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치프라스 총리, 구제금융 조건 위반”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유로존이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을 중단키로 해 파장이 예상된다.
14일(현지시각) 배런스와 CNBC뉴스 등 주요 외신들은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이 그리스에 대한 450억유로 규모 단기 구제금융 조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으며 이는 그리스에 경제 및 정치적 혼란을 초래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 <사진=블룸버그통신> |
유럽이 갑작스레 구제금융 중단 결정을 내린 것은 이달 그리스 정부가 연금 수령인들에게 일회성 지불금을 제공하기로 한 것이 발단이 됐다.
지난주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저소득 연금 수령인 160만명에게 총 6억1700만유로를 긴급 지원 자금으로 제공할 계획이며 에게해섬들에 적용하기로 했던 부가세 인상도 난민위기에 따른 부담을 고려해 일단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로존 측은 치프라스 총리의 발표 내용이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프로그램 약속을 위반했다며 구제금융을 당장 중단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측이 합의한 조건에 따르면 그리스는 이번과 같은 지출 계획에 변화가 있을 때 유로존에 미리 알려야 할 의무를 갖고 있지만 그러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스 구제금융의 자금줄을 쥐고 있는 독일은 치프라스 총리의 발표 뒤 이날 그리스 구제금융 프로그램 관련 기관인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중앙은행(ECB)과 유럽재정안정화기구(ESM)에 치프라스 총리 조치가 구제금융 의무사항을 위반한 것 아닌지를 조사해야 한다는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로그룹 의장 예룬 데이셀블룸 대변인인 마이클 레이즌스는 성명을 통해 관련 기관들이 “그리스 정부 조치가 (구제금융) 합의사항에 맞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몇몇 회원국들 역시 같은 입장이며 기관의 전체적인 보고사항이 나올 올 1월까지 일단 기다려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구제금융 중단으로 그리스는 당장 부채 위기를 다시 마주하게 됐으며 유럽연합(EU) 연대 역시 새로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는 지적이다.
이날 그리스 증시는 3% 넘게 급락했고 그리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5bp가 뛴 7.30%로 한달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리스 상장지수펀드(ETF)인 글로벌 엑스 FTSE 그리스 ETF는 정규장에서 5.7% 폭락했고 시간외 거래에서도 2%가 넘게 추가 하락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