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치 사건 기소율 45%…중대재해·금융범죄 '무죄 리스크'↑
민주당, 19일 본회의 처리 방침…공소청법 후 형소법 개정도 검토할 듯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지휘·감독권 삭제를 지시하자, 법조계에선 특사경 중심의 사실상 독자 수사 체계가 구축될 경우 중대재해·금융범죄 등에서 수사 공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17일 엑스(X·옛 트위터)에 "당정 협의안 중 특사경에 대한 지휘 조항이나 수사 진행 중 검사의 관여 여지가 있는 조항도 삭제하도록 정부에 지시했다"며 "수사·기소 분리와 검찰 수사 배제는 분명한 국정과제로 확고히 추진한다"고 밝혔다.

◆ 검찰 지휘 전면 배제한 특사경 수사력은...
특사경은 세무·환경·노동 등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에서 해당 분야에 전문 지식을 갖춘 공무원으로, 형사소송법상 사법경찰관리로 분류된다. 현행 형사소송법 제245조의10에 따라 특사경은 현장조사와 증거 확보, 체포·압수수색 등 모든 수사에 관해 검사의 지휘를 받는다. 범죄 수사 결과 역시 검사에게 송치하고 증거물 등을 송부할 의무가 있다.
정재기 변호사(브라이튼법률사무소)는 "특사경은 환경공무원, 관광경찰, 근로감독관, 지적재산 특사경 등 일반 행정업무를 맡다가 특정 분야 수사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인 만큼, 경찰·검사처럼 형사소송법상 수사 절차와 증거 수집 방식에 대한 상시적 교육·훈련 체계를 갖춘 조직과는 다르다"며 "지금까지는 검사의 지휘가 사건 진행 과정에서 법리와 증거 수집 방향을 점검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 역할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검사의 감독을 받아 온 특사경의 수사 역량과 구조를 고려할 때, 검찰 지휘를 전면 배제한 수사력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대검찰청이 지난해 발간한 특사경 관련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특사경 전체 인원의 절반 가까이(48%)가 경력 1년 미만이었다. 같은 해 특사경이 검찰에 송치한 사건 가운데 기소로 이어진 비율도 45%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구조적으로 수사 경험과 법리 역량이 취약한 상황에서 검찰 지휘까지 빼면 수사력 저하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초동 단계의 법리 검토와 증거 확보 '부실' 우려
법조계 일각에서는 특히 중대재해·자본시장 범죄 등 고도의 법리 판단이 요구되는 분야의 초동 단계 시 법리 검토와 증거 확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본다. 또 수사 과정에 대한 통제가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서울의 한 법학과 교수는 "특사경은 형식상 사법경찰관리지만, 복잡한 경제범죄·중대재해 사건에서는 검사가 법리를 짜고 특사경이 그 지휘에 따라 증거를 모으는 구조였다"며 "경력 1년 안팎의 특사경에게 검찰의 법리 검토와 보완수사 없이 독자 수사를 맡기면, 기업·대형 로펌과의 법리 싸움에서 버티기 어렵고 결과적으로는 대형 범죄가 빠져나가는 수사 공백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상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가령 근로감독관이 수사하는 중대재해 사건,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사경이 수사하는 금융사건 등 전문분야 사건의 경우, 특사경 독자수사로 초동 수사 단계부터 법률적 판단이 결합되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공판 단계에서 증거 인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단순히 '검사 지휘'라는 단어만 빼는 식의 개편은 중대재해·금융범죄 등에서 오히려 책임자 처벌을 어렵게 만드는 결과를 낳을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날 행안위 법안심사소위에서 중수청법을,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에서 공소청법을 처리한 뒤 전체회의를 거쳐 오는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이다. 공소청법을 제정하더라도 특사경 수사에 대한 검찰 지휘가 형소법에 명시된 만큼 추후 형소법 개정 논의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yek105@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