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한국 배터리 산업의 위기 진단과 극복 전략'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전기차 보조금 축소로 위축이 예상되는 미국 시장에서 '엔켐'의 전해액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2일 엔켐은 시장 변동에도 불구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신수요에 대응해 북미 입지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산업연구원은 미국 전기차 구매세액공제(30D) 폐지로 판매 둔화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하면서도, OBBBA가 중국 공급망을 배제하고 ESS가 지원 대상으로 남아 있어 국내 배터리 기업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엔켐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현지 공급망 안정화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21년 한국 기업 최초로 미국 조지아에 전해액 공장을 설립해 2023년부터 본격 공급을 시작했으며, 유통기한이 짧은 전해액 특성상 조지아·켄터키 등 인근 배터리 공장에 안정적 납품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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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공장 전경. [사진=엔켐] |
엔켐은 현재 미국에 유일한 조지아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15만 톤의 생산능력에서 내년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인디애나 공장 신설 등 북미 시장에서 지속적인 확장정책을 기조로 삼고 있다. 전해액 뿐 아니라, 배터리와 전해액 제조과정에서 필수 요소인 NMP를 정제하는 공장 설비를 구축해 R-NMP 사업도 진행하고 있어, 주요 배터리 사에 공급하고 있다.
엔켐에 따르면 미국의 OBBBA(One Big Beautiful Bill Act) 주요 내용으로 중국산 원재료 허용 비중을 단계별로 축소하게 되어, 중국의 최상위 전해액 기업인 틴츠(Tinci)와 캡켐(Capchem)의 대미 시장점유율 저하가 불가피하다. 최근, ESS용 LFP 배터리 수주 계약에서 글로벌 1위 배터리 기업 CATL이 배제되면서 배터리의 핵심소재인 전해액도 중국의 점유율 감소세로 반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엔켐 미국법인은 지난해 북미 빅3 고객사와의 거래를 통해 매출이 2230억 원으로 급증하며, 북미 전해액 시장 약 50% 이상으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 배제 기조로 시장점유율 강세 흐름은 더욱 공고화해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북미 소재 배터리 기업은 IRA 법안 개정에 따라 북미내 전기차 위주의 사업에서 ESS로 다변화하고 있다. 이는 '30D' 즉, 전기차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7500달러 보조금 조항이 오는 30일에 조기 종료,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비하여 전기차 배터리 제조 설비를 ESS 설비로 재구축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엔켐은 전기차(EV)용 이외에도 ESS용 배터리에 전해액을 공급하는 포트폴리오 다변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이에 '엔켐 아메리카'는 첨단제조세액공제(AMPC)를 수혜를 받아, 2023년과 2024년 AMPC 수령액이 2025년 반기보고서에 최초로 수익으로 인식되었다. AMPC 혜택은 2031년 종료시까지 적용된다. 2021년 설립 이후, 엔켐 아메리카는 2025년 반기보고서 기준 부채비율 약 80%를 기록하고, 2025년 반기보고서 기준 11%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엔켐 관계자는 "한미정상회담 이후 북미 전해액 시장 확대 기조가 더욱 뚜렷해 지고 있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생산능력과 공급망을 강화해 글로벌 고객사의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를 넘어 ESS 분야까지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기반으로 북미 시장에서 확실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고 덧붙였다.
nylee5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