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7일 저녁 기자회견을 통해 사임을 공식 발표했다.
취임 1년이 채 안 된 시점에서 퇴진을 선택한 배경에는 잇단 선거 패배로 인한 지지 기반 약화와 당내 분열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
이시바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일본이 미국과 무역 협정에 서명하고, 미국 대통령이 행정명령에 서명함으로써 중요한 고비를 넘겼다"며 "이제 나는 다음 세대에 바통을 넘기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후임 총리가 선출될 때까지 직무를 수행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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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NHK] |
◆ 조기 총재 선거 앞두고 퇴진 선택
자민당은 8일 조기 총재 선거 실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이시바 총리는 "월요일 결정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며 스스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당은 즉시 후임 총재 선출 절차에 돌입할 전망이다. 자민당 총재는 곧바로 일본 총리직으로 이어지는 만큼, 일본 정치권은 곧 새로운 지도부를 맞게 된다.
이시바 총리는 취임 이후 치러진 중·참의원 선거에서 모두 과반을 잃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에 대한 불만이 커지는 가운데, 당내 강경파는 지도부 교체를 요구하며 압박을 강화해 왔다.
이시바 총리는 "당 분열을 피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사임 이유를 설명했다.
◆ 후임 후보는 고이즈미·다카이치
차기 총재 후보로는 개혁 성향의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과 재정 확대를 주장해 온 극우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이 거론된다.
그러나 자민당이 양원에서 모두 과반을 상실한 상태여서, 새 지도부가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의회 운영이 막히면 조기 총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시바 총리의 사임 발표 직후 엔화 가치는 약세를 보였고, 장기 국채 금리는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이시바 내각이 진행해 온 미일 무역 협정은 일정 부분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새 총재가 어떤 노선을 취하느냐에 따라 대외 경제·외교 정책의 연속성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