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 교역 감소세 '리밸런싱'이 부담
[뉴스핌=김사헌 기자] 세계경제 성장세를 주도하는 역할은 금융위기 이후 신흥시장이 맡아왔지만, 최근 그 자리는 선진국으로 다시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주도세력의 변화는 전 세계 자본흐름의 지형을 바꾸고, 또한 그동안 신흥시장에 대한 주요 기업들의 팽배한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대형 헤지펀드 회사 브릿지워터 어소시에이츠가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2007년 중반 이래 처음으로 미국과 일본 그리고 유로존 등 주요 선진국들의 세계경제 성장 기여도가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으로 포함하는 주요 신흥시장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12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개했다.
※출처: 브릿지워터 어소시에이츠, WSJ에서 재인용 |
이러한 역할 교대에는 일본 경제의 부흥이 큰 역할을 했고, 미국 경제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최근 몇년 사이 신흥시장의 성장엔진이 점차 약해진 점 역시 방향을 가르는 요인이었다.
WSJ는 이 변화가 그 동안 신흥시장에 적극 투자했던 기업들에서 실감되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일례로 제조업이나 광산에 사용되는 컨베이어 벨트를 생산하는 플렉서블 스틸 레이싱(Flexible Steel Lacing Co.)사는 올해 매출 성장률을 12%로 잡았는데, 그 동안 연 20% 이상 성장한 것에 비해 크게 둔화된 것이라고 한다.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CEO)인 리처드 화이트 씨는 "성장 둔화의 주된 배경은 중국에 있다"고 말했다. 그 동안 호주와 남아프리카공화국 그리고 남미 등지의 광산업이 중국의 수요 때문에 급격히 성장했다가 식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최근 세계 경제의 '리밸런싱'은 발생 초기에 불과하기 때문에 언제든지 역전될 가능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신흥시장의 성장률이 둔화된다고 해도 선진국보다는 빠른 편이기 때문에 초국적기업들은 이들 경제의 성장 속도가 느려진다고 해도 걱정할 것이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전했다.
중국을 주요고객으로 삼는 브라질의 발레(Vale) 사와 같은 철광석 생산업체도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는 태도다. 이 회사의 호세 카를로스 마르틴스 전략담당 이사는 "많은 사람들이 중국에 대해 우려하지만, 나는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회사 수익이 8분기 연속 줄었지만 그래도 중국이 계속 브라질의 철광석을 필요로 한다는 데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출처: 월스트리트저널 |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