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발 유가 급등 및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투자 심리 냉각 주도
사모 신용 시장 불안 및 경제 성장 둔화 조짐도 시장 압박 요인으로 작용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금융시장 투자자들이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현금 비중을 늘리고 있다. 이란 전쟁의 장기화와 사모 신용 시장에 대한 우려가 겹치면서, 오랜 기간 강세장을 누려온 투자자들이 급격히 보수적인 태세로 전환하는 모습이다.
17일(현지시간)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발표한 펀드 매니저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번 달 펀드 매니저들의 평균 현금 보유 비중은 4.3%로 전월(3.4%) 대비 크게 뛰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했던 지난 2020년 3월 이후 가장 가파른 월간 증가세다. 불과 두 달 전인 지난 1월만 해도 현금 비중이 역대 최저치인 3.2%를 기록하며 주식 시장에 대한 강력한 낙관론을 반영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달 28일 이란에 대한 공격을 개시한 이후 국제 유가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주식 투자 심리는 급격히 얼어붙었다.
블랙록의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단기적인 공급 충격 상황에서 마땅히 피신할 투자처가 거의 없다"며 "투자자들은 시장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는 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전쟁 발발 이후 미국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2.6% 하락했으며,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유럽600 지수 역시 5% 이상 미끄러졌다.
이란 전쟁의 지정학적 위기 외에도 사모 신용 시장에 대한 경계감 역시 투자 심리를 짓누르는 요인이다. 프린서팔 애셋 매니지먼트의 시마 샤 수석 글로벌 애널리스트는 "경제 성장률 둔화 조짐이 그동안 시장을 떠받치던 안도감의 기반을 훼손하고 있다"며 "이러한 환경이 투자자들의 심리를 극도로 비관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mj722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