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글로벌 포트폴리오 전략] <4> "헤알화 반등시마다 손절매" 권유도
[편집자] 이 기사는 9월 4일 오후 5시 27분에 프리미엄 뉴스서비스 ‘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우리나라 경제가 저성장·저금리의 패러다임으로 바뀌면서 자산관리에서도 글로벌화가 중요해졌습니다. 뉴스핌은 이런 추세에 맞춰 글로벌 자산관리(GAM: Global Asset Management)에 필요한 전략과 정보를 제공합니다. 보다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국내 유수 금융기관들의 단기(1년 미만), 장기(1년 이상) 글로벌 포트폴리오 전략을 종합해 매월 [뉴스핌GAM]으로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교보생명 (박훈동 광화문노블리에센터장) 삼성생명 (차은주 패밀리오피스 차장) 한화생명 (이명열 FA추진 팀장) (이상 보험사) 신한은행 (김상우 IPS본부장) 씨티은행 (박병탁 WM사업본부장) 우리은행 (곽상일 WM사업단 상무) KEB하나은행 (이형일 PB사업부 본부장) KB국민은행 (김정기 WM사업본부 전무) (이상 은행) 대신증권 (최광철 상품기획부장) 메리츠종금증권 (박태동 글로벌트레이딩 총괄 상무) 미래에셋증권(박건엽 자산배분센터 이사) 한국투자증권 (고창범 상품전략부 차장) 현대증권 (김임규 상품컨설팅센터장) KDB대우증권 (김학균 투자전략부장) NH투자증권 (이창목 리서치센터장) (이상 증권사)
[뉴스핌=우수연 기자] 자산관리 전문가 10중6명이 현 시점에서 브라질 채권의 환매를 추천했다. 환율 추이나 원자재 가격 추이를 고려할 때 브라질 경기상황이 지금보다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에서다.
4일 뉴스핌이 은행·보험·증권사 등 15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9월 글로벌 포트폴리오 전략'설문 결과, 응답기관의 64%가 브라질채권 기존 투자자들에게 적정한 시점에 환매를 권했다.
나머지 36%의 전문가들은 '보유' 전략을 택했다. 환율이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와 이미 손절하기엔 늦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장기투자로 돌입해야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 환율 전저점 '코앞'…만기보유해도 손실 불가피
지난 2일 기준으로 원/헤알 환율은 318원까지 떨어졌다(헤알화 약세). 이는 역사적 전저점인 315원에 매우 근접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전저점을 돌파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지금이라도 부분환매에 들어갈 것을 권고했다.
지난 2014년 6월,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브라질채권 투자붐이 한번 더 일었다. 만일 이때 브라질채권을 매수(원/헤알 450원대)한 투자자들의 현재 수익률(원/헤알 320원 기준)은 대략 -30% 정도다. 환율에서만 40%가 넘는 손실을 입었다.
하지만 연 10%가 넘는 이자를 받았다고 해도, 단기적으로(2017년 만기) 보유해도 환율이 현재 수준에 머문다면 -15% 손실을 보게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재 수준에서 헤알화 가치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이형일 KEB하나은행 PB사업부 본부장은 "브라질에 대한 전망이 워낙 어둡기 때문에 2017년 1월 이전 만기채권은 지금이라도 환매 또는 만기연장(롤오버)를 유도해야한다"며 "중장기적으로 보고 롤오버를 해서 아예 장기로 들고가던지, 아니면 단기적으로는 더 좋은 투자처를 찾아서 일단 환매하는 게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정치·경제적으로 심각한 위기를 맞을 가능성은 낮아보이지만, 브라질의 펀더멘털 개선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환율이 전저점을 하향 돌파하게 된다면 자산가격 회복에 더욱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반면, 기존 투자자들에게 보유하기를 추천한 전문가들은 최근 원화도 위안화를 견제하며 약세폭을 늘리는 만큼, 원/헤알화 환율의 일방적인 하락은 어느정도 일단락 됐다고 분석했다.
박태동 메리츠종금증권 글로벌트레이딩 총괄 상무는 "브라질 상황이 중단기적으로 개선 여지가 보이지는 않지만, 최근 원화 환율 역시 그간의 강세 추세가 끝나고 약세로 접어들면서 원/헤알 환율 하락 리스크는 이전보다 줄어들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 브라질 경기, 비관론 우세…부분 환매 추천
결국 전문가들은 연 10%의 높은 이자에도 불구하고 브라질채권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환율'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같은 헤알화 약세에는 국제 원자재가 하락으로 인한 재정적자 심화, 정치적 불안 등 다양한 요인들이 작용했다.
삼성생명과 우리은행, 한국투자증권 등 다수의 기관들은 기존투자자에게 원/헤알 환율이 반등(헤알화 강세)할 때마다 여러번에 나눠서 환매하는 것이 좋다고 권유했다. 브라질 안팎의 경제 상황을 고려했을 때여건이 쉽게 나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서다.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자원수출을 주로하는 브라질 재정수지 적자폭이 커졌다. 정치적으로도 호세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저치를 기록하고 탄핵에 대한 얘기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해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브라질 국가신용등급을 투자적격등급중 가장 아래 단계까지 강등시켰다(무디스 Baa3, S&P BBB-). 여차하면 브라질국채 신용등급이 '투기등급'까지 낮아질 수 있는 상황.
일부 기관에서도 포트폴리오 구성 차원에서 브라질채권의 보유를 권했으나, '브라질 국가신용등급이 정크(투기등급) 수준까지 하락하지 않는 한' 이라는 단서를 달고 있어 등급 하락시 채권 가격 하락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김임규 현대증권 상품컨설팅 센터장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수출가격도 낮아지면서 브라질의 재정수입이 감소하고 있다"며 "외환보유고액이 넉넉한 편이라 디폴트 가능성은 낮다고 하지만, 하반기까지도 물가상승 압력으로 재정긴축이 이어지면서 경기 전망은 부정적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