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두고 유권자의 동정표 확보에 유리
유세 차질, 1차 TV토론 실수 만회 기회 불투명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 대응 역량 논란 재점화
[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중국 현지 매체도 일제히 관련 소식을 속보로 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이 한달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중국 관영 일간지 신경보(新京報)는 중국사회과학원(中國社會科學院)의 미국 전문가인 류웨이둥(劉衛東) 연구원과의 인터뷰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이점과 폐해를 동시에 불어올 수 있다"면서 "다만 전체적으로는 폐해가 이점보다는 크다"고 평했다.
이점은 선거에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비정패(悲情牌)'를 확보했다는 것이다. '비정패'란 선거 기간 중 정당 또는 후보자가 정치적 박해, 질병, 폭력적 위협 등을 계기로 부동표 유권자의 표심을 잡게 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자신의 안위보다는 국민과 국정을 먼저 생각하는 이미지를 연출함으로써 유권자의 동정심을 유발, 표심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확진 판정 이후 선거유세 활동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는 만큼 오히려 남은 기간 표심을 끌어 모으는 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폐해로 지적됐다.
앞서 지난달 29일 치러진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와의 미국 대선 1차 TV토론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큰 혹평을 받았었다. 여기에 코로나 확진 판정까지 받으면서 이달 15일로 예정된 2차 토론 참여 여부마저 불투명해졌고, 1차 토론에서의 실수를 만회할 기회마저 사라질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이다.
[사진 신화사 = 뉴스핌 특약]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코로나19 확진 소식을 알렸다. |
특히, 가장 큰 폐해는 그간 코로나19가 만연하는 상황에서도 마스크 착용과 거리 두기 등 방역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던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확진 판정을 받음으로써,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 대응 역량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이라고 평했다.
미국 대통령까지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은 유권자들로 하여금 미국 코로나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 지 다시 한번 인식하게 만들고,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방역 역량 부족을 다시금 깨닫게 하는 결과로 직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1차 TV 토론에서 상대편 조 바이든 후보에게 "나는 (바이든처럼)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 그는 볼 때마다 마스크를 쓰고 있다. 그는 내가 본 것 중 가장 큰 마스크와 함께 나타난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한편,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환구시보(環球時報)는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게재한 "방금 내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우리는 격리와 회복 절차에 즉시 돌입할 것이다. 우리는 함께 이 난관을 극복할 것이다!"라는 메세지를 통해 관련 소식을 전했다.
중국 현지 경제매체 디이차이징(第一財經)은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 판정에 전세계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증시 선물은 급락하고 일본 닛케이225지수와 FTSE 중국 A50 지수 등이 하락했다면서,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와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 지수 등 유럽 지수도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pxx1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