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경제의 하강 기류가 점차 두드러지는 가운데 자금시장은 금융위기 이전 버블 당시 상황을 연출하고 있어 주목된다.
11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사이 현물출자 채권 발행이 21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이자를 현금 대신 채권으로 상환하는 조건으로 발행되며, 금융위기 이전 성행했던 채권이다.
연초 이후 발행 규모가 60억달러로 집계된 가운데 최근 발행액이 가파르게 늘어난 셈이다.
전반적인 하이일드 본드의 발행 역시 활황을 이루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글로벌 성장률 전망을 2009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뜨렸지만 사상 최저 금리가 지속되면서 하이이드 본드 발행 증가액이 최고치에 달했다고 JP모간은 전했다.
카보트 머니 매니지먼트의 윌리엄 라킨 채권 매니저는 “하이일드 채권 시장에 버블이 몸집을 불리고 있다”며 “경기가 살아나는 과정에 나타나는 현상이라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현재로서는 우려스러워 보인다”고 말했다.
RBS 증권의 에드워드 마리넌 매크로 신용 전략가는 “현물출자 채권 거래가 늘어난다는 것은 채권시장이 매도자 시장이라는 의미”라며 “발행자가 투자자보다 강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금시장의 이상기류는 또 있다. 최근 온라인 서비스 업체 인듀런스 인터내셔널 그룹이 채권자 보호 조항이 없는 커버넌트 라이트 론을 11억2000만달러 규모로 조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신용 평가사 무디스는 JP모간이 지난달 말 매각한 10억달러 규모의 상업용부동산 채권의 신용등급이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했다. 손실에 대한 충당금을 갖추지 않은 만큼 실제 리스크는 등급이 반영하는 것보다 높다는 얘기다.
최근 자금시장 상황은 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와 무관하지 않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에 따르면 미국 회사채 수익률은 지난 3일 3.676%로 최저치를 기록한 후 3.68% 선으로 상승했다.
JP모간의 에릭 벤스타인 애널리스트는 “올해 3분기와 4분기 레버리지가 위기 이전 최고치 수준에 근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IMF는 올해 글로벌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3%로 제시,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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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