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식 등 위험자산 급락 가능성 대비할 것 권고
[뉴스핌=김사헌 기자] 일련의 세금 인상과 재정지출 감축이 동반되는 미국 '재정 절벽(fiscal cliff)' 위험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지만, 미국 금융시장 투자자들은 충분히 이 같은 위험에 대비하지 못한 상태로 판단된다고 대형 펀드운용업체 블랙록(BlackRock)이 경고했다.
12일 블랙록은 보고서를 통해 "연말까지 민주 공화 양당의 합의가 도출되지 않아 재정절벽이 발생할 경우 최대 8070억 달러, 미국 경제 성장의 약 5%가 잠식되는 충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런데 투자자들은 막판에 가서 이 문제가 극적으로 해결될 것이라는 식으로 보고 있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들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를 침체에서 구할 수 있는 통화정책은 이미 거의 대부분 사용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블랙록의 이번 보고서는 "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에 근접해 있고 시장의 변동성은 지나치게 낮은 상태"라면서, "시장이 전혀 재정절벽에 대응할 준비도 되어 있지 않고 마치 추가 양적완화(QE3)가 모든 다른 위험 요인들을 물리쳐줄 것처럼 과신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재정절벽의 위험을 경고한 기관은 블랙록 뿐 아니다. 이미 골드만삭스와 여타 주요 투자은행들도 이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경고해왔다. 또한 국제통화기금(IMF) 총회가 열리는 도쿄에서도 전문가들은 재정절벽이 전 세계 금융시장과 주요국 경제의 중대한 위험 요소라는 지적을 내놓았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미국의 재정절벽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해소되려면 대통령 선거가 끝나야 할 것으로 본다. 하지만 시간이 너무 늦어 합의 도출이 되지 않을 위험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에 블랙록의 전문가들은 재정절벽 위험과 관련해 "스카이다이빙". "번지점프" 그리고 "급제동" 등 3가지 가능한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먼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고 양당 합의가 전혀 불가능한 상태가 되는 경우 시장의 '고소공포증(격렬한 우려)'이 발생하는 경우가 "스카이다이빙" 시나리오다.
"번지점프" 시나리오는 밋 롬니가 대선에 이기고 공화당이 의회를 지배하는 경우인데 이 경우 증세가 중단되고 재정조달 한도가 늘어난 뒤 양당의 예산 합의가 될 때까지 시간을 버는 경우.
마지막으로 "급제동" 상황은 문제가 발생하기 직전에 가까스로 위기 작동이 멈추는 경우인데, 이는 의회가 재정지출 축소에 일부 합의하고 2013년 예산안을 도출해 내는 것을 예상한 것이다.
블랙록의 전문가들은 실질적인 예산안 합의가 이루어진다는 충분한 신호나 특정한 약속이 있기 전에 금융시장의 환영 같은 것은 기대하지 말라면서, 이미 상대적으로 값비싸진 미국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이 급락하는 상황에 대비할 것을 권고했다.
한편, 앞서 미국 의회예산국은 재정절별이 발생할 경우 미국이 심각한 경기 침체를 겪게 되고 2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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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