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진보적인 미국 민주당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무력충돌과 관련해 내부적인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민주당내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판매를 중단하겠다며 '어떻게 인권 주장을 할 수 있겠느냐'는 쪽과 이스라엘 지지를 고수하는 다른쪽의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17일(현지시간) CNN등에 따르면 미 의회 민주당 의원 일부는 바이든 행정부가 보다 이-팔 무력충돌에 대해 보다 강력하게 대응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민주당 내에서 대외정책에서 작지만 중요한 균열이 생기고 있다.
강력한 대응을 요구하는 쪽은 이스라엘에 대한 7억3500만달러어치의 무기 판매를 중지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그레고리 웰든 믹스 하원 외교위원장은 화요일에 바이든 행정부에 이스라엘 무기 판매를 지연 시켜 달라는 서한을 보낼 예정이다.
하원 외교위원회 관계자는 "이 무기 거래를 찾아내 다행이고 민감한 (무기) 거래가 철저한 검토 없이 승인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미네소타 민주당 하원의원 일한 오마르는 이날 성명에서 "만일 무기거래가 지속된다면 이는 현재 이스라엘의 입장을 지지하는 꼴이 되는 셈"이라며 "정밀유도 무기를 네타냐후에게 아무런 제한조치 없이 판매한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 의회는 행정부의 공식 통보 이후 15일 이내에 반대 의사를 표명함으로써 판매를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의회 일정상 이런 일을 현실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이같은 하원 외교위원장의 서한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무력충돌을 중단시키는데는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서한에 상원 원내대표 척 슈머 의원이 참여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는 "나는 이-팔 간의 무력충돌이 중단되기를 바란다"는 일종의 지지의사는 표시한 상태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간 충돌 발발 이후 줄곧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을 상대로 한 무기판매에 제동을 거는 것은 그간 민주당 내 진보세력을 중심으로 형성된 비판의 목소리가 힘을 얻는 양상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전면전 양상으로 치달으며 대규모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적극적 중재에 나서지 않고, 방어권을 내세워 전통적 동맹인 이스라엘을 사실상 두둔하고 있다는 것이 당내 진보세력 비판의 골자다.
앞서 전날 민주당 상원 서열 2위인 딕 더빈 원내총무를 포함한 28명의 의원들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휴전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민간인 희생과 추가적인 갈등 격화를 방지하기 위해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성명은 이-팔 무력충돌 이후 개최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미국의 반대로 공동 성명 발표가 무산된 직후 나왔다.
특히 하원의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는 트위터에서 언론사가 입주한 건물에 대한 이스라엘의 폭격을 언급하며 "이 같은 일이 미국의 지원 하에 이뤄지고 있다"며 "어떻게 인권을 주장할 수 있겠는가"라고 개탄했다.
당내 대표적 진보 성향 정치인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미국은 더는 네타냐후 정부를 위한 변명자가 되지 말아야 한다"며 "위기의 시점에 미국은 양측의 휴전을 거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내 지도부를 포함한 주류 그룹에서는 이스라엘을 사실상 지지하는 전통적 입장을 여전히 유지하는 상황이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집중 포격 광경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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