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버블 논란 진정…시가총액상위 종목 일제히 '강세'
외국인, 이틀간 2조 매도 후 3000억 '사자' 전환
"AI 업황 우려 해소…반도체 재평가 가능"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20일 국내 증시는 엔비디아의 사상 최대 실적 발표를 계기로 투자심리가 빠르게 회복되며 강한 반등 흐름을 나타냈다. 최근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에 눌렸던 기술주 전반이 일제히 반등했고, 코스피는 4004선에 마감하며 4000선을 다시 되찾았다.
19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3분기 매출 570억달러(약 83조4000억원), 순이익 319억달러(약 43조6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돈 '어닝 서프라이즈'에 젠슨 황 CEO는 "블랙웰 판매가 폭발적이며 클라우드 GPU는 이미 매진 상태"라며 AI 연산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 호실적 훈풍에 외국인 매수세가 살아나면서 국내 증시도 강하게 반등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 대비 1.92% 오른 404.87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573억원, 1조136억원을 순매수했으며 개인은 1조3994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날 코스피는 기관이 1조원 넘게 사들이며 지수 반등을 이끈 가운데, 전날까지 매도세를 이어가던 외국인도 약 3000억원 규모의 순매수로 돌아서며 반도체 대형주 중심으로 매수 강도를 높였다. 앞서 외국인은 18일 7811억원, 19일 1조2502억원을 순매도해 이틀간 2조원 넘게 팔아치웠지만, 엔비디아의 호실적이 확인되자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자금이 재유입되는 흐름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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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20일 코스피·코스닥 시가총액 10위 종목. 2025.11.20 nylee54@newspim.com |
코스피·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 전반에 빨간불이 켜졌다. 삼성전자는 4.25% 급등한 10만600원에 거래되며 '10만전자'를 회복했고, SK하이닉스도 1.60% 오른 57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11월 3~19일) 동안 외국인이 SK하이닉스를 6조2441억원, 삼성전자를 1조8488억원 순매도했던 흐름이 이날 들어 일부 되돌아온 셈이다.
이외에도 삼성전자우(3.56%), HD현대중공업(1.57%), 두산에너빌리티(4.44%), 한화에어로스페이스(1.22%), LG에너지솔루션(0.80%) 등 주요 대형주가 일제히 상승하며 지수 반등을 이끌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에서는 엔비디아의 예상치 상회 실적에 반도체 대형주가 반등했고 외국인이 순매수로 전환했다"며 "AI 버블 우려에 대한 엔비디아의 일침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동반 상승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코스닥도 전일 대비 2.36% 오른 891.92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693억원, 233억원을 순매수했으며 개인은 1233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오후 들어 매도 규모를 확대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모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반도체 장비·전력 반도체 관련 종목은 장 초반부터 폭등세를 나타냈다. 시지트로닉스(29.90%)와 레이저쎌(29.90%)이 상한가에 직행했고, 알트(16.88%), 유티아이(12.96%), 제이스텍(7.55%), 예스티(9.91%), 미래컴퍼니(8.37%), 태성(3.25%)등이 급등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AI 서버 수요가 재확인되면서 장비·부품주 전반으로 수급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도 기술 업종에 대한 낙관론이 강화되고 있다. 이 연구원은 "미국 금리 변수와 고용보고서 불확실성 등 악재에도 주식시장이 반등하는 이유는 엔비디아의 예상치 상회 실적, 가이던스 상향, 감가상각 논란 반박이 한꺼번에 확인된 데 있다"고 분석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GPU 교체 주기가 과도하게 짧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도체 조정의 주요 원인이었는데, 엔비디아가 구형 GPU도 일정 수준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밝히며 불확실성이 크게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AI 버블 논쟁 역시 진정 국면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nylee5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