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CC와 Trading본부 주도권 다툼 시작
[뉴스핌=이영기 기자]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각 본부별로 살아남기 위한 전쟁에 돌입했다. 두 증권사가 각각 명예퇴직 신청을 마감하면서 조직통합의 1차 준비를 마쳤기 때문이다.
트레이딩본부와 FICC본부가 조직통합에서 가장 많은 변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두 증권사간의 해당 본부간에 치열한 사투가 펼쳐진다는 것이 금융투자업계의 관측이다.
27일 투자은행(IB)과 컨설팅업계에 따르면, 농협중앙회 건물에 별도 사무실을 마련한 NH농협증권과 우투의 통합추진단 6월 중순(16일경)에 통합 전단계로 'NH우리투자증권'이라는 공동의 명칭을 사용키로 했다.
물론 금융당국으로 부터 우투의 NH금융지주 자회사 편입 승인에 대한 신호가 그 즈음에 떨어진다는 전제에서다.
전날 NH농협증권은 명예퇴직 대상 196명을 확정했다고 밝혔고, 우투는 아직 확인해 주지 않고 있지만 400명선에서 확정할 것으로 알려져 두 증권사간의 통합 1단계 준비도 완료된 셈이다.
이제 통합증권사의 조직구조가 어떻게 정해지느냐에 따라 두 증권사의 본부들의 존폐가 결정되고 소속 직원들의 향방도 크게 영향을 받게 되는 국면에 본격 진입했다.
금융권 전략컨설팅업계의 한 컨설턴트는 "이미 각 본부장들의 여기저기 분위기를 점검하고 있지만 지금부터 특히 6월 통합 명칭을 사용하면서 조직통합의 2단계로 보이는 본부간 전쟁이 시작된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는 듯 NH증권은 내부조직도와 본부장등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을 공개하기를 꺼리고 있다. NH증권의 한 관계자는 "홈페이지의 조직도를 참고해 달라"라고 말했다.
통합과 관련해 업계 관심을 가장 끄는 본부는 FICC사업본부와 Trading본부다.
WM(Wealth Manageent)나 IB, Wholesale부문은 우투가 우위에 있다는 것에 대해 NH농협증권도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고 또 리테일쪽은 통합과 무관하게 비중이 줄어들고 있어 이미 명퇴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물론 IB에서 NH농협증권이 구조화를 통한 자산유동화가 강하기는 하지만 그 조직규모가 작아 큰 이슈가 되지 않고 또 Wholesale도 마찬가지다. 우투가 납입자본금규모가 3조를 능가해 IB로서 강점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FICC부문과 Trading부문은 좀 얘기다 다르다. NH농협증권과 우투의 FICC부문과 Trading부문은 업무가 겹칠 뿐 아니라 그 우열을 가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NH도 리서치쪽에서 매월 책자를 발행할 정도로 FICC를 지원하고 있고 Trading의 경우 수익도 상당한 편"이라면서 "우투와 비교해서 우열을 말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더욱이 우투가 조직통합에서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는 지난해말 업계의 지배적 예상이 새해들어 조금씩 변하고 있는 것도 큰 변수다. 세월호 사태의 영향이 두조직 통합에 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투는 FICC와 Trading간의 업무조정이 있었고 새로 영업된 FICC본부장의 스타일도 아직은 드러나지 않은 상태라 그 가늠하기가 더욱 힘들다는 앞의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내년 통합증권사의 출범을 앞두고 1차 정지작업이 완료된 지금 이들 본부들이 누가 주도권을 쥐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는 대목이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