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 침체 우려로 국제유가 급락
여름철 이동 수요에도 정제마진 약세
2분기 이어 3분기도 실적 반등 어려워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국제유가가 올해 최저치를 경신할 정도로 급락하면서 정유사들의 재고 손실이 불기피해졌다. 정제마진 약세도 지속되는 상황에서 국내 정유업계의 3분기 실적 반등도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시내 한 주유소 [사진=뉴스핌 DB] |
4일(현지 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14달러(1.62%) 하락한 배럴당 69.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WTI가 70달러선을 밑돈 것은 작년 12월 13일(69.47달러) 이후 처음이다.
브렌트유 가격도 1.42% 내린 배럴당 72.70달러에 마감하며 지난해 6월 27일(72.26달러)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유가 하락은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날 미 노동부가 공개한 7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7월 구인 건수는 767만3000건으로 집계됐다. 3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앞서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전날 발표한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5개월 연속 기준선을 하회한 바 있다.
국내 정유사들은 국제유가 하락 소식에 우려가 커졌다. 유가 하락은 재고평가 손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정유사들이 원유를 수입해 정제할 때까지 3~4개월이 걸린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원유 가격이 떨어진다면, 비싸게 구매한 원유를 싼 값에 판매할 수밖에 없고 이는 고스란히 손실로 이어진다.
게다가 정유사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정제마진도 하락세다. 정제마진은 최종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등 원유 가격, 수송비 등을 제외한 값이다. 통상 배럴당 4~5달러 손익 기준선으로 본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8월 마지막 주 평균 복합정제마진은 3주 연속 하락해 배럴당 6.5달러로 집계됐다.
올해 2분기 정제마진 약세에 실적하락을 경험한 국내 정유사 입장에선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다. 에쓰오일과 HD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등은 정제마진 약세로 2분기 실적이 적자로 돌아선 바 있다.
당초 3분기 정제마진 반등을 예상했던 정유사들은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에쓰오일과 HD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등 국내 정유사들은 정제마진 약세로 2분기 실적 적자로 돌아선 바 있다. 하지만 3분기는 여름휴가 등으로 이동용 연료 수요가 늘어나는 시기라 정유업계의 성수기로 꼽혀 정제마진 반등을 기대했었다.
실제로 에쓰오일은 2분기 실적발표 당시 3분기 전망에 대해 "아시아 정제마진은 여름 성수기 기간 중 이동용 연료 수요 중심으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휘발유 스프레드는 북반구 드라이빙 시즌 도래에 따라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며 항공유‧경유 스프레드는 항공 수요가 팬데믹 이전 수준을 상회하는 가운데 여름철 여행 수요가 맞물려 지지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여러 상황을 종합할 때 업계는 3분기 실적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3분기는 드라이빙 시즌으로 분류되고, 국내외 전문가들의 전망을 참고해도 정제마진이 급등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하지만 유가 하락세와 정제마진 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3분기도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