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사우디 등 피해 확산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중동 정세 불안 장기화로 국내 중소기업의 피해·애로 신고가 2주 새 100건 이상 급증했다. 운송 차질과 물류비 상승이 피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운데, 정부는 전쟁 위험 할증료와 우회 운송비 등을 보전하는 '긴급 물류 바우처'를 가동하며 진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18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8일 정오까지 중기부와 15개 수출지원센터를 통해 접수된 중동 관련 중소기업 피해·애로 사례는 총 23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집계된 126건에서 일주일 만에 106건이 늘어난 수치다.
이 가운데 '실제 피해·애로 사례'는 171건, '향후 피해 발생 우려'는 61건으로 각각 집계됐다. 최근 일주일 사이 신규 접수의 80% 이상이 실제 피해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유형을 보면 '운송 차질'이 67.8%로 가장 많았고, 이어 '물류비 상승'(36.8%)과 '대금 미지급'(31.6%) 등이 잇따라 꼽혔다. 중동 항로 운항 차질과 긴급 기항으로 선적 일정이 지연되고, 전쟁 위험 할증료 등 추가 비용이 붙으면서 기업 부담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물류비 상승'을 호소한 응답 비중은 이달 11일 35.5%에서 18일 36.8%로 높아졌다. 중동 정세가 길어질수록 비용 압박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실제 현장 피해 사례를 보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선사로부터 추가 물류비 부과를 통보받고, 현지 도착 지연에 따른 지연 배상금 발생을 우려하는 중소 수출기업이 늘고 있다.
이란 지역에서는 금융망 마비와 통신 단절 여파로 채권 잔액 회수가 사실상 멈춰선 기업도 나왔다. 중동향 선박이 운항을 중단하거나 긴급 기항하면서 제3국 항만에 강제 정박하고, 이 과정에서 우회 운송과 추가 하역·보관료를 떠안는 사례도 접수됐다.
피해 지역도 이란·이스라엘을 넘어 중동 전역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전체 접수 가운데 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 등 '기타 중동 국가' 관련 피해가 69.8%를 차지해, 이란(30.2%)과 이스라엘(22.0%)보다 높은 비중을 보였다.
중동 관련 피해·애로 자체도 전체의 90% 이상(91.8%)에 달해, 정세 불안의 충격이 특정 분쟁 지역을 넘어 중동 전역의 비즈니스 리스크로 확산되는 흐름을 드러냈다.

현재 정부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경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지원책 가동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기부는 지난 13일 장관 주재로 '제2차 중동 상황 중소기업·소상공인 영향 점검 회의'를 열고, 원자재 수급 차질과 유가·물가 상승에 따른 경영 부담 완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17일에는 수출 중소기업의 물류 부담을 줄이기 위한 '긴급 물류 바우처' 사업을 공고했다. 이 사업은 오는 20일부터 상시 신청을 받으며, 접수 후 3일 이내에 지원 여부를 통보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기업당 최대 1050만원 한도 내에서 전쟁 위험 할증료와 물류 반송비, 대체 목적지 우회 운송비 등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추가 물류비용을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앞으로 정부는 중동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피해 유형과 업종별·국가별 피해 양상을 추가로 점검해, 금융·보증과 수출 마케팅 등으로 지원 범위를 넓히는 방안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r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