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관련주 강세...우리기술투자 10월 39%↑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가상화폐가 강세장을 연출하면서 국내 증시도 들썩이고 있다. 비트코인이 5개월 만에 7000만 원을 돌파하는 등 가상화폐의 가파른 상승세에 거래소 투자사 등 관련주들의 몸값도 치솟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 우리기술투자 주가는 전날 대비 22.8% 올랐다. 이를 포함 이달 상승폭이 39.1%다.
뿐만 아니다. 게임빌은 10월 들어 47.0% 뛰었다. 같은 기간 바른손과 에이티넘인베스트, 위지트, 비덴트 그리고 한화투자증권은 각각 33.1%, 27.3%, 14.6%, 10.9%, 10.6% 각각 상승했다.
우리기술투자와 한화투자증권은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의 주주고, 비덴트는 빗썸코리아의 주주다. 바른손은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지분을, 위지트는 자회사를 통해 빗썸코리아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게임빌은 코인원의 주주이며, SBI인베스트먼트와 에이티넘인베스트는 각각 빗썸과 두나무에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자료=셔터스톡] |
최근 비트코인 가격 급등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비트코인 ETF가 승인되면 기관투자자들의 투자가 쉬워지기 때문에 가상화폐 시장에는 호재다. 시장에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조만간 비트코인 ETF를 승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SEC가 이르면 이달 내 4개의 비트코인 ETF를 승인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이 비트코인 ETF 관련 긍정적인 발언을 한 때문인데, 그는 지난주 의회 청문회에서 "비트코인을 금지할 생각이 없다"며 "비트코인 ETF를 해당부서가 검토하고 있고, 검토가 끝나는 대로 승인절차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발키리 인베스트먼트가 지난 13일 비트코인 선물 ETF 안내서를 업데이트하고 종목명에 BTF를 추가했다는 소식 등도 전해졌다.
이번 주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5월 이후 처음으로 5만8000달러를 돌파했다. 올 7월 말 3만 달러가 채 안 됐던 것을 감안하면, 두 달여 만에 90% 이상 급등한 것이다.
인플레이션 헤지(hedge) 목적도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 급등에 한몫하고 있다. 미국 달러화에서 탈동조화(디커플링)된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투자자들에게 금의 대체제로 떠오르며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이 다시 랠리를 재개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라며 인플레 헤지, 제도권 편입 그리고 새로운 수요처 증가를 꼽았다.
우선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수단으로서의 매력이 재부각됐다. 비록 역사는 짧지만 비트코인 가격은 인플레 국면에서 가격이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로는 제도권 편입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졌다. 비트코인에 대한 거래 및 채굴 금지를 내세운 중국과 달리 미국은 비트코인에 대한 거래 금지 움직임은 없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수요처의 등장이다. 지난해 하반기 스퀘어와 트위터, 지난 연말과 올해 초 테슬라가 새로운 수요처로 등장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한 바 있다. 특히, 테슬라의 파급력은 컸다. 최근에는 엘살바도르가 자국 법정화폐로 비트코인을 도입한 데 이어 브라질에서도 자국 내 거래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수용하는 법안이 표결을 거쳐 하원에 상정됐다. 브라질은 이미 비트코인 ETF 를 상장한 국가 중 하나다. 비트코인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던 조지 소로스가 최근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대훈 연구원은 "이처럼 새로운 수요처는 계속해서 늘고 있는 추세"라며 "결국 향후에도 인플레 헤지, 제도권 편입 및 새로운 수요처 증가가 있어야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 현재까지의 상황은 긍정적"이라고 봤다.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