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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송전탑 지중화 입주민 민원 뭉개면서 시행사에 수천억 개발이익 어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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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인프라 확충 요구에도 성남시 '묵묵부답'
민원제기한 입주민 소송으로 맞선 '성남의뜰'

[성남=뉴스핌] 유명환 기자 = "택지개발 시행사인 '화천대유(화천대유자산관리)'에 수천억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지급할 돈은 있고 아파트 앞에 있는 송전탑 지하화와 교통 인프라 구축에 쓸 돈이 아까워서 민원을 제기한 주민들을 상대로 소송으로 맞서는 지자체가 어디 있나요." (판교풍경채어바니티7단지 입주민 최영민(56)씨)

"매일 아침 교통 전쟁을 치르고 있어요. 6000가구가 들어서는 지역에 이차선 도로 하나 뿐이에요. 이게 말이나 된다고 생각하세요. 입주민들이 수 차례 대중교통 인프라 확충 요청을 했지만 그때마다 돌아오는 답변은 시행사인 '성남의뜰'에 확인해야 한다는 말뿐이에요. 도대체 행정권을 시행사에 떠넘기는 지자체가 어디 있나요."(판교퍼스트힐푸르지오 입주민 임철민(57)씨)

23일 추석 연휴가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곳곳에선 흙먼지가 쌓인 '입주 환영' 현수막이 주민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차선으로 나눠진 도로는 공사 차량이 양방향을 막고 돌과 흙을 싣고 나르면서 발생한 먼지로 인해 숨을 쉴 수조차 없었다.

공사현장 인근 힐스테이트판교엘포레에 거주하고 있는 임지수(42)씨는 "수시로 드나드는 덤프트럭으로 인해 이 주변 일대가 교통지옥으로 변한지 오래됐다"며 "아이들 등하교 때마다 천불나서 죽을 지경이다. 공사 차량에서 떨어진 흙먼지로 인해 아이들이 다칠까봐 마음 졸리면서 하루하루 보내고 있다. 구청 건축과와 감사관실 등에 민원을 수백 번 넣어도 소용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서울=뉴스핌]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건설 현장. [사진=유명환 기자] 2021.09.23 ymh7536@newspim.com

◆ "머리 위에 송전탑 지고 살아야 될 판… 민원 넣지만 돌아오는 건 시행사 고발"

분당구 대장동 힐스테이트판교엘포레와 판교퍼스트힐푸르지오에는 이삿짐을 나르는 사다리차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단지 여기저기 쌓인 각종 건축자재와 가전제품 박스들도 이 곳이 입주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된 새 아파트 단지임을 알려주는 듯 했다.

대장지구는 판교신도시에서 남쪽으로 3km 떨어진 분당구 대장동 일대에 조성한 도시개발지구다. 지난 5~6월에만 7개 단지, 총 3559가구가 입주했다. 지난 5월 첫 입주한 ▲판교퍼스트힐푸르지오(529가구, 1·2블록) ▲힐스테이트판교엘포레(251가구, 4블록) ▲판교더샵포레스트(448가구, 11·12블록)를 시작으로 나머지 단지도 오는 11월까지 입주할 예정이다.

입주 시작 수개월이 지난 대장지구는 주민 편의시설·교육시설·교통 인프라 부족 등 보통의 신도시가 초창기 겪었던 문제점을 고스란히 안고 있었다.

아파트 상가에는 현재 수퍼마켓, 편의점, 부동산만이 입주해 있다. 단지 앞에 공사가 마무리 되지 않은 단지들이 빼곡하게 줄지어 서있었다. 단지 바로 맞은편에는 송전탑이 우뚝 서 있었다.

힐스테이트판교엘포레 입주민 한모 씨는 "아파트 앞에 송전탑이 있는 단지가 있는 곳은 여기가 유일할 것"이라며 "경기도와 성남시에 송전탑 지중화 민원을 넣지만 돌아오는 건 시행사의 고발"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남=뉴스핌]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일대 전경. [사진=유명환 기자] 2021.09.23 ymh7536@newspim.com


실제 사업 시행사인 성남의뜰은 입주예정자들이 송전탑 지중화를 요구하는 입주협의회 대표를 고발했다. 대장지구 A1블록 동쪽과 A2블록 북쪽으로 약 90m 떨어진 곳에는 송전선로 길이 1.5㎞의 송전탑(345kV)이 설치돼 있다. 이 지역은 산악 지형이기에 송전탑 철거 비용에만 1500억원이 소요된다.

당시 성남시와 성남도시공사는 막대한 비용과 오랜 철거 시간이 소유된다는 이유로 송전탑 이설 대신 존치를 결정했다. 이로 인해 아파트 공급 계약서에 '송전탑은 지중화되지 않고 존치될 예정'이라고 명시해놓았다. 입주예정자들도 이 같은 사안을 사전에 통보 받고 계약을 진행했다.

문제는 이 같은 사실을 통보 받지 못한 입주민들이 송전탑 지중화를 요구하면서 발생됐다. 대지구 입주민 최모 씨는 "분양 초기에 송전탑 이야기는 전혀 듣지 못한 상태로 계약서를 작성했다"며 "이제 와서 지중화 작업은 없으니 민원을 제기한 주민들을 상대로 소송을 거는 시행사가 어디 있냐"고 말했다.

실제 시행사인 성남의뜰이 지난해 11월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A1블록 입주협의회 대표 A씨 등 5명을 강요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이와 관련해 입주민 김 모 씨는 "우린 정당하게 요구할 수 있는 것들을 요구한 것인 뿐인데 그걸 같고 공무집행방해로 소송을 제기한다는 게 과연 공무원이 할 수 있는 조치인지 의문스럽다"며 "개발 사업으로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그걸 자신들의 이익으로 챙기는 건 괜찮고 머리 위에 떠있는 송전탑에서 벗어나게 해달라는 게 잘못된 일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송전탑 지중화 문제는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대장지구 판교풍경채어바니티7단지 입주민 한모 씨는 "송전탑 지중화를 놓고 입주민들이 경기도와 성남시에 민원을 넣고 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시행사와 협의를 통해 해결하라는 답뿐"이라며 "지자체가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기커녕 뒷짐만 지고 있는 상황"며 불만을 토로했다.

◆ "분양 수익금으로 시행사 '성남의뜰'만 배불렸다"…입주민 강한 불만 쏟아져

대장지구 입주민들은 분양 수익이 성남도시개발공사와 민간 사업자가 공동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성남의뜰'로 흘러갔다는 소식을 듣고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판교퍼스트힐푸르지오 입주민 송권일(42)씨는 "입주 당시 인근 동천동의 분양가가 3.3㎡당 1700만~1950만원 이었던 것에 반해 이 단지는 3.3㎡당 2300만원으로 책정됐다"라면서 "분양 수익금이 어디에 사용했기에 대장지구 주민들은 최악의 교통상황에 내몰리고, 과밀 학급 문제 등을 왜 우리가 떠안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2018년 12월 분양된 '판교 더샵 포레스트'의 분양가는 3.3㎡(평) 당 2000만원 대였다. 전용면적 84㎡가 대부분 6억원 후반~7억원 초반대에 공급됐다. A11블록 전용 84㎡ 분양가는 6억 2200만~7억 4730만원, A12블록 전용 84㎡분양가는 6억 2830만~7억 5950만원으로 결정됐다.

판교퍼스트힐푸르지오 인근 G 공인중개 사무소 대표는 "대장지구가 판교와 맞붙은 입지 조건에다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며 땅값과 분양가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크게 올라 비쌌다"며 "1개 블록당 최소 수백억원씩 이익을 남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는 "도시개발법에 따라 출자자가 일부 부지에 대해 직접 아파트사업을 시행할 수 있다"며 "화천대유도 마찬가지이며 5개 블록을 출자자 직접 사용분으로 공급했고 이는 사업협약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ymh753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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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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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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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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