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은지 기자] 급격한 재정지출 축소와 세금 인상을 수반하는 '재정절벽(Fiscal Cliff)' 위험이 내년 1월로 다가왔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미트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 양 측 모두 별다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일 CNBC뉴스는 실업률, 재정적자, 이민, 건강보험 개혁, 피임 등에 대해서는 할말이 많은 두사람이 6070억 달러의 세금인상을 수반하는 재정절벽 문제와 관련해서는 웅얼거림 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CNBC는 의회가 모종의 해결 방안을 내놓지 못할 경우 내년 1월 2일 부터 자동적으로 세금인상과 제정삭감이 동시에 이루어져 미국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어마어마할 것으로 예상했다.
비정부기구인 '상식을 추구하는 납세자들(Taxpayers for Common Sense)'의 대표 라이언 알렉산더는 재정절벽이 닥치기 전에 의회가 합의를 도출해 낼 것을 종용하면서 쓸데없는 지출을 삭감하는 방식으로 절약할 수 있는 금액만 2조 달러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는 의회와 대통령이 쓸데없는 논쟁에 앞서 나라를 생각한다면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전 민주당 상원의원 샘 넌도 전날 건강보험 개혁과 관련해 워싱턴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양 측 모두 정치적 전략이 있는 것 같지만 양쪽의 통치 전략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미국 예산관리국 또한 이번달 관련 리포트를 통해 재정절벽이 국가안보와 국내 투자, 근본적인 통치 기능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태의 씨앗은 지난해 여름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 공화당이 채무 한도를 늘리기 위한 합의를 진행하면서 부터 시작됐다.
협상의 일환으로 이들은 향후 10년간 국가 지출을 2.5조 달러 줄이기로 합의했는데 여기에는 슈퍼위원회에 결정 권한이 있는 1.5조 달러도 포함돼 있다.
슈퍼위원회는 미국의 국가부채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도출해내기 위해 2011년 8월 구성된 초당적 기구. 이들이 지난해 11월 합의 도출에 실패함으로써 의무적 재정삭감과 증세를 포함하는 재정절벽이 내년부로 자동 발표되게 됐다.
의회와 백악관이 합의에 이르지 않는 한 수백만명의 노동자가 실업에 처하고 경기가 리세션(경기침체)에 이를 수 있다는 경고가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월가 전문가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최근 지지율 상승세가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의회가 합의를 도출해 내는데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재정절벽의 심각성을 경고하는 이러한 의견들에도 불구, 당장 11월 대통령 선출자가 직면할 가장 큰 경제적 딜레마인 재정절벽과 관련해서는 어쩐일인지 선거운동 기간 중 별로 언급되지 않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과 롬니 후보 모두 이에 대한 의견을 말하고는 있지만 이 문제를 해결할만한 전략은 부재하다는 평.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일요일 라스베거스 고등학교서 있었던 연설에서 "중산층과 노동계층에 부담을 주지 않고도 재정을 삭감할 수 있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면서 "이미 공화당, 민주당과 수조 달러의 재정을 삭감할 수 있는 방안을 구상중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그의 지출 삭감 전략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재정절벽을 이끌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언급을 생략했다.
롬니는 아예 재정절벽의 영향을 경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는 그 자신이 대통령에 선출되는 효과가 어떠한 경제적 불확실성도 극복하기에 충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5월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선출된다면 소비자들과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백악관에 경제성장률을 진작 시킬만한 자신들의 친구가 있다는 데 기뻐할 것"이라며 "리스크를 감내하고, 투자와 고용을 촉진할 만한 경제적 자신감이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상식적인 납세자의 라이언 알렉산더 대표는 양쪽 정당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면서 비효율적이고 쓸데없는 국가재정 2조달러를 안전하게 삭감할 수 있는 리스트를 공개했다.
이들에는 10년간 국가 안보 프로그램에서 6725달러, 농장 지원금과 경작물 보험 1266달러, 1875억 달러의 운송 프로젝트, 9460억 달러 세금 감면 등이 포함돼 있다.
알렉산더는 "일부 유권자들을 돌아서게 할만한 단호한 결정과 고통 없이 재정절벽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파이낸셜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양 후보가 단기적인 결정보다는 큰 그림을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이은지 기자 (sopresciou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