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 시점엔 "언젠가 떠날 것" 모호한 답변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이란과의 전쟁이 3주째로 접어든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시설과 석유 요충지 장악을 위한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시사하며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고 강경 발언을 내놨다. 그러나 전면전에 가까운 군사 격상을 거론하면서도 전쟁을 어떻게 끝낼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뚜렷한 출구 전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 지상군 투입 불사… 하르그섬·이스파한 점령 검토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상 작전이 베트남전과 같은 수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나는 전혀 두렵지 않다"고 일축했다.
미국은 현재 이란 석유 수출의 핵심 거점인 하르그섬(Kharg Island) 과 약 440Kg의 무기급 고농축 핵연료가 보관된 이스파한(Isfahan) 지하 시설 점령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공습 중심의 현 작전을 넘어 미군 또는 이스라엘군의 지상 전개를 전제로 한 것으로, 사실상 전면전 확대 가능성을 시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필요하다면 이란의 전력망과 석유 인프라를 즉각 초토화할 수 있다"며 추가 군사 행동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 "이스라엘 압박에 의한 전쟁" 내부 폭로
전쟁의 정당성을 둘러싼 논란은 행정부 내부의 폭로로 한층 확산되고 있다. 이날 사임한 조 켄트 국가대테러센터(NCTC) 국장은 사직서에서 "이란은 미국에 즉각적인 위협이 아니었다"며 "이스라엘과 그 로비 단체의 압력 아래 강행된 전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이란은 핵무기 개발을 위해 탄도미사일을 방패로 삼고 세계를 인질로 잡으려 했다"고 반박했으며,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도 "정보당국의 기밀 분석에 따르면 이란은 핵 농축 완성 단계에 근접해 있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켄트 국장을 향해 "나는 항상 그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안보 문제에 있어서는 항상 약하다고 생각했다"며 "이란이 위협이 아니라고 말했던 그가 물러난 것은 좋은 일"이라고 평가절했다.
◆ 출구 전략은?… 여전히 불투명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해군과 레이더 시설이 "완전히 파괴됐다"고 자평했지만, 전후복구나 미군 철수 시점 등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그는 전투 종료 후 이란에 대한 계획을 묻는 질문에 "지금 당장 떠나도 이란이 재건에 10년은 걸리겠지만, 아직은 떠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 떠나게 될 것"이라고만 답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사설에서, 전쟁은 정치나 마케팅처럼 수사로 포장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낙관론을 정면 비판했다. NYT는 또 이 전쟁이 미국민에게는 피상적인 근거만 제시된 채, 동맹국이나 의회와의 충분한 협의 없이 무모하게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어떻게 끝낼지에 대한 구체적인 구상 없이 성급하게 군사 행동에 나섰고, 그 결과 초기 전황이 그의 호언장담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dczoom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