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오피니언 외부칼럼

속보

더보기

[기고] 도파밍과 테크 디톡스

기사입력 : 2023년11월20일 08:33

최종수정 : 2023년11월20일 09:34

하민회 이미지21대표(코가로보틱스 마케팅자문)

"도파민 도는 일 뭐 없을까? " 자극이 일상을 잠식했다.

책 <트렌드 코리아 2024>는 2024년 10대 소비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로 '도파밍'을 꼽았다. 도파밍은 새롭고 재미난 일을 경험할 때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Dopamine)과 게임에서 수확물을 모으는 것을 뜻하는 파밍(farming)을 결합한 용어로 도파민을 분출시키는 아이템을 모으듯 재밌는 일에서 잠시도 떨어지지 않으려는 소비행태를 말한다. 쉽게 말해 자발적인 도파민 중독의 추구인 셈이다.

디지털 환경이 본격화되면서 '도파민 중독'이 자주 거론된다. 도파민은 뇌의 중추신경계에서 활동하는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로 특정행동을 할 때 몸이 스스로 주는 보상처럼 분비된다. 주로 즐거운 경험, 새로운 정보획득, 자연적인 보상, 목표달성 등의 행위를 했을 때 도파민이 분비되어 쾌락을 느끼게 되는데 사람은 보다 강한 쾌락을 위해 도파민이 분비되는 행위를 반복 지속하게 된다. 도파민 중독이란 이렇게 '자극을 부르는 행위에 중독'되는 것을 뜻한다.

디지털 환경은 시각과 청각을 쉼 없이 자극한다. 다양한 주제와 형태의 자극적인 콘텐츠는 물론 SNS 업데이트, 동영상 플랫폼의 무한한 스크롤, 게임의 보상 시스템 같은 신속하고 강력한 보상을 자극한다. 클릭을 한번 한 뒤 손가락을 위로 올리기만 했을 뿐인데 알고리즘에 맞춰진 영상이 계속 나온다. 어 하다 '쇼츠 릴스 지옥'에 빠지기 일쑤다.

하민회 이미지21 대표.

<트렌드 코리아 2024>의 저자 김난도 교수는 엉뚱, 기발하고 지극히 무의미하지만 자극적인 일이 주목을 끄는 '역대급 도파민'이 매번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며 이런 현상의 주요 요인으로 자극적인 숏폼 콘텐츠의 범람을 꼽았다.

숏폼(short form)은 60초 이하의 짧은 동영상으로 유튜브의 숏츠(shorts), 인스타그램의 릴스(reels), 틱톡(tik-tok) 등이 있다. 워낙 짧고 단순해서 별거 아닌 듯 보이지만 숏츠는 뇌의 즉각 보상 회로를 강하게 자극하는 위험한 콘텐츠다.

사람들은 오래 기다려 큰 보상을 받기보다는 당장 눈앞의 보상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뇌가 느끼는 보상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 불확실성이 줄어드는 과정에 더 많은 도파민이 분비된다. 음식을 먹을 때보다 기다릴 때가 더 즐겁고, 커플의 성사여부가 모호한 연애 프로그램에 눈을 떼지 못하는 이유기도 하다. 

짧아서 끝이 뻔한 숏폼은 '즉각 보상의 집약체'다. 뇌과학자 장동선 박사는 숏폼은 디지털 마약이라 불릴 정도로 중독성이 강하다며 자극에 내성이 생겨 이른바 쎈 정보에만 반응하게 되는 '팝콘 브레인 현상'을 일으킬 수 있음을 경고했다.

영화 한 편을 보는 것보다 유튜브 영상 10분 보는 편이 더 흥미롭고, 그보다 결론이 있는 3분짜리 숏폼을 선호한다면 도파민 중독을 의심해볼 만하다. 더욱이 영상 재생 속도는 1.5배속으로, 태블릿 PC와 스마트폰을 동시에 돌리는 듀얼 시스템에 단짠 단짠 음식을 선호하고 나른 할 때 마다 커피를 거침없이 들이붓고 있다면? 도파민 중독, 거의 확실하다.

그렇다면 자극의 쓰나미, 디지털 환경로부터 벗어날 방법은 없는 걸까?

최근 Z세대 중심으로 불고 있는 '테크 디톡스(detox·해독)'를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첨단 IT 기기 사용을 줄이고 스마트폰 대신 피처폰을 사용하는가 하면 SNS로부터 멀어지자는 운동도 벌인다.

과거 막연하게 며칠간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고 심신의 힐링을 추구했던 것과는 달리 테크 디톡스는 현실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비슷한 생각을 가진 이들과 연대해 재미와 가치를 확산시키고자 한다.

피처폰, 알림 없는 전자종이 태블릿 같은 테크 디톡스 기기는 다양한 작업을 동시에 처리하는 멀티 태스킹이 불가능한 덕에 산만함을 없애고 집중력과 사고력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미국과 핀란드의 피처폰 업체는 올해 25~30% 매출증가를 예상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중고 거래 앱에서 피처폰 검색이 전년 동기 대비 177% 늘었다.

뉴욕 브루클린의 10대들의 정기 모임인 '러다이트 클럽'. 테크 기기와 SNS에서 벗어나길 원하는 이들은 매주 공원에서 만나 소설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며 시간을 보낸다. 뉴욕타임지에 의하면 이들 대부분은 폴더폰을 쓰며, 타인과 함께 있을 땐 전화기를 꺼내지 않는 규칙을 지킨다.

영국에서는 디지털 디톡스 단체 '타임 투 로그오프'가 6월 넷째 주 일요일을 '코드 뽑는 날'로 정하고, 24시간 동안 디지털 기기와 소셜미디어를 멀리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국내의 한 독립서점에서도 스마트폰을 끄고 읽기와 토론에 집중하는 독서모임을 진행 중이다.

본격 AI시대가 열리고 있는 요즘, 디지털 환경에서 태어나 온몸으로 첨단 기술을 체득한 Z세대가 테크 디톡스에 앞장서고 있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글로벌 홍보 회사 덴쓰 이지스 네트워크에 의하면 2020년 22국 Z세대 5000여명을 대상의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31%는 SNS 이용 시간을 줄였고, 17%는 계정을 없앴다. 또 응답자 58%는 테크 기업의 데이터 활용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과학저널리스트인 캐서린 프린스는 <How to Break Up with Your Phone>에서 "디지털 디톡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스마트폰과 건강한 관계를 만드는 것"이라 한다.

어차피 스마트폰을 버리거나 디지털 기술로부터 도피가 불가능하다면 자신에게 적절한 디지털기기 사용습관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우선, 자신의 디지털기기 사용습관을 정확하게 파악해보자. ▲하루 동안 얼마나 어떤 용도로 기기를 사용하고 있는지 ▲취침 전후 습관적으로 생각없이 숏폼이나 영상을 보고 있는 건 아닌지 ▲SNS에 즉각 반응하며 이로 인해 기분이 좌우되지는 않는지 ▲피로감을 느끼면서도 기기를 떼어 놓지 못하는 건 아닌지 확인해본다.

그리고 최대한 피로감을 느끼거나 집중력이 방해받지 않도록 ▲사용시간을 제한하고 ▲주말, 취침,운동, 휴식 시에 기기를 떼어놓고 ▲선택한 콘텐츠를 의도적으로 소비하고 ▲가능한 적극적인 대면소통과 신체활동을 하도록 해보자.

자극 많고 유혹 많은 디지털 시대, 현명한 판단과 절제된 습관으로 스스로를 지키는 일이야 말로 최우선 역량이다.

◇하민회 이미지21대표(코가로보틱스 마케팅자문) =△경영 컨설턴트, AI전략전문가△ ㈜이미지21대표, 코가로보틱스 마케팅자문△경영학 박사 (HRD)△서울과학종합대학원 인공지능전략 석사△핀란드 ALTO 대학 MBA △상명대예술경영대학원 비주얼 저널리즘 석사 △한국외대 및 교육대학원 졸업 △경제지 및 전문지 칼럼니스트 △SERI CEO 이미지리더십 패널 △KBS, TBS, OBS, CBS 등 방송 패널 △YouTube <책사이> 진행 중 △저서: 쏘셜력 날개를 달다 (2016), 위미니지먼트로 경쟁하라(2008), 이미지리더십(2005), 포토에세이 바라나시 (2007) 등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트럼프 주니어, 내주 방한…정용진 초청 [서울=뉴스핌] 남라다 조민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다음주 한국을 방문한다. 이는 사이가 각별하다고 알려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23일 재계 등에 따르면 트럼프 주니어는 다음주 중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그는 방한 후 정용진 회장 등 재계 인사들을 만나 트럼프 정부와 가교 역할을 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지난 18일(현지시간) 워싱턴을 찾은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가운데)이 트럼프 주니어(왼쪽)와 만나 부인 한지희씨(오른쪽)를 소개 후 반갑게 사진을 찍었다. [사진=신세계그룹] 트럼프 주니어의 초청은 '절친'으로 알려진 정용진 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한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유예했지만,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수출기업과 유관 단체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정 회장이 지난주 미국을 찾아 트럼프 주니어와 만나 한국 기업들의 우려를 전달하며 방한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다음 주, 트럼프 주니어가 정용진 회장 초청으로 방한해 국내 주요 기업 인사를 만날 예정"이라며 "일정하고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mkyo@newspim.com 2025-04-23 16:49
사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사건 전합 회부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한 대법원이 22일 곧바로 심리에 들어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전합)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이 전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 첫 합의기일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대장동 배임 및 성남FC 뇌물 혐의' 1심 속행 공판에 출석 하고 있다. 2025.04.22 leemario@newspim.com 앞서 대법원은 이날 오전 이 전 대표 사건 2부에 배당하고 주심으로 박영재 대법관을 지정했다. 하지만 이후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 전 대표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했고, 첫 합의기일도 열리게 됐다. 전합은 종전의 판례를 바꾸는 등 사회적 파장이 큰 중요 사건을 다룬다. 대법원장이 직접 재판장을 맡고, 법원행정처장을 겸임하는 대법관을 제외한 나머지 대법관 12명 등 총 13명으로 구성된다. 단 이번 사건에선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맡고 있는 노태악 대법관이 회피신청을 했다. 이에 이 사건은 조 대법원장과 나머지 대법관 11명 등 총 12명이 심리할 전망이다. 이 전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 전합에 회부되면서, 이 전 대표는 2020년에 이어 두 번째 전합 판단을 받게 됐다. 이 전 대표는 2016년 6월 성남시장으로 있으면서 보건소장, 정신과 전문의 등에게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도록 지시하고,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TV토론회 등에서 친형을 강제 입원시키도록 지시한 적이 없다는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2심에선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2020년 7월 전합은 이 전 대표 사건을 7(파기환송)대 5(상고기각)로 무죄 취지 파기환송했고, 이후 파기환송심에서 무죄가 나온 뒤 그대로 확정됐다. 대법원이 본격적인 심리 절차에 들어가면서 이 전 대표 사건 선고 시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공직선거법 사건은 '6·3·3원칙(1심 6개월, 2·3심 3개월)'을 준용하게 돼 있기 때문에 원칙대로라면 오는 6월 26일까지 선고가 나와야 한다. 하지만 같은 달 3일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고 이 전 대표가 유력 후보로 꼽히는 만큼, 이전에 결론이 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대장동 개발사업의 핵심 실무자였던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 및 백현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전 대표는 1심은 이 전 대표가 방송 인터뷰에서 "해외 출장 중 김문기와 골프를 치지 않았다"고 한 부분과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토부 요구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을 해준 것"이라는 취지로 말한 부분이 허위사실에 해당한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해당 발언들이 모두 허위사실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1심 판단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법원의 판단은 피고인의 발언에 대한 일반 선거인들의 생각과 너무나도 괴리된 경험칙과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판단으로 공직선거법의 허위사실공표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며 상고를 제기했다. hyun9@newspim.com 2025-04-22 15:2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