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권 경제비서관, 기재부 1차관 역임
국민의힘, 문 정부 시절 관련 송곳 검증 예고
본인 강남 아파트, 재건축 후 시세 30억 급증
가계대출 규제·금융당국 조직개편 등 현안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이억원 전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금융위원회 위원장 후보에 임명됐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가 문재인 정부의 주요 경제정책에 깊이 관여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당시 부동산 및 가계대출 폭등의 책임이 있다며 철저한 검증을 예고했다.
이재명 정부가 부동산 투자를 제한하는 상황에서 이 후보자가 강남 아파트 재건축으로 3년여만에 30억원이 넘는 시세 차익을 거뒀다는 점도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가계대출 규제에 따른 서민 피해와 금융당국 조직개편 등도 인사청문회 주요 현안으로 거론된다.
이 후보자는 14일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한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사무실 첫 출근길에서 "국가 성장과 대도약을 위해서는 금융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 등 이재명 정부의 국정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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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5.08.14 romeok@newspim.com |
야권에서는 이 후보자가 문재인 정부에서 경제정책비서관과 기재부 제1차관을 역임했다는 점에서 부동산 폭등, 가계부채 급증 등 문 정부의 경제실책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며 철저한 검증을 예고했다.
이 후보자는 1991년 행정고시 35회로 공직에 입문한 후 기재부에서 미래전략과장, 종합정책과장, 경제구조개혁국장, 경제정책국장 등을 역임했으며 2020년 5월 대통령비서실 경제정책비서관에 발탁됐다. 이후 10개월 후인 2021년 3월 기재부 1차관에 임명되는 등 문 정부 경제정책에 깊게 관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차관으로 1년여간 근무하다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물러났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강력한 가계대출 규제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다양한 정책질의도 예상된다.
주택담보대출 6억원 제한을 골자로 한 '6.27 대책' 이후 금융권 가계대출 증액규모는 6월 6조5000억원에서 7월 2조200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가계대출감소 효과는 있지만 무주택자들의 주택매매 기회를 박탈했다는 비판 여론도 만만치 않다. 또한 부동산 추가 공급 등의 신규 대책 없이 대출제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상당수다. 여기에 가계대출 제한으로 디딤돌대출이나 버팀목대출 등 서민을 위한 정책대출도 함께 줄어들고 있다는 우려도 크다. 실제로 7월 정책대출 증액규모는 1조5000억원으로 전월대비 3000억원 감소했다.
오랜 공직생활을 이어온 정통 관료 출신이라는 점에서 인사 검증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급증한 아파트 시세는 논란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 후보자는 기재부 1차관으로 근무하던 지난 2022년 '고위공직자 정기 재산변동사항' 신고에서 18억1780억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이중 당시 시세(실거래가)가 17억9200만원이었던 강남구 개포동 소재 본의 명의 아파트는 이후 재건축이 진행되면서 현 시세가 47억원으로 폭증했다. 이 후보자는 기존 58㎡형 아파트를 재건축 과정에서 추가 분담금 없이 96㎡형으로 배정(조합원 물량) 받았다. 부동산 상승에 따른 시세 차익만 30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강남 아파트는 재건축에 따른 자연스러운 시세 상승이지만 이재명 정부가 부동산 재산 증식을 틀어막는 상황을 고려하면 '돈 벌 사람은 이미 충분히 벌고 남은 사람들의 기회만 박탈하고 있다'는 여론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는 "아직 인사청문 일정도 나오지 않았고 관련 자료도 받기 전이라 구체적인 언급은 제한적"이라면서도 "문재인 정부에서 경제 관련 요직을 맡았다는 점에서 경제실책에 대한 책임은 피하기 어렵다. 다른 부분에 대해서도 철저한 검증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