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미나리'가 한국에 첫 아카데미 연기상을 안겨주며 약간의 아쉬움을 남긴 채 오스카 레이스를 마무리했다. 6개 부문 후보작에 오른 미나리는 배우 윤여정이 한국 배우로는 처음으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으나 다른 부문에서는 수상작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서부 시간 기준 오후 5시부터 LA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제 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렸다. 정이삭 감독은 스티븐연, 윤여정, 한예리와 함께 시상식에 참석했다.

이날 윤여정은 한국 배우 중 최초로 오스카 여우조연상 수상에 성공하며 한국 영화계의 새 역사를 썼다. 이 부문 시상자로는 배우 브레드 피트가 나서며 더욱 이목을 끌었다.

윤여정은 브래드 피트를 보고 반가워하는가 하면 "아카데미 관계자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라면서 긴 소감을 이어갔다. 그는 "미나리 가족분들에게 감사드린다 특히 정이삭 감독님은 우리 선장이자 또 저의 감독님이었다"고 말했다.

또 "저는 사실 경쟁을 믿지 않는다. 제가 어떻게 글렌 클로지 같은 대배우와 경쟁하겠나. 그분의 훌륭한 연기 너무 많이 봐 왔다"면서 수상에 실패한 다른 후보를 추켜세웠다.

이어 "제 첫 영화의 감독님이었던 김기영 감독님께도 감사하다. 살아계셨다면 오늘의 수상을 기뻐해주셨을 것"이라며 자신의 영화적 커리어를 시작하게 해준 김 감독을 언급했다.

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미나리'와 한국 영화인들의 활약이 2년 연속 두드러졌다. 윤여정의 여우조연상 수상 외에도, 지난해 오스카 4관왕의 주인공인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감독상 수상자로 등장해 아시아계 여성 영화 감독으로 최초로 수상에 성공한 클로이 쟈오의 '노매드랜드'를 호명했다.

오스카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스티븐 연은 시각효과상 수상자 발표에 시상자로 초청됐다. 그는 이 자리에서 '테넷'을 호명하며 모두의 주목과 박수를 받았다.

또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지난 한 해 세상을 떠난 영화인들을 향해 추모도 이뤄졌다. 이 가운데는 한국의 김기덕 감독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매해 지난 오스카 수상자가 시상자로 오르는 관행에 따라, 봉준호 감독에 이어 윤여정 역시 내년 아카데미 시상식 시상자로 다시 한 번 무대에 오를 전망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시상식이 연기, 축소를 피해가지 못했으나 94회 아카데미 시상식 때는 정상적인 성대한 행사가 예상되는 바, 또 한 차례의 활약이 기대된다.

당초 '미나리'는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음악상, 여우조연상, 남우주연상까지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하지만 윤여정의 여우조연상 외에는 다른 부문에서는 수상에 성공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작품상은 골든글로브, 영국 아카데미에서 작품상을 수상하며 오스카에서도 유력 예측됐던 클로이 쟈오 감독의 '노매드랜드'에 돌아갔다.

윤여정이 출연한 '미나리'는 80년대 아칸소 주로 이주해온 한인 이민자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 여우조연상, 작품상, 각본상 등 총 6개 부분에 올랐다. 다른 부문 수상은 아쉽게 불발됐으나 여우조연상으로 한국 영화계에 최초로 오스카 연기상을 안겨준 작품이 됐다.

한편 이날 오스카 작품상에 오른 클로이 쟈오 감독의 '노매드랜드'는 감독상, 여우주연상까지 3관왕에 올랐으며, 스티븐연이 후보에 올랐던 남우주연상의 영예는 '더 파더'의 안소니 홉킨스에게 돌아갔다. 음악상은 '소울', 각본상은 '프로미싱 영 우먼'이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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