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예프→'키이우'…하리코프→'하르키우' 등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외교부는 3일 러시아 무력침공으로 고통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기존 러시아어 기준으로 이뤄지던 지명 표기를 우크라이나식 표시를 사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측에서 지명 표기 변경을 요구하기도 했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외교부는 앞으로 우크라이나의 주요 지명에 대해 우크라이나식 표기를 사용하기로 했다"며 "이와 관련 외교부는 그간 주한우크라이나 대사관 및 국립국어원 등과의 협의를 진행해왔는 바, 국립국어원의 권고에 대한 표기를 사용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한우크라이나대사관은 1일 우크라이나 지명은 러시아어가 아닌 우크라이나어 발음에 따라 표기해 달라고 호소했다. 사진은 대사관 측이 만든 러시아, 우크라이나식 지명 표기 비교표. 2022.3.3. [사진=주한우크라이나대사관 페이스북 캡처] |
최 대변인은 "다만, 현재는 국립국어원에서 이들 지명에 대한 표기 심의가 진행 중이므로, 지명 표기가 확정, 발표되기 전까지는 기존의 명칭도 함께 병기할 방침"이라며 "이후 최종 심의 결과에 따라 표기 방식을 확정하고, 이를 국내 관계부처와도 공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주한우크라이나대사관은 지난 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우크라이나 지명이 침략국인 러시아어 발음으로 표기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지명은 우크라이나어 발음으로 표기해 달라"고 호소했다.
대사관은 "침략국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언어, 역사와 문화를 왜곡·비하하면서 우크라이나의 국권을 빼앗으려 한다"며 "이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여러 지역의 지명이 침략국인 러시아어 발음으로 한국에서 표기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커다란 상처와 아픔이 되어 왔다"고 지적했다.
대사관은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우크라이나의 지명을 우크라이나식 발음으로 표기해 주실 것을 간청드린다"며 우크라이나어와 러시아어 비교표를 첨부했다.
대사관이 페이스북에 올린 표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크이우로, 제2도시 하리코프를 하르키우로, 우크라이나·벨라루스·러시아를 관통하는 강이자 동슬라브 문명의 근간으로 여겨지는 드네프르 강을 드니프로 강으로 표기할 것을 권고했다.
참고로 우크라이나 대사관은 수도 키예프 지명을 우크라이나식으로 크이우로 썼지만, 한국 외래어 표기법을 적용하면 키이우가 된다.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