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세계 연평균성장률 3% 수준의 '대 둔화' 시기 예상
[뉴스핌=김사헌 기자] 최근 중국과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주요 신흥시장 성장 속도가 느려진 것은 '붐앤부스트'의 일환이 아니며,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세계경제가 장기 저성장 국면으로의 큰 전환점을 맞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27일 자 이코노미스트(Economist) 지가 진단했다.
올해 중국 경제는 공식 성장목표인 7.5% 수준에 그쳐 앞서 2000년대 초반의 두 자릿수 성장률과는 현저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인도 경제가 5% 수준, 브라질과 러시아가 약 2.5% 정도 성장하는데 그칠 것으로 보여 신흥시장 전반의 성쟝률은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5%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출처: 이코노미스트 |
이코노미스트 지는 "미국과 일본 유로존이 급격히 회복되지 않는 이상 세계경제는 3% 성장률에 그치는 '대(大) (경기)둔화(Great Deceleration)'에 직면했다"고 묘사했다.
이코노미스트 지는 '대 둔화'란 표현에 대해 "신흥시장의 세계 산출 내 비중이 38%에서 50%까지 늘어나도록 한 빠른 성장시대 1막이 종료되었다"면서 "앞으로 10년은 경제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느릴 것인데, 그 영향은 짧게 보면 안 보이지만 길게 보면 대단히 심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처: 이코노미스트 |
또 선진국 경제가 여전히 허약하기 때문에 통화정책이 갑자기 긴축으로 돌아설 위험은 적은 편이며, 설령 그렇다고 해도 신흥국이 고거에 비해서는 더 방어력이 높아졌다는 진단도 곁들였다.
이코노미스트는 이어 "신흥시장이 매우 빠르고 직선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보는 기업 전략가들도 견해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셰일가스 혁명이 일어나는 미국이 브릭스 국가들보다 더 활기찬 경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그 동안 '성장' 혹은 '성과'로 잘먹고 살았던 신흥국의 정치인들이 가장 큰 해결과제일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이코노미스트 지는 1990년대 '워싱턴컨센서스'란 교리가 경제적 자유화와 민주주의를 의미했다면, 최근에는 중국이 부상하면서 국가자본주의와 권위주의적(독재적) 근대화의 성공을 뜻하는 '베이징 컨센서스'가 등장해 자유주의적 개혁 노력을 폐기하는 구실을 했다고 환기했다.
이에 대해 성장을 되찾고자하는 필요가 앞섰겠지만, 서구가 자신감을 좀 되찾을 필요도 있는 것 같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 용어: '대 둔화(Great Deceleration)'는 세계경제 성장률이 크게 둔화되는 시기가 전개되는 것을 일컫는다.
'대(Great)'란 표현은 경제 주기에서 몇몇 주목되는 '사건'에 사용된다. 그 예가 1800년대 말 대불황(great depression)이나 1900년대 초 '대공황(Great Depression)'이다. 또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미국 중앙은행 100년 사를 정리하면서 5개의 '대' 시기를 구분한 경우도 있다. 그는 1912년 연준의 창설을 '대 실험(Great Experiment)'이라고 부르면서 '대 불황(Great Depression)' 대 인플레/디스인플레(Great Inflation/Disinflation)', '대 완화(Great Moderation)', 그리고 현재의 '대 침체(Great Recession)'로 5개의 '대 시기'를 구분했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