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동환 기자] 선진국들의 통화정책에 대한 불안감에 신흥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개발도상국 정책 당국자들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1일 자 월스트리트저널은 자금 유출로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증시가 급락하고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그렇지 않아도 불안한 성장세를 이어가던 개발도상국들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 시장에서는 거래되는 신흥국 통화는 일부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대부분 달러에 대해 약세를 기록했다.
외환 시장에서 변동성 거래가 늘고 있는 것은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언제 부양책을 회수할지 가늠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신흥시장에 속한 국가들은 경제 성장에서 외국인 투자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에서 시장에서의 자금 유출은 성장 전망에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연준의 정책 행보에 대한 불확실성이 신흥국으로부터의 자금 유출을 부추기고 있다는 관측이다.
앞서 미국채 수익률은 연준의 출구 전략 논의가 제기되면서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미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주식을 비롯한 미국내 자산 가치가 상승하고 있는 점도 신흥국에 대한 투자 매력을 떨어트리고 있다.
신흥시장에서 나오는 경제 지표 역시 부정적이다.
필리핀 정부는 지난 4월 수출이 전년대비 7% 감소했다고 발표하면서 글로벌 교역이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터키의 소요 사태와 앞서 일본은행이 시장 안정화 대책을 내놓지 않은 점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반영되고 있다.
아시아 주식 시장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고 있다.
전날 태국 증시는 5% 하락했으며 필리핀 증시도 4.6% 급락하는 등 2011년 이후 가장 큰 일일 낙폭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해 도릭 캐피털의 하워드 왕 이사는 "마치 파티가 이제 끝난 것 같은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외국계 자본이 이탈하자 신흥국 중앙은행은 자국 통화 가치를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서 인도 중앙은행은 루피화가 58.98루피까지 떨어지면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자 시장 개입에 나섰다. 중앙은행은 해외 자본 유치를 위해 추가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지난 4년간 핫머니 유입을 경계했던 터키 중앙은행 역시 자본 유치를 위한 새로운 대응책을 발표하고 나섰다.
특히 상품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 중심으로 외국계 자본의 이탈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들은 상품 수출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신흥 주식 시장에서 광산주를 매각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와 연관된 통화 가치도 낮아지고 있다.
남아프리카의 란드화의 경우 올해 들어 가치가 23% 떨어진 것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중국과 인도의 상품 수요에 민감한 호주 달러 역시 2010년 이후 가장 저렴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두 달 전까지만 하더라고 연준과 BOJ, 유럽중앙은행의 부양 기조에 힘입어 수익성을 추구하려는 움직임이 강했지만 이제 상황은 변했다는 지적이다.
연준은 출구 전략을 입에 올리고 있으며 BOJ가 공급한 유동성은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다.
또한 중국을 필두로 신흥시장의 경제 성장세가 예상했던 것보다 부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 시점이라는 분석이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