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글로벌

속보

더보기

신흥시장, 다시 '잃어버린 10년' 올까?

기사입력 : 2013년09월12일 16:47

최종수정 : 2013년09월12일 16:53

"파티 끝난 건 사실, 과거완 다를 수도"

[뉴스핌=김사헌 기자] 일부 신흥시장이 위기로 치닫던 시기가 지나면서 최근 이 지역 증시가 급등했다. 신흥시장이 위기가 아니라는 쪽에 힘이 실리는 듯 한 모습이다.

하지만 세계경제의 균형과 추세가 이미 신흥시장에서 선진국으로 이동했다는 평가가 확산된 가운데, 신흥시장이 다시 '잃어버린 10년'을 경험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도 이런 전망에 대해 찬성하는 쪽과 과거와는 상황이 달라졌다면서 논박하는 쪽의 논쟁이 벌어지는 중이다.

미국 씽크탱크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안더스 오슬런드(Anders Aslund) 시니어펠로우는 11일 블룸버그통신 기고문을 통해 모간스탠리가 최근 '취약 5인방'으로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터키 그리고 남아프리카공화국('BIITS')을 든 것을 거론하면서 "금융시장은 몇몇 주요 신흥국 경제가 위기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경고했다.

오슬런드 펠로우는 "2000년부터 2012년 사이 신흥국 경제가 연 평균 5.9% 성장하자 서방 선진국에 대한 신흥국의 승리가 선언되기도 했지만, 이는 사실 글로벌 신용 호황(이른바 '그린스펀 풋')에 이은 서방으로부터 신흥국으로 막대한 신용 이전이라는 요인들에 의한, 인위적으로 창출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1980년 초의 세계경제도 오늘날처럼 전 세계 금리 상승세, 투자율하락과 국제상품 가격 하락세라는 유사한 특징을 보였다면서, 당시 추세에 몇몇 신흥국들이 고전한 것처럼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1980년대 초반 미국은 대규모 외화자금 유입으로 교역가중치를 감안한 달러 환율이 1980년부터 1985년 사이에 40%나 급등해 주식과 채권 가격을 끌어 올렸는데, 이런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신흥시장이 이런 큰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개혁을 소홀히 한다면 다시 장기 저성장 국면에 직면할 수 있다"면서, "한국과 칠레, 멕시코, 콜롬비아, 중앙 및 동유럽 등 충실하게 개혁을 추진한 나라들이 상대적으로 잘 버틸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네수엘라의 경제기획원 장관을 역임한 바 있는 리카르도 하우스먼 하버드대학 경제학 교수도 최근 분석을 통해 "신흥시장의 파티는 끝났다"고 주장했다.

그의 분석에 의하면 2003년부터 2011년 사이 국내총생산(GDP, 현재가격) 기준으로 미국, 일본, 영국, 독일이 각각 35%, 32%, 36% 및 49% 누적 성장한 반면 브라질과 중국, 러시아, 인도의 경우 명목 성장률이 무려 348%, 346%, 331% 및 203%에 달했다. 이 뿐 아니라 카자흐스탄은 이 기간 500% 누적 성장률을 기록했고, 인도네시아와 나이지리아, 칠레, 베트남 등도 200% 넘는 성장률을 나타냈는데, 하우스만 교수는 "이 같은 성장세에 뭔가 실질적인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류"라고 단언했다.

한편, 안드레스 벨라스코 전 칠레 재무장관은 최근 "신흥시장의 열반경(Nirvana)는 끝났다"란 제목의 칼럼을 통해 앞서와 같은 우려가 일부 인정되지만, 1980년대 상황이 재연될 것이란 전망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벨라스코 전 재무장관은 하버드대의 리카르도 하우스먼 교수가 주장한 것처럼 "신흥시장의 급격한 성장은 허상이었다 점은 동의한다"며  "높은 상품가격과 낮은 금리 그리고 풍부한 국제 자금이 만들어 낸 열반경이 끝난 것으로 보인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과거와 같은 금융 위기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상품생산국들이 과거처럼 호황 때 벌어들인 돈을 흥청망청 다 써버리지도 않았고, 민간 부채가 크게 늘었다고는 하지만 노벨상을 받은 폴 크루그먼 교수가 인정하듯 부채 비율이나 달러화 부채가 1980년대 라틴아메리카 위기와 1990년대 아시아 외환 위기 때와 비교하면 낮다"는 점을 들어 "과거와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역임한 하버드대의 케네쓰 로고프 경제학 및 공공정책 담당 교수도 최근 칼럼에서 "최근 상황은 사실 매우 우려할 만하다"면서도 "하지만 국제 투자자들이 신흥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고갈되지 않았다고 보기 때문에 이 시장을 포기할 것 같지는 않다"고 주장했다.

다만 로고프 교수는 "유럽이 위기를 완전히 벗어났다는 식의 생각은 과도하며, 워싱턴의 재정적자, 국가 부채 문제도 남아 있는 상황에서 신흥시장의 성장세가 둔회되는 것은 매우 심각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훨씬 더 심각한 상황이 올 때 잘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외교부 1차관 인사 충격파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국장급에서 일약 차관으로 직행한 박윤주 외교부 1차관 임명에 외교부가 술렁이고 있다. 외교부 조직과 인사를 총괄하는 책임자인 1차관에 현재 실장급(1급)보다 후배 기수인 박 차관을 전격 기용한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 중이다. 이번 인사는 파격을 넘어 충격에 가깝다. 박 차관은 전임 김홍균 1차관보다 외무고시 기수로 11기 아래이며 나이도 9살이나 어리다. 박 차관이 미국 관련 업무를 오래했다고는 하나 본부 주요 국장도 거치지 않았고 공관장도 특명전권대사가 아닌 총영사를 지냈다. 기수나 나이, 경력 모든 면에서 전례가 없는 인사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박윤주 신임 외교부 1차관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 첫 출근을 하고 있다. 2025.06.11 gdlee@newspim.com 퇴직한 외교관 출신의 한 인사는 "차관이 실장보다 후배였던 경우는 외교부 역사상 한 번도 없었다"면서 "이 정도 인사면 조직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 보성 출신인 박 차관은 민주당 정부에서 요직을 거쳤다. 노무현 정부 출범 때 정권인수위원회를 거쳐 이종석 당시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 밑에서 일했다. '자주파·동맹파 파동'으로 외교부 북미국장에서 물러난 위성락 현 국가안보실장도 당시 NSC에서 함께 일했으며, 위 실장이 주미 대사관 정무공사일 때도 워싱턴 공관에서 함께 근무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북미국 심의관과 인사기획관을 거쳐 애틀랜타 총영사로 임명됐지만, 1년여 만에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교체됐다. 외교부가 술렁이는 이유는 단순히 의외의 인물이 발탁됐기 때문만은 아니다. 박 차관 임명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 전례없는 파격 인사로 조직에 충격을 가하고 강도 높은 조직 개편과 체질 개선을 추진하기 위한 인사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외교부는 민주당 정부가 집권했을 때마다 개혁의 대상이었으며, 실제로 외교부를 '손보려는' 시도도 자주 있었다. 노무현 정부때는 중앙인사위원회·행정자치부 출신의 차관을 임명해 조직 개편을 시도했고, 문재인 정부 때는 주미 대사관의 한·미 정상통화 유출사건을 계기로 외교부 내 '친미 라인'을 제거하기 위해 과도한 징계를 가해 물의를 빚은 적도 있다. 외교부의 한 중견 간부는 "이번 차관 인사가 태풍의 전조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외교부 내에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박 차관 임명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신선한 충격으로 작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opento@newspim.com 2025-06-11 16:23
사진
[이재명의 사람들]김현지 총무비서관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1주일이 지난 가운데 비서실장을 비롯해 수석비서관급 인선도 추가로 이뤄지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이재명 대통령 인선의 핵심은 '실용'이다. 인수위원회 없이 출발해야 하는 정부인 만큼 기존에 손발을 맞춰온 인사들을 적극적으로 등용하는 모습이다. 특히 이 대통령이 경기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때부터 호흡을 맞춰온 성남·경기라인 인물들은 정부 요직에 내정됐다. 대표적인 인물이 총무비서관으로 내정된 김현지 전 보좌관이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김 전 보좌관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이던 때 시민운동을 하면서 인연이 닿았다. 대학 졸업 직후인 1998년 당시 변호사이던 이 대통령이 설립을 주도한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으며 이곳에서 집행위원장, 사무국장 등을 거쳤다. 이 대통령이 정치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됐던 성남시립병원 설립 운동도 함께했다. 성남시립병원추진위원회에서 사무국장을 역임한 것. 이후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에 당선된 후에도 시민운동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2011년 성남 지역에서 활동하는 환경·도시 전문가 등이 주축이 된 민관 협력 기구 '성남의제21'에서 사무국장으로 활동했다. 그러다 이 대통령이 2018년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후에야 도청 비서관직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이 대통령을 보좌하기 시작했다. 김 전 보좌관은 '그림자 보좌'로 유명하다. 본인이 전면에 나서지 않는 성향이다. 시민운동가로 활동할 때는 지역 언론 인터뷰에도 응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이 대통령이 국회에 입성한 이후에는 언론 노출을 지양해왔다. 또한 김 전 보좌관은 이 대통령에게 직언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김 전 보좌관은 리스크 관리를 중요시하는 사람이다. 문제가 될 만한 것들은 사전에 차단하려고 하고 조심성이 강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던 정진상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각각 대장동 사건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등으로 사법리스크에 휘말리면서 당직을 내려놓은 영향도 있다. 김 전 보좌관이 정 전 실장과 김 전 부원장의 자리를 대체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김 전 보좌관이 맡게 될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은 대통령실 예산을 총괄하는 직책으로 공무원 직제상 1급에 해당한다. 특히 대통령실 2급 이하 행정관 등 실무진 인사에 관여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수석급 인선에는 강훈식 비서실장, 우상호 정무수석, 강유정 대변인 등 비교적 친명(친이재명) 색채가 옅은 통합형 인재를 등용하는 한편 실무라인에는 김 전 보좌관처럼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온 '복심'들을 배치하고 있다. 대통령실 1부속실장에 내정된 김남준 전 당대표 정무부실장, 의전비서관의 권혁기 당대표 정무기획실장, 인사비서관의 김용채 전 보좌관 등이 대표적이다. 원외에서 이 후보를 후방지원한 더민주전국혁신회의 핵심인물들도 이재명 정부에서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윤용조 혁신회의 집행위원장은 대통령 국가안보실 비서관으로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강위원 혁신회의 상임고문은 전남 경제부지사에 내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 정부와 더 긴밀히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heyjin@newspim.com 2025-06-11 17: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