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평가원, 경찰청 의뢰받아 미래 경찰 조직 연구
보이스피싱예방과·범죄감정과 등 신설 제안
경찰 "중장기 전략 필요…현재 조직 개편 논의 진행 안해"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기술 발전 등 미래 치안환경 변화에 대비해 경찰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수사 전담인 현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더해 범죄예방·사회적 약자·교통을 담당하는 국민안심본부 등을 만들어야 한다는 제안이다.
26일 한국평가원이 경찰청 연구 의뢰를 받아 작성한 '치안환경 변화에 따른 미래경찰 조직 설계 및 적정 예산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팀은 경찰 조직을 5본부 체제로 개편하고 새로운 과도 신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과학기술 발전 및 치안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경찰의 조직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경찰청 연구 용역을 받아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관련 연구를 했다.
연구팀은 2030년을 목표시점 기준으로 잡고 미래 경찰 조직은 5본부 체제여야 한다고 제시했다. 5본부는 ▲경찰기획본부 ▲국민안심본부 ▲국가위기관리본부 ▲경찰미래본부 ▲국수본 등이다. 현재 경찰청은 경찰청장을 중심으로 1차장 1본부 9국 10관 체제다.
경찰기획본부 안에는 기획조정국, 경찰인재국, 경찰복지국, 인권소통국이 들어간다. 국민안심본부에는 범죄예방국, 여성청소년국, 노인장애인국, 교통국을 둔다. 국가위기관리본부에는 경비국, 정보국, 외사국이 배치된다. 경찰미래본부는 정보화장비국, 치안빅데이터국, 미래기술국 등이 소속된다. 국수본은 수사지원국, 수사국, 형사국, 사이버수사국, 안보수사국, 과학수사국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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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한국평가원은 치안 환경 변화에 대응하려면 경찰 조직을 5본부 체제로 개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자료=한국평가원] 2022.04.26 ace@newspim.com |
연구팀은 새로운 과를 만들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국민안심본부 내 보이스피싱예방과와 드론 및 하늘 위 교통 수단 발전에 따른 스카이경찰과가 대표적이다. 국가위기관리본부 내 대테러과 및 우주항공과, 국수본 내 범죄감정과 신설도 제시했다.
연구팀은 "국민이 피해를 많이 보는 보이스피싱을 전면 방지하기 위해 보이스피싱예방과를 설치해야 한다"며 "수사 관련 감정의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중시되고 미래과학기술 발전에 따라 보다 정밀한 감정을 위해 범죄감정과를 신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찰청은 이번 보고서를 미래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경찰 조직 개편 방안을 마련하는 데 참고할 예정이다. 경찰청은 현재 미래 치안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중장기 전략이 필요하다고 보고 미래 경찰비전을 논의하고 있다. 전문가 대내외 논의와 함께 연구용역 등을 집대성한 미래 경찰비전 수립을 추진하는 것.
다만 경찰청은 이번 보고서 내용은 여러 방안 중 하나일 뿐 확정 안도 아니며 공식적으로 조직 개편을 검토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을 둘러싼 환경이 계속 변하고 있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연구 차원에서 한 것"이라며 "(연구팀 제안을) 바로 정책에 바로 반영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상황에서 경찰 조직 개편 논의는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