땀 흘려서 이룩한 이 성취를 정치가 허물어뜨리고 있다는 얘기가 되겠죠.  작년 가을에 노벨 경제학상을 받으신 3명 중에 한 분의 책에도 한국 얘기가 많이 나와요. 그분이 이랬어요. 한국의 가장 큰 문제는 양대 정당이다. 도무지 타협할 줄 모르고 극단으로 가는데 왜 그러냐하면 양당 모두  강경파와 온건파가 있기 마련인데 둘이 섞어놓으면 강경파가 이겨요. 양쪽 다 강경파가 이기다 보니까 강대강의 충돌만 생기잖아요. 그래서 이걸 정치인들의 각성으로 개선한다는 건 백일몽 같은 얘기일 거고요. 다당제로 가야 됩니다. 그래서 어느 쪽이든 마음대로 못하고 제3세력, 제4 세력의 동의를 얻어야만 정치가 이루어지게끔 하면 극단 대결의 정치는 끝날 수 있을 거예요. 삼김 시대, 그게 13대 국회일 겁니다. 4당 체제였는데 그때가 안건 합의 처리 비율이 가장 높았어요. 김재순 국회의장이 '이것은 황금 황금분할이다' 이렇게 표현할 정도였거든요. 안철수 씨 국민의당에 있었을 때 3당 체제, 그때도 합의 처리 비율이 높았어요. 그런데 이제 양당 체제가 되고 어느 한쪽이 지나칠 만큼 거대한 의석을 갖게 되면 힘을 주체를 못하고 힘을 써요. 그러다 보니까 날치기가 나오고 무리한 법이 나오고 그래서 정부는 또 거부권으로 대응하고 거부권이 30번이 넘었을 겁니다. 이게 말이 안 되죠. -(이 기자) 한때 안철수 의원이 주도한 국민의당이라는 게 있었잖아요. 의석 40여 석 가까이 좀 얻은 적이 있죠. 호남에서 돌풍도 일으켰고요. 안건 처리 비율도 높았다고 하는데 국민들이 왜 이렇게 양당에 집착을 했을까요? -(이 전 총리) ox 문제에 지나칠 만큼 익숙해진 거죠. 아군과 적군으로 구분하고 마구 증오하고 적대하는 그런 문화가 생기면 그 어느 쪽엔가 속해서 가는 것이 편할 수 있잖아요. 그리고 좀 중재하려는 사람들을 무슨 회색분자다 사쿠라다 이렇게 모멸을 해버리지 않습니까? 그러면 대한민국 정치는 영원히 타협도 없고 그냥 강대강의 대결만 생긴다는 얘기인데 그 점에서는 우리 언론이나 우리 국민들도 조금 생각을 바꾸실 필요가 있습니다. -(이 기자) 요즘 정치가 3김 시대보다도 훨씬 못한 퇴보를 거듭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이 전 총리) 그렇습니다. 3김 시대는 정치가 참 좋았었죠. 그때는 좋았는데 왜 지금은 나쁜가, 역시 리더십이죠. 지도자가 어떤 분이냐에 따라서 달라진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덕을 많이 봤죠. 그쪽에서 많이 죽을 쓰니까 이쪽의 잘못이 덮여지는 그래서 적대적 공생 관계라는 말도 있었는데 그런데  덕이 아니라 부담도 생겼을 거예요. 윤석열 정권을 겪고 나서 많은 국민들은 지도자가 어떤 사람이냐는 게 굉장히 중요하구나 이걸 깨닫게 되신 것 아닌가 싶어요. 제가 최근에 그런 말을 하는데요. 어떤 친구가 저한테 해준 소리예요. 대한민국이 제대로 되려면 보수는 보수해야 되고, 진보는 진보해야 된다, 그 말을 하더라고요. 무슨 얘기냐면 보수라는 게 지키는 건데 과거에 좋았던 것도 지키지 못하고 모두 파괴해서 지금은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 오히려 나쁜 것만 더 득세하고 있다. 그래서 보수는 전통적으로 지켜왔던 가치 이런 걸 지켜라, 그게 보수고 진보는 그들이 먼저 진보하는 게 아니라 그들이 퇴보하고 있지 않냐, 당신들부터 진보해 봐라 그 얘기입니다. 그럴싸한 말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이 기자) 제가 언젠가 보수쪽 4선 5선 중진 의원들께 보수의 가치가 뭡니까? 답을 못해요. 보수의 가치를 모르는 분들이 보수 세력의 중심에 있으니 보수의 가치가 지켜질까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 전 총리) 그렇죠. 보수는 품격 신뢰 이런 것이겠죠. 미국에서 재미있는 조사가 한 번 있었어요. 길을 걸어가는데 어떤 어려운 사람이 도움을 청한다. 그 사람을 보수가 더 잘 도울까? 진보가 더 잘 도울까, 이런 조사를 했는데 보수가 더 잘 도운다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어요. 저는 뜻밖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조사 결과에 대한 해설을 보면 진보는 이렇게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은 국가가 할 일이지 왜 내가 하냐라고 생각하고 보수는 이건 개인의 문제다. 내가 돕겠다 이렇게 한다는 거예요. 뭐든지 좋습니다. 좋았던 것은 지키고 퇴행적인 것은 시정하고 이래야 발전이 있을 텐데 그냥 눈앞의 이익에만 매몰되고 특히 선거에 뭐가 더 이익이냐 이것만 생각하다 보면 한없이 상대 측을 적대하고 증오하고 모멸하고 이런 유혹을 떨칠 수가 없을 거예요. 그거 안 되려면 뭔가 좀 온건하고 합리적인 세력들이 있어야 되는데 그걸 죽이고 있지 않습니까?네 -(이 기자) 보수의 가치는 자유고 진보의 가치가 평등이죠. 그래서 보수는 자유시장 경제, 선택적 복지, 능력에 따른 기회 평등 등을 추구하고 진보는 평등이다 보니까 경제 민주화, 보편적 복지, 평준화 교육을 추진하잖아요. 그런데 보수는 그런 자유의 가치를 좀 많이 망각한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고요. 정치가 올바로 굴러가려면 양날개가 온전해야지 나를 수 있는 건데 한쪽 날개가 망가지면 다른 쪽 날개도 망가져 파탄 나는 거지 않습니까. 지금 우리 정치가 그런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전 총리) 맞아요. 자유 말씀을 하셨는데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자유를 무지하게 여러 번 외쳤지만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니까 공허하게 끝나버린 거죠. 공연이 이념 전쟁만 불러일으키다가 끝나버린 것 아닙니까? 그래서 보수건 진보건 대단히 죄송한 얘기지만 공부 좀 해야 돼요. -(이 기자) 총리님은 요즘 술 드세요?  -(이 전 총리) 전혀 한 방울도 안 한 지가 한 9개월 정도 됐습니다. 건강상의 이유인데요. 제가 술 안 마시니까 국가 경제가 더 나빠진 것 같아요. 제가 2년 7개월 13일 국무총리 하면서 끝날 때쯤 막걸리협회 감사표를 받았잖아요. 밖에 나가서 자기 돈 내고 먹는 것은 통계로 안 잡히는데 총리 공관에서 예산으로 막걸리를 사오는 것은 통계에 다 잡히거든요. 통계에 잡힌 것만 보니까 막걸리를 2년 7개월 동안 99종류 6971병을 마셨더라고요. 행사용이지요. 그래서 그 업계에서는 굉장히 초기부터 유명해졌어요. -(이 기자) 제가 왜 이 질문을 드렸냐면, 요즘 여야 국회의원들이 밥도 같이 안 먹는답니다. 술은 고사하고 밥도 같이 안 먹으니 정치가 풀리겠습니까? 일각에서는 같은 당에 있어도 계파가 다르면 밥도 안 먹는대요. 정치가 망가진 이유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 아닌가 싶습니다. -(이 전 총리) 그렇습니다. 제가 초선 재선할 무렵만 해도 국회 국정감사가 특히 야간에 많은데요. 그게 끝나면 밤 10시든 11시든 한잔씩 하고 헤어지거든요. 그냥 삼삼오오 이렇게 어울리는데 당과 관계없이 제일 선배가 술값 내주고요. 그리고 이 의원 오늘 좋았어 뭐 이렇게 칭찬해주면 좋잖아요. 그런 일들이 있었는데 지금 이렇게 된 거 참 안타깝지요. 제가 총리할 때 야당 지금 국민의힘이죠. 야당이나 여당이나 원내대표의 임기가 1년이라서 원내대표가 바뀌면 그 원내 부대표들도 바뀌어 가지고 10여 명씩의 단체가 생기잖아요. 민주당은 제가 초청하면 다 오셨는데 국민의힘은 2년 7개월 동안 원내대표가 세 분 나왔어요. 김성태 원내대표만 저의 초청에 응해주고 나머지 두 분 얘기할까요? 나경원 정우택 원내대표는 거절해 버리더라고요. -(이 기자) 그게 그렇게 힘든 걸까요? 이런 퇴행적 문화를 바꾸지 않으면 사실 정치 개혁이라는 게 너무 공허한 얘기가 될 것 같아요. 밥도 못 먹는데 무슨 쟁점 현안에 대해서 절충하고 타협이 되겠어요? -(이 전 총리) 지금 양당제인데요. 저는 4당 체제쯤 됐으면 좋겠어요. 보수도 온건파 정당이 생기고 진보도 합리적인 정당이 생기고 그래가지고 완충지대가 있으면 좀 나아질 것 같다 생각하고요. 총리가 저녁 먹자는데도 안 오는가 그런 것을 죄악시하는 문화가 있어요. 자기들끼리만 어디 우물에 갇힌 것처럼 자꾸 생각을 그쪽으로 몰아가고 자기들끼리 또 확인하고 그러니까 점점 더 괴상해지는 거죠. (하)편에서 계속   leejc@newspim.com 2025-04-24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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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주니어, 내주 방한…정용진 초청 [서울=뉴스핌] 남라다 조민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다음주 한국을 방문한다. 이는 사이가 각별하다고 알려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23일 재계 등에 따르면 트럼프 주니어는 다음주 중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그는 방한 후 정용진 회장 등 재계 인사들을 만나 트럼프 정부와 가교 역할을 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지난 18일(현지시간) 워싱턴을 찾은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가운데)이 트럼프 주니어(왼쪽)와 만나 부인 한지희씨(오른쪽)를 소개 후 반갑게 사진을 찍었다. [사진=신세계그룹] 트럼프 주니어의 초청은 '절친'으로 알려진 정용진 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한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유예했지만,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수출기업과 유관 단체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정 회장이 지난주 미국을 찾아 트럼프 주니어와 만나 한국 기업들의 우려를 전달하며 방한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다음 주, 트럼프 주니어가 정용진 회장 초청으로 방한해 국내 주요 기업 인사를 만날 예정"이라며 "일정하고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mkyo@newspim.com 2025-04-23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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