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필리핀 등 성장 잠재력 가진 곳 여전해
[뉴스핌=권지언 기자] 한 때 잘나가던 신흥시장이 최근 중국의 경기 둔화와 자금이탈 등으로 빠르게 기울고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지만, 이는 전후 호황과 불황의 연속이라는 경기 변동성과 정치적 불안과 안정의 반복이라는 본래의 사이클로 되돌아간 것일 뿐이므로 패닉에 빠질 필요는 없다는 지적이다.
모간스탠리 투자운용의 신흥시장 총괄대표이자 ‘’브레이크아웃 네이션’ 저자인 루치르 샤르마는 1일 자 파이낸셜타임즈(FT) 기고를 통해 최근 10년 동안 신흥시장의 일시적인 '골디락스'를 만들어 낸 국제 자금과 재화의 유입이라는 순풍이 사라짐에 따라 '붐앤부스트'와 정치적 불안이라는 본래 신흥시장의 정상적인 주기가 돌아왔다면서, 하지만 앞으로도 여전히 번영하는 신흥국들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신흥국들은 보통 위기를 계기로 개혁을 하고, 다시 정치적 안도감이 형성되면서 또 다른 위기를 낳는 것이 정상적인 순환이라면서, 지난 2003년 이후 미 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들의 저금리 정책 덕분에 가능했던 신흥시장의 급격하면서도 지속적인 경제적 성장은 이례적인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저금리로 넘쳐나는 유동성이 흘러 들면서 신흥시장 평균 성장률은 종전 20년 간 평균 3.6%에서 7.5% 수준으로 두 배 넘게 뛰었다. 이후 미국서 신용위기가 발생한 2008년에도 신흥국 경제는 아랑곳 않고 더 강력한 성장세를 이어갔고, 2009년에는 선진국과의 성장률 격차를 사상 최대 수준인 9%포인트까지 벌렸다.
이때까지만 해도 절대 멈추지 않을 것 같던 신흥국 자금 유입은 최근 들어 빠르게 반전되고 있다.
특히 중국 경제가 둔화되면서 상품 수입국들이 타격을 입고 있고, 상품가격 하락으로 러시아와 남아공, 브라질과 같은 상품 수출국들도 죽을 쑤고 있다. 이 때문에 해당 지역들에서 여러 시위 사태들도 발생하고 있는 것.
다만 최근의 부정적인 소식들에도 불구하고 멕시코와 필리핀 등 여전히 성공적인 신흥국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게 샤르마의 주장이다.
그는 여전히 신흥국이 세계 인구의 80%를 차지하지만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40%밖에 차지하지 않는다면서, 최근 10년처럼 모든 나라가 동시에 활개를 치는 일은 없어도 앞으로 충분히 번성할 여지는 있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