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를 지낸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부회장은 7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에 대해 25% 관세 인상을 발표한 데 대해 "실망스럽다"면서도 "아직 게임이 끝난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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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부회장. [ASPI 사이트 캡처] |
커틀러 부회장은 이날 언론에 배포한 자료에서 "대통령이 우리의 가장 긴밀한 두 동맹인 일본과 한국에 25% 관세 인상을 발표한 것은 유감"이라며 "이 발표는 다른 나라들에게도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메시지를 던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이번 조치는 한일 양국이 협상에서 줄곧 요구해 온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자동차·자동차 부품 관세 완화 가능성에 선을 긋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국과 일본에 보낸 서한에서 당초 7월 9일부터 예정됐던 상호 관세 부과를 8월 1일로 연기하면서 협상을 통한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상호 관세가 품목별 관세와는 별도로 부과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커틀러 부회장은 "양국은 미국과 경제 안보 분야에서 긴밀한 파트너였고, 조선, 반도체, 핵심 광물과 에너지 협력 등에서 미국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 많다"며 "양국 기업들은 최근 몇 년간 미국에 상당한 제조업 투자를 해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사회에 혜택을 주었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과 일본이 소고기, 돼지고기, 의료 기기, 항공기 등 미국의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에 중요한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의 경우에는 특히 이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대부분의 대미 관세가 '0'이기 때문에 인도나 베트남과 달리 미국에 제안할 카드가 적고, 새 정부 출범 직후여서 협상을 준비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다만 커틀러 부회장은 "실망스러운 발표이지만, 8월 1일 추가 관세가 발효되기 전까지 협상에서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미국은 두 동맹국과의 오랜 경제 협력 관계와 상호 이익을 고려해 보다 유연한 자세로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