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韓최초 오스카 연기상' 윤여정 "아카데미가 전부는 아니다"

기사입력 : 2021년04월26일 15:59

최종수정 : 2021년04월26일 17:14

시상식 후 간담회에서 전세계 사로잡은 K할머니 입담과 저력 과시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에 출연한 55년 경력의 여배우 윤여정이 아카데미를 접수했다. 여우조연상의 주인공이 된 그의 입담에 전세계가 푹 빠졌다.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은 25일(현지시간) 시상식 직후 진행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사람을 인종으로 분류하거나 나누는 것은 좋지 않다"며 "무지개처럼 모든 색을 합쳐서 더 예쁘게 만들어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날 윤여정은 한국 영화 102년 역사상 처음으로 오스카 연기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그는 1957년작 '사요나라'의 우메키 미요시 이후 역대 두 번째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의 주인공이 됐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미나리' 출연 배우 윤여정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열린 제 93회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 레드카펫을 밟았다. 2021.04.25 [사진=로이터 뉴스핌] jyyang@newspim.com

◆ "영어실력 부족하다"지만, 재치·위트 넘치는 K할머니 윤여정

이날 윤여정은 아카데미 시상식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특유의 재치있는 화법과 위트 있는 답변으로 취재진의 이목을 끌었다. 그는 최근 각종 영화계와 시상식에서 아시아 영화가 두각을 드러내고 할리우드가 다양성에 주목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심지어 무지개도 7가지 색깔이 있다. 여러 색깔이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남성과 여성으로 구분하고 백인과 흑인, 황인종으로 나누거나 게이와 아닌 사람을 구분하고 싶지 않다"면서 "우리는 따뜻하고 같은 마음을 가진 평등한 사람이다.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 매우 좋다고 생각하고 서로를 끌어안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브래드 피트가 '미나리'의 제작자이자 동료 배우로서 아카데미 현장에서 그의 이름을 직접 호명한 것과 관련한 질문이 이어졌다. 윤여정은 "그가 제 이름을 잘못 발음하지 않았다. 연습을 많이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재치있게 답하며 취재진을 웃게 했다.

브래드 피트와 영화를 찍는다면 어떤 장르를 택하겠느냐는 질문에도 "영어 실력도 안 되고 나이도 너무 많아서 그런 것은 꿈꾸지도 않았다"며 "나는 이룰 수 없는 꿈은 꾸지 않는다"고 위트있게 답했다.

93회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 수상자 '윤여정' [사진=로이터 뉴스핌]

또 '아카데미 수상이 최고의 순간이라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는 손사레를 쳤다. 윤여정은 "최고의 순간은 없을거다. 그런 말이 너무 싫다"면서 "1등 같은 말 하지 말고 우리 다 '최중'하면 안되냐, 같이 살면 안되느냐. 아카데미가 전부는 아니지 않느냐"라고 소신을 드러냈다. 더불어 "이렇게 말하면 내가 사회주의자가 되나"라고 덧붙여 더욱 웃게 했다.

외신들도 윤여정의 수상을 주목했다. 로이터 통신은 "윤여정이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데 이어 수상까지 이뤄냈다"며 "그는 수십 년간 한국 영화계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으며, 주로 재치 있으면서도 시사하는 바가 큰 캐릭터를 연기했다"고 보도했다.

또 AP 통신은 "올해 73세인 윤여정이 한국에서 50년간 커리어를 쌓았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오스카 후보에 올랐다"고 밝히며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 등을 수상했지만, 한국 배우들의 수상은 불발에 그쳤다"고 이 상의 의미를 전했다.

영국 스카이 뉴스도 "윤여정이 지난 11일 열린 '2021 영국 아카데미상'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데 이어 오스카까지 거머쥐었다"며서 "당시 '고상한 체하는(snobbish) 영국인'이란 표현으로 시상식에서 웃음을 자아낸 데 이어, 이날은 자신의 이름을 이용해 농담을 했다"고 재치있는 소감에 주목했다.

◆ "두 아들이 저를 일하게 했다"…생계형 연기자에서 오스카 위너로

이날 수상 직후 소감에서 윤여정은 "제 두 아들에게 감사하다. 그들이 나를 늘 일하러 가게 한다. 엄마가 열심히 일한 덕분에 오늘이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지난 1960년대 중반 TBC 탤런트 공채에 합격후 TV 드라마와 영화 등에서 승승장구하면서 이름을 날린 뒤 여러 굴곡을 겪어왔다. 당시 김기영 감독과 함께한 '화녀'로 대종상과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동시에 수상했으며 외모와 연기가 동시에 되는 연기자로 사랑받았다.

하지만 결혼과 이혼을 겪으며 13년간의 휴식기를 보냈다. 가수 조영남과 결혼한 후 미국으로 떠났던 그는 한국으로 돌아와 아이들을 기르며 배우로 복귀, 생계에 뛰어들었다. 당시는 '닥치는 대로' 작품을 했다고 그가 직접 말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전형적인 역할부터 예측할 수 없는 다양한 캐릭터로 연기적 커리어를 쌓아왔다.

현재 윤여정은 한국에서 '윤식당' 시리즈와 '윤스테이'로 예능 출연과 더불어 최고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거기에 오스카 연기상 최초 수상으로 그야말로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다. 현재 캐나다에서 애플TV '파친코'의 촬영을 마쳤으며 미국 드라마 '하이랜드'의 여주인공으로도 출연이 확정됐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판씨네마㈜] 2021.02.26 jyyang@newspim.com

특히 윤여정의 뚜렷한 캐릭터와 존재감은 영어인 '그랜마(grandma)'가 아니라 한국어인 '할머니'로 대표된다. 영화 '미나리'에서도 아역배우들은 그를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할머니'라고 부른다. 공교롭게도 영화의 제목 역시 영어로 번역된 풀 이름이 아닌 한국어 '미나리'를 그대로 가져다 쓰면서 정이삭 감독의 연출 의도와 '미나리' 할머니 윤여정의 독특한 캐릭터가 맞아 떨어졌다.

윤여정은 쉽지만은 않았던 55년의 연기 인생을 거쳐 오스카 위너로 우뚝 섰다. '미나리'를 통해 가능했던 이 여정을 돌아보며 그는 정이삭 감독을 특히 각별히 챙겼다. 시상식 소감에서 "아이작이 아니었다면 이 자리에 있을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우리 선장이자 나의 감독님"이라고 언급했다.

또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도 "아이작은 마음이 열린 감독"이라며 그가 할머니에 관한 모든 것을 말해줬다고 했다. 그는 "'그녀를 모방해야 하느냐, 특별한 제스처가 있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아이작은 '아니다. 그럴 필요가 없다. 자신만의 캐릭터를 창조해라'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그로부터 자유를 얻었다. 우리는 협업을 했고 그 캐릭터를 함께 창조했다"고 작업을 만족스러워했다.

한편 윤여정의 수상으로 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 수상자가 탄생했으며, 지난해 '기생충'의 4관왕에 이은 한국 영화계의 쾌거를 이어가게 됐다. 이날 아카데미에서는 봉준호 감독이 지난해 수상자로서 화상으로 감독상 시상자로 나섰으며, 윤여정 역시 내년 아카데미 시상식에 시상자로 자리할 예정이다.

jyya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이화영, 대법서 징역 7년8개월 확정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쌍방울 그룹에서 수억원대 뇌물을 받고, 800만 달러를 북한에 송금한 혐의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징역 7년 8개월을 확정 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5일 오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부지사에게 징역 7년 8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쌍방울 그룹에서 수억원대 뇌물을 받고, 800만 달러를 북한에 송금한 혐의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징역 7년 8개월을 확정 받았다. 사진은 이 전 지사가 지난해 10월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 사건 조사 관련 청문회에서 정청래 법사위원장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사진=뉴스핌 DB] 이 전 부지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지사이던 2019년, 쌍방울로 하여금 도지사 방북 비용 300만 달러와 북한 스마트팜 사업 비용 5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북한 측에 보내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경기도 평화부지사, 경기도 산하기관인 킨텍스 대표로 재직 중 쌍방울로부터 법인카드와 차량 등 3억3400여만 원의 정치자금을 제공받은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이중 2억5900여만 원에 대해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1심은 이 전 부지사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해 정치자금법 위반 징역 1년 6개월, 특가법상뇌물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징역 8년을 합해 총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쌍방울이 경기도 스마트팜 사업비(500만 달러)와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 대통령의 방북비용(300만 달러)을 대납하려 했다는 검찰 측 판단을 모두 받아들였다. 다만 검찰이 공소사실에 적시한 총 800만 달러 중 394만 달러만 해외로 밀반출된 불법 자금으로 인정했다. 2심은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7년 8개월 및 벌금 2억5000만원, 추징 3억2595만 원으로 감형했다. 구체적으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8개월을, 특가법상뇌물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7년을 각각 주문했다. 1심 형량과 비교해 1년 10개월이 감형됐다. 2신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검찰이 기소한 대북송금 800만 달러 가운데 394만 달러만 북한 측에 밀반출됐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특히 이 중 200만 달러는 김 전 회장이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의 방북비용으로 대납한 것이라고 봤다. 다만 "뇌물죄, 정치자금법 위반죄 범행 후 공무원 또는 정치인으로서 부정한 행위까지 나아가지는 않은 점, 스마트팜은 인도적 지원 사업이었고 남북간 평화조성을 위한 남북교류협력사업의 추진이라는 정책적 목적도 있는 점, 김성태가 쌍방울그룹의 대북사업 추진 등 이익을 도모한 사정도 있고 피고인이 김성태에게 비용 대납을 강요한 사정은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양형으로 고려했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과 이 전 부지사 측 모두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양 측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원심의 유죄 부분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검사의 사전면담 등이 이루어진 증인의 법정진술의 신빙성 판단, 유죄의 인정에 필요한 증명의 정도, 뇌물수수죄에서 직무관련성, 대가성, 뇌물귀속 주체와 고의, 정치자금 부정수수죄에서 정치자금과 고의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hong90@newspim.com 2025-06-05 10:45
사진
외교부 장관 김현종·조현 거론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하는 새 정부는 민생 회복과 함께 대미 관세 협상 등 외교·안보 문제도 시급하다. 미국 법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국을 대상으로 부과한 상호관세 효력을 정지시켰지만 여전히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가신 것은 아니다. 지난 4일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은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 강조해왔다. 민주당 공약집을 보면 통상환경의 변화와 경제안보 중요성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20개국(G20)·주요 7개국(G7) 등의 적극 참여를 통해 글로벌 현안 적극 대응하고 2025 경주 APEC 성공적 개최를 위한 외교역량을 강화할 것을 약속했다. 신남방·신북방 정책을 계승 발전해 글로벌 사우스와 권역별 협력을 심화하고 핵심소재·연료광물의 공급망(GVC) 안정화를 위한 통상협력 강화도 약속했다. (왼쪽부터) 김현종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외교안보특보, 위성락 민주당 의원, 조현 선대위 국익중심실용외교위 공동위원장, 안규백 의원. [사진=뉴스핌DB] 북핵 대응으로는 한국형 탄도미사일 성능과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를 고도화를 내세웠다. 핵무장이나 핵잠재력 확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핵 대응의 기본 원칙은 한·미 확장억제 강화'라는 기존의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 분야에서는 국방 문민화를 비롯해 군 정보기관 개혁, 육·해·공군 참모총장 인사청문회 도입 등을 내세웠다. 이 대통령은 취임 첫날 국가안보실장에 위성락 민주당 의원을 임명했다. 주러시아 대사를 지낸 외교관 출신인 위 의원은 '이재명 후보 외교안보보좌관'으로 임명돼 활동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민주당 선대위 산하 '동북아평화협력위원회' 좌장을 맡았다. 외교부 장관 후보군으로는 조현 전 외교부 1차관과 김현종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언급된다. 조 전 차관은 선대위에서 국익중심실용외교위원회 상임공동위원장을 맡았다. 위 의원과 외무고시 13기 동기로 유엔대사, 외교부 다자외교조정관, 외교부 국제기구국장 등을 역임했다. 김 전 차장은 대선 기간에도 '이재명 후보 외교안보보좌관' 자격으로 백악관 고위 당국자들과 만나 한미동맹과 한미일 3국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이 후보의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국방부 장관 자리에는 군 출신이 아닌 5선의 안규백 민주당 의원이 유력하다. 이 대통령은 후보 때부터 군에 대한 '문민 통제'를 강조해 왔다. heyjin@newspim.com 2025-06-05 06: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