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바이오·전력·로봇으로 테마 확산 전망
AI 버블·금리 변수엔 "변동성 확대 경계"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이 올해 국내 증시를 이끌 주도 테마로 '반도체'를 지목했다. 다만 인공지능(AI) 버블 논란과 물가·금리 변수에 따른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는 경계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1일 뉴스핌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5명에게 2026년 국내 증시 주도 테마를 물은 결과, 대부분이 반도체를 핵심 축으로 꼽았다. 글로벌 AI 투자 확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조선, 제약·바이오, 증권, 전력·로봇 등으로 테마가 확산할 것이란 전망이 함께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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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 중심으로 조선·바이오·전력까지 테마 확산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유력한 주도 테마로 반도체, 조선, 제약·바이오를 꼽았다. 그는 반도체에 대해 국내 증시 내에서 이익 증가율 전망치가 가장 높은 섹터로, 주도주 역할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조선업은 미국과의 협력 관계가 유지될 경우 수주와 매출 증가 모멘텀이 강한 업종으로 평가했고, 제약·바이오는 매출 증가와 수익성 개선 기대가 높은 섹터로 부각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2026년 국내 증시 강세장의 중심에 반도체 업종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AI 투자와 수익화 과정에서 국내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수요 확대가 지속되고 있으며, AI 밸류체인 내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입지가 내년에도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노 센터장은 "2025년 코스피에서 외국인 순매수가 강하지 않았는데, 최근 AI 버블론이 진정되고 원화 약세가 완화되면서 다시 외국인 순매수가 강해질 수 있다"며 "외국인 순매수 확대 시 대형주가 수혜를 받는다는 점에서 반도체 업종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를 최우선 테마로 제시하며 빅테크의 올해 설비투자(CAPEX)가 높은 기저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DRAM과 NAND 수요 증가, 특히 SSD 수요 강세가 전체 수요 확대를 견인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수익성과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로 기업 간 주가 차별화가 본격화될 가능성도 함께 짚었다.
박 센터장은 조선업에 대해서는 군함과 LNG운반선(LNGC)을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전 세계 노후 군함 교체 수요와 LNGC 발주 확대가 중장기 실적 가시성을 높일 것이란 설명이다. 이와 함께 증권업종 역시 대형사를 중심으로 이익 성장과 주주환원 확대에 따른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기대되는 테마로 언급됐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선호 업종으로 반도체를 비롯한 전력, 로봇 등을 꼽았다. AI 투자 확대로 전력 부족 문제가 부각되는 가운데 전력기기 수출 확대와 원전 관련 투자 모멘텀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로봇 분야에서는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양산과 글로벌 피지컬 AI 경쟁이 본격화되며 관련 산업이 주목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도 섹터로 AI 인프라 투자 수혜 업종과 미국 정책 모멘텀을 보유한 한국 강점 산업을 제시했다. 그는 AI CAPEX 사이클이 2026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반도체, 원전, 전력기기 업종의 주가 상승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아울러 AI 사이클 확산에 따라 자동차·로봇 등 피지컬 AI, 에너지저장장치(ESS) 관련 2차전지, AI 소프트웨어 업종도 재조명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조 센터장은 미국과 한국의 정책 모멘텀이 지속될 경우 조선과 방산 등 기존 주도주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상법·세법 개정에 따른 지주사의 자회사 공개매수, 인수합병(M&A) 관련 제도 변화 역시 투자 기회로 평가했다. 이와 함께 정부 주도의 모태펀드와 국민성장펀드 자금이 AI·바이오·반도체·모빌리티 등 신성장 산업으로 집행될 예정인 만큼 코스피 대비 괴리가 확대된 코스닥 시장에도 기회 요인이 있다는 분석이다.

◆ "AI 버블·금리 변수 경계해야"…변동성 확대 가능성
센터장들은 올해 주요 리스크로 AI 버블 논란 재부상 가능성을 지목했다. 노 센터장은 "AI 버블론의 핵심은 과도한 투자 대비 수익성에 있다"며 "AI CAPEX를 주도하는 주요 기업의 회사채 금리와 CDS 프리미엄 움직임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AI 투자 주도 기업들의 자금 조달 여건과 수익성 악화 신호를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 센터장 역시 AI 생태계의 불확실성 주요 변수로 꼽았다. 그는 "AI 생태계가 어떤 방식으로 성장할지 모르는 부분이 많다는 점이 가장 큰 리스크"라며 "함부로 판단하지 말고 산업의 진화 방향을 면밀히 꾸준하게 살핌으로써 판단 오류 가능성을 최대한 낮춰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변수로는 미국 인플레이션을 언급하며 "미국 연방준비제도 금리인하가 중단되면 중소형주나 재정건전성이 낮은 기업들의 주가 하락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짚었다.
이 센터장은 "미국 빅테크의 호실적을 기반으로 한 AI 투자 사이클이 현재 강세장의 본질이다"며 "관련 기업의 부채 위험이나 유동성 고갈이 가장 큰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의 3대 하이퍼스케일러들은 과소투자의 위험이 과대투자의 위험보다 큰 상황이므로 내년에도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개인 투자자 전략에 대해서는 대형주와 실적 중심 접근이 유효하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황 센터장은 올해 상반기 대형주와 성장주가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하반기에는 배당 성장과 총주주환원율이 높은 가치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노 센터장도 "반도체 중심으로 강세장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코스닥보다는 코스피가 우호적으로 전망된다"며 "개인투자자들이 코스닥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코스닥은 바이오와 2차전지 비중이 높아 2025~2026년 강세장 테마와는 살짝 거리가 있다고 판단된다. 대형 반도체 중심으로 투자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 센터장은 "2026년 코스피는 2025년의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AI CAPEX 투자 사이클이 지속될 것이고, 이에 따른 반도체 등 관련 국내 산업 수혜도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2026년 코스피 기업 이익 전망치 상향 흐름은 이를 반영한 것"이라며 "1분기 중 누적 관세 영향과 대법원 관세 판결 우려 등으로 인한 변동성 확대가 예상되는데, 이에 흔들리지 않고 매수 관점을 유지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kgml925@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