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과 중국이 18일(현지시간) 미 알래스카에서 고위급 회담을 했다. 양측은 인권문제 등을 놓고 날카로운 언사가 오가는 등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미중 고위급 회담이 진행됐다. 미국 측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며, 중국 측은 양제츠(楊潔篪)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참석했다.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고위급 회담을 한 미국과 중국. 사진상 우측 중앙에 좌석한 사람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그의 왼편에 자리한 사람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다. 좌측 중앙은 양제츠(楊潔篪)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이며, 그의 옆에는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앉아 있다. 2021.03.18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번 회담은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래 양국 간 처음 있는 고위급 대화이지만 분위기는 초반부터 냉랭했다. 미국은 틀어진 관계를 재설정하고 싶다면 중국은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꼬집었고, 중국은 미국이 어떤 타협을 기대한다면 완전한 착각이라고 맞받아쳤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우리는 신장위구르자치구·홍콩·대만과 미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 우리 동맹국들에 대한 경제적 강압 등 심히 우려되는 중국의 행위들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며 "각 해당 행위들은 세계 안정을 유지하는 규칙 기반 질서를 위협한다"고 말했다.
설리반 보좌관은 미국이 중국과 갈등을 바라진 않지만 미국은 원칙과 우호국들 편에 서겠다고 발언했다.
이에 양 정치국원은 미국도 만만치 않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미국이 군사력과 금융 패권을 이용해 다른 국가들을 압박하고 있고, 국가안보의 개념을 남용해 국제 무역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으며 미국은 다른 국가들이 중국을 공격하게끔 부추긴다고 주장했다.
또, 신장 자치구와 홍콩·대만은 본토와 뗄래야 뗄 수 없는 중국의 영토라면서 "중국은 미국의 내정간섭에 확고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국의 민주주의는 무너지고 있고 소수자들에 대한 대우도 빈약하다며 "미국은 자국의 인권문제 해결을 더 잘 할 수 있다"고 했다.
미국과 고위급 회담에서 발언하는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 2021.03.18 [사진=로이터 뉴스핌] |
양 정치국원은 "미국이 우리와 협상하길 원한다면 옳은 방향으로 해야할 것이다. 중국을 얽매이게 할 방법은 그 아무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양측이 이번 회담을 정의하는 것부터 삐그덕댔는데, 중국은 "전략적 대화"라고 명명한 한편 미국은 "단 한 번의 회담"이라고 선을 그었다.
양국간 첫 고위급 회담 분위기가 좋지 않을 것이란 사실은 예견된 일이다.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 바이든 정부가 중국과 기후변화, 코로나19 대유행 등에 대해 협력을 바란다고 전했다. 또, 중국의 영향력으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수 있도록 하는 협력도 원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지금처럼 중국이 내정간섭으로 여기는 인권문제를 계속 제기한다면, 협력은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양측은 1차 회담에 이어 다음날인 19일 오전에 2차 회담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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