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중국 문화

[인문중국] 돼지 코에 파를 꽂았다, 알쏭달쏭 ‘돼지’ 관련 헐후어 3선

기사입력 : 2019년04월29일 11:21

최종수정 : 2019년04월29일 13:26

[서울=뉴스핌] 이미래 기자 = 중국인의 돼지 사랑은 각별합니다. 돼지가 부(富)와 복(福)을 불러온다고 믿기 때문인데요. 그만큼 중국에는 ‘돼지(豬)’ 단어가 들어간 수많은 속담이 존재합니다.

황금돼지띠를 맞이해 기해년의 주인공 ‘돼지’가 들어간 헐후어(歇後語)를 소개합니다.

헐후어는 숙어의 일종으로, 예로부터 전해 내려온 ‘언어유희’입니다. 보통 앞뒤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는데, 앞부분에는 비유를 나타내는 말이 뒷부분에는 뜻을 알려주는 말이 옵니다. 앞뒤 표현이 모두 알쏭달쏭해 그냥 보아서는 제대로 이해하기가 어렵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일종의 수수께끼 선문답과 같은 돼지 관련 헐후어, 무엇이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豬鼻子裏 - 裝象

(돼지 코에 파 뿌리를 꽂고 코끼리인 척한다)

이 헐후어는 마오쩌둥(毛澤東) 전 중국 국가주석의 어록에서 나온 것입니다.

지난 1945년 4월 24일 산시(陜西)성 옌안(延安)에서 열린 7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 참석한 마오쩌둥은 ‘중국의 두 개 운명’이라는 제목으로 연설을 했습니다. 그는 중국 국민 앞에 광명의 길과 어둠의 길이 있다고 밝힌 후 “일본인 침략자를 물리치기 위해 전국 인민들이 힘을 합쳐 신(新)중국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1945년 4월 24일 7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 참석한 마오쩌둥 전 중국 주석 [사진=바이두]

연설을 이어가던 마오쩌둥은 이를 위해 당 내부 간부의 행실과 처신이 중요하다고 밝히며, 특히 진실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훔치지 말고, 꾸미지 말고, 허풍떨지 말라(不偷、不裝、不吹)”며 특히 ‘거짓 꾸밈’을 경계했습니다. 그때 나온 단어가 바로 ‘파 뿌리를 꽂은 코끼리’입니다.

그는 논어(論語) 속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바로 아는 것이다(知之為知之,不知為不知,是知也)’ 성어를 인용해 ‘진실’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豬八戒吃人參果 - 全不知滋味

(저팔계가 인삼과를 먹는다. 맛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

손오공에게서 인삼과(人參果)를 빼앗은 저팔계가 이를 씹지도 않고 삼켰다고 해서 생긴 문장입니다. 불로장생의 상징인 인삼과를 먹으면서도 그 가치를 모른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매우 탐욕스러운 모습을 비유할 때나 혹은 너무 많은 성과를 탐한 나머지 일만 잔뜩 벌이고 제대로 된 성과는 거두지 못한 상황에서 사용됩니다.

[사진=바이두]

인삼과는 열대과일인 페피노 멜론(Pepino Melon)으로 중국 명나라 장편 신괴 소설 ‘서유기(西遊記)’ 곳곳에서 나옵니다. 서유기는 인삼과를 ‘3천년에 한 번 꽃이 피고, 3천년에 한 번 열매를 맺고, 다시 3천년이 지나야 열매가 익고, 다시 만년이 지나야 먹을 수 있는’ 과일이라고 묘사합니다.

인간이 이 과일 냄새만 맡아도 360살을 더 살고, 열매를 먹으면 4만7000년을 더 살 수 있다고 합니다.

소설 속 인삼과는 갓 태어난 아기 모양이지만, 실제 페피노 멜론은 참외와 비슷한 모양으로 오이랑 참외 맛이 난다고 합니다.

(좌) 아기 모양의 인삼과 (우) 실제 페피노 멜론 [사진=바이두]

◆ 豬八戒照鏡子 - 裏外不是人

(저팔계가 거울을 본다. 아무리 보아도 사람처럼 생기지 않았다)

‘거울 속에 보이는 것도 저팔계, 실제 모습도 저팔계’라는 의미입니다. ‘양쪽 모두에게 비난을 받고 있다’ ‘어떻게 해도 질책을 받는 상황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는 뜻으로 사용됩니다.

[사진=바이두]

이 헐후어는 중국 대표 현대 작가 라오서(老舍, 노사)의 대표작 ‘이혼(離婚)’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요. 라오서는 “순(孫) 선생님도 감히 산아제한(生育節制) 실험법을 알리지 못한 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마치 ‘저팔계가 거울을 보듯’ 말입니다”라는 문장을 통해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의 답답함을 표현했습니다.

 

leemr@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사진
내란특검, 尹재판 증인 72명 신청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증인 72명을 추가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3일 내란우두머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의 9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 [사진=뉴스핌DB] 특검 측은 앞서 1차로 38명의 증인을 신청한 데 이어 이날 재판부에 증인 72명을 추가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10일 열릴 10차 공판에서는 이날 증인신문을 마치지 못한 고 전 처장에 이어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준장), 김영권 방첩사 방첩부대장(대령)을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정 전 처장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선관위 전산실 통제와 서버 확보를 지시받은 인물이며 김 부대장은 비상계엄 당일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받을 당시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은 조은석 특검이 검찰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절차가 위법해 무효라고 주장했으나, 특검은 "법과 상식에 비춰봤을 때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sykim@newspim.com 2025-07-03 20:4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