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인터뷰…"임 회장이 알아서 할 것...그게 뭔지 모른다"
[뉴스핌=노희준 기자] KB금융지주 사외이사인 김영진 서울대 교수(사진)는 17일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의 거치와 관련,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해임안이 논의되면 "반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날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같은 사안을 놓고 한쪽에서는 경징계, 한쪽에서는 중징계, 한쪽에서는 직무정지를 내렸다"며 "제재 과정에서 규제 당국이 정당하고 객관적인 처리를 했다고 보기 힘들기 때문에 관치"라고 밝혔다.
임 회장 체제로 이번 사태 수습이 가능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건 또 다른 문제"라고 했다.
임 회장이 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한 것에 대해서는 "(임 회장이) 억울하니까 그런 것 같다"며 "(임 회장이) 억울한 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임 회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입장이냐는 물음에도 "아니다. 사퇴하라, 사퇴하지 마라 하는 의견은 없다"며 "(지난 15일 간담회에서) 다수의 사외이사들이 자진사퇴를 원했지만, 거기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느냐고 묻자 "이런 사건보다는 관치금융을 막아야 한다는 것에 기본 소신이 있다"며 "이왕 일어난 사건이지만, 임 회장이 알아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회장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현명한 선택을 할 거다. 그게 뭔지는 잘 모르겠다"며 "임 회장이 우리보다는 조직을 더 위하는 사람이라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사외이사들이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는 지적에는 "문제를 처음부터 일으킨 곳이 규제당국이다. 규제당국이 일을 일으키고 이제와서 해결을 사외이사들이 하라는 식인데 그건 맞지 않다"며 "우리 내부적으로 할 일을 규제당국이 와서 처리하고 있어 우리가 할 일이 없었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한편, KB금융지주 이사회는 이날 오후 간담회를 서울 모처에서 연다. 임 회장은 전날 금융당국의 직무정치 처분에 대해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 다음은 김영진 교수와의 전화 인터뷰 전문
-임영록 회장이 어제 소송 제기했다 어떻게 평가하나
"(임 회장이) 억울하니까 그래 하시지 않았나 싶다. 억울한 면이 없는 것은 아니니까, 개인적인 명예도 있겠고 억울한 점도 있겠고 해서 그렇게 하시지 않았나 생각한다."
-오늘 해임안이 간담회에서 논의되면 반대 입장으로 이해해도 되나
"나는 말과 행동이 똑같아 그렇게 믿어도 되겠다."
-사퇴 압박이 관치라고 이해하나
"당연히 그렇다."
-어떤 점에서 그런가
"똑같은 사안을 놓고 한쪽에서는 경징계, 한쪽에서는 중징계, 한쪽에서는 직무정지인데 그 사이에 특별히 새롭게 바뀔 만한 사안이 없었다. 이것과 똑같다. 시험을 다 쳐서 담임선생이 80점을 줬는데 교감이 60점으로 내렸다가, 교장이 나서 40점으로 과락을 시켜 학생을 퇴학시키면 그럴 경우에는 학교나 학생이 어떻게 해야 하겠나."
-임 회장 체재로 수습이 가능하다고 보나
"그건 또 다른 문제다. 일단 제재 과정에서 규제 당국이 정당하고 객관적인 처리를 했다고 보기 힘드니까 이건 바로 관치 아니냐 그렇게 본다."
-임 회장이 사퇴하길 바라는 것으로 이해해도 되나
"아니다. 저는 사퇴하라, 사퇴하지 마라 하는 의견은 없다."
-지금 사태를 어떻게 해결하는 게 KB나, 금융산업이나 임 회장에게 제일 좋은가
"저보다는 KB를 제일 아끼는 사람은 임 회장이다. 회장도 하고 조직에도 몸 담았다. 그래서 그 분이 아마 본인 생각에 어떤 행동이 가장 KB를 위한 것인지 결정을 내릴 거다. 우리가 이래라 저래라 할 사항이 아니다. KB의 수장까지 한 분이 틀림없이 KB를 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니까 맡겨야 한다."
-그 말은 자진사퇴를 요청하는 걸로 이해할 수 있나
"아니다. (그런 입장이었다면) 처음부터 자진사퇴에 동의했을 거다. 다수의 사외이사들이 (지난 15일)자진사퇴를 원했지만, 거기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럼 어떤 행동을 취해야 임 회장이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나
"이런 사건보다는 관치금융을 막아야 한다는 것에 기본 소신이 있다. 이왕 일어난 사건이지만, 임 회장이 알아서 할 거다. 임 회장한테 어떻게 하라 할 생각 없다."
-사외이사들이 책임을 방기한다는 지적도 있다. 사태가 이 지경인데 '알아서 하라'는 것밖에 없다는 지적 있다
"문제를 처음부터 일으킨 곳이 규제당국이다. 규제당국이 일을 일으켜놓고 이제와서 해결을 사외이사들이 하라는 식인데 그건 맞지 않는 일이다. 사외이사의 역할은 우리가 외부 사람이니 일상에서 상식에 어긋나는 일이 일어나면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다. 규제당국이 들어와 조사하고 있는데 조사하라 마라 할 여지도 없었다. 우리 내부적으로 할 일을 규제당국이 와서 처리하고 있었기 때문에, 내부적인 일을 간섭하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할 일이 없었다고 보면 된다."
-금감원 검사부터 잘못됐다는 말인가
"그렇다. 전산기 결정 문제는 경영상의 문제다. 전산기 선정 과정에서 돈을 받거나 비리가 있으면 잡혀가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은행이 해결해야 할 일을 감독당국이 나와서 이래라 저래라 해서 일이 이렇게 꼬인 거다."
-주가도 ceo리스크 때문에 계속 하락하고 있다 경영파행이 나타나는 게 사실이다. 이런 강대강 국면으로 계속 가야 하나
"주가는 현 사태보다도 앞으로 KB가 전망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본다. 현 사태를 얼마나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는 능력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이미 이 사건이 주가가 많이 반영돼 있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임 회장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나
"현명한 선택을 할 거다. 그게 뭔지는 잘 모르겠다. 그분이 우리보다는 조직을 더 위하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