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사업 부문 AI 도입으로 ROE 향상
IPO·M&A··· AI 간접 수혜 기대
이 기사는 2월 20일 오전 12시40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스탠리 드러켄밀러가 2025년 4분기 신규 편입한 종목 가운데 눈에 띄는 이름은 단연 골드만 삭스(GS)다.
이는 그가 2025년 중반 이후 점차 금융 포지션을 늘려온 흐름의 연장선으로도 읽힌다. 앞서 몇 분기에 걸쳐 그는 소비자 신용에 상대적으로 크게 노출된 캐피털 원을 정리하고, 씨티그룹과 금융 섹터 ETF에 새로 베팅했다. 신용 사이클의 가장 나쁜 구간을 이미 통과했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4분기 골드만 삭스 신규 매입은 이 같은 기조를 보다 공격적으로 확대한 결정이다.
골드만 삭스의 최근 실적과 전략 변화가 드러켄밀러의 신규 매수와 무관하지 않다는 데 월가는 한 목소리를 낸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골드만 삭스는 2025년 3분기 은행·마켓(Banking & Markets)과 자산·자산운용(Asset & Wealth Management) 부문이 모두 두 자릿수 매출 증가를 기록하며 시장 기대를 웃도는 성적을 냈다고 발표했다.
전통적인 FICC(채권, 외환, 상품)와 주식 트레이딩, 투자은행(IB) 수수료 수익뿐 아니라 자산운용 사업 부문의 수탁고 증가와 수수료 기반 수익 확대가 눈길을 끌었다. 이는 2020년대 초반 소매금융·소비자 대출 사업 부문의 확장 시도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자 다시 본래의 강점인 자본시장·자산운용 중심으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골드만 삭스는 동시에 내부 업무 프로세스와 리스크 관리, 전자 트레이딩 및 마켓 메이킹, 리서치·자산운용 전반에 AI 기반 자동화와 분석 시스템을 깊게 도입하고 있다. 업체는 최근 몇 분기 동안 AI 기반의 효율화가 비용 구조 개선과 리스크 관리 고도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해 왔으며, 이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수익 변동성을 줄이는 한편 마진을 높이는 데 목표로 두고 있다.
AI 도입이 단기 고정 비용 상승으로 나타나는 테크 기업들과 달리, 골드만 삭스의 AI 투자는 비교적 적은 설비 투자로 인건비와 운영비 절감 효과를 노리는 성격이 강하다.
더 큰 그림에서 보면, 골드만 삭스는 AI 붐에 따른 자본시장 활성화의 직접적인 수혜주이기도 하다. 골드만 삭스 리서치에 따르면, 2026년 AI 관련 설비투자 규모는 5000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고, 이는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전력 인프라뿐 아니라 자금 조달과 인수합병(M&A), 구조조정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IB의 딜 파이프라인과 수수료 풀은 구조적으로 확대될 수 있고, 골드만 삭스는 여전히 기업공개(IPO)와 주식·채권 발행, 대형 M&A 자문 시장에서 최상위 점유율을 유지하는 대표 주자다.
드러켄밀러 입장에서 골드만 삭스는 AI 붐의 간접 수혜주이면서, 자체적으로도 AI 생산성 향상을 통해 ROE(자기자본이익률)를 끌어올릴 수 있는 금융 플랫폼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크다. 메타 플랫폼스에서 회수한 자본 일부를 골드만으로 옮긴 것은 고밸류 테크 플랫폼의 사이클 후반 리스크를 줄이는 대신 밸류에이션이 상대적으로 합리적이고 AI 및 금융 사이클의 교집합에 있는 종목의 비중을 높이는 의미를 갖는다.
주요 외신과 투자은행(IB) 업계는 골드만 삭스의 투자 매력을 세 가지 축으로 설명한다. 먼저, 비즈니스 믹스의 재정렬이다. 2020년대 초반 소매금융 실험의 후유증을 털어내고, 다시 자본시장과 자산·자산운용에 집중하면서 수익 구조는 한층 덜 변덕스럽고, 자본 효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2025년 3분기 실적에서 드러난 것처럼 은행 및 마켓과 자산·자산운용 부문이 동시에 호조를 보이면서 ROE 개선 여지가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둘째, AI와 디지털 전환을 활용한 비용 구조 개선과 리스크 관리 고도화다. 골드만 삭스는 사내 거래 시스템과 리스크 엔진, 데이터 분석, 리서치 작성, 고객 보고 및 마케팅 자료 제작 등 다양한 영역에 AI를 도입하고 있다.
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직원 1인당 처리량 증가와 오류 감소, 리스크 관리 개선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골드만 삭스 리서치는 AI가 전사적으로 도입될 경우 금융업을 포함한 광범위한 산업에서 노동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마진을 개선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또 AI 생산성 수혜주 그룹의 주가가 아직 실적 개선 속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셋째, 밸류에이션과 규제 리스크의 균형이다. 골드만 삭스에 대한 투자 논의에서 빠지지 않는 리스크는 여전히 규제 환경과 자본요건 강화 가능성이다. 글로벌 은행 규제는 주기적으로 강화되는 경향이 있고, 미국 내 정치와 여론 환경도 월가 대형은행에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다만, AI 인프라 기업이나 메가캡 테크와 비교할 때 골드만 삭스의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시장 평균 수준이거나 소폭 할증된 정도에 그친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결합한 총 주주환원도 매력적이라는 평가가 다수다.
향후 주가 전망을 가르는 변수는 두 가지로 압축된다. AI 관련 자본시장 거래량과 자산운용 수탁고 증가세가 얼마나 지속되는지, 그리고 AI 도입을 통한 비용 효율화와 ROE 개선이 어느 정도 속도로 가시화되는지에 주가 향방이 달려 있다는 얘기다.
골드만 삭스는 이미 AI 투자 2단계에서 생산성 수혜주와 플랫폼주를 강조하는 보고서를 통해 AI 붐이 특정 반도체와 클라우드 기업을 넘어 더 넓은 섹터로 확산되는 시나리오를 제시한 바 있다. 드러켄밀러의 이번 신규 매수는 이 같은 그림의 수혜를 누릴 대표적인 금융주로 골드만 삭스를 지목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드러켄밀러의 13F는 AI 투자 전략이 지난 2023~2024년 단순히 '엔비디아와 메가캡 테크를 사라'는 구호에서 점점 더 정교하게 구분되는 단계로 접어든 사실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그는 AI 인프라 공급자와 AI 플랫폼, 그리고 궁극적으로 AI 생산성 수혜주라는 세 겹의 동심원을 모두 의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초기에는 투자가 GPU와 칩, 클라우드 인프라에 집중했다면 이제 해당 인프라를 활용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할 수 있는 플랫폼 기업과 AI 도입으로 고비용 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전통 산업 기업들까지 눈을 돌린 것.
플랫폼 내에서 AI 설비투자와 현금 창출 능력, 규제 및 정치 리스크, 밸류에이션 사이의 균형을 보다 면밀하게 따지는 모습도 포착됐다.
메타 플랫폼스의 경우 콘텐츠와 독점, 개인 정보 보호 등 굵직한 쟁점에 대한 규제 리스크가 크고 광고 사이클에 대한 민감도 역시 상대적으로 큰 업체다. AWS 성장이 다시 속도를 내는 아마존과 검색 및 유튜브 현금 창출력에 클라우드와 AI 인프라까지 겸비한 알파벳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shhw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