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7거래일 순매수, 추세적 VS 일시적 '논란'
[뉴스핌=한기진 기자] 지난 3일 코스피는 2000포인트부터 기분좋게 출발했다. 상승에 ‘안착’ 기대감이 넘쳤다. 2050포인트도 가능하다는 증권가의 4월 전망이 적중하는 듯 했다. 그러나 장 마감한 결과 전 거래일보다 0.18% 내린 1993포인트.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고 4일 오후 2시 현재 코스피는 0.33% 떨어져 1987포인트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당장 코스피가 2000포인트를 돌파하지 못한 이유는 기관과 개인투자자가 매도에 치중한 결과로, 각각 2386억원, 1288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의 순매도 규모는 20일 누적 2144억원, 5일 누적 7822억원으로 점차 매도 규모가 커지고 있고 개인은 20일 누적 933억원 순매수였지만 흐름이 반전돼 5일 누적 7625억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그럼에도 2000포인트 안착 기대감이 여전한 이유는 외국인이 순매수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3556억원을 순매수하는 등 7거래일 연속 사들이며 5일 누적 규모로 1558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20일 누적으로 순매도 규모가 106억원으로 줄었다.
![]() |
<4월3일 기준 외국인, 기관, 개인 순매수 동향> |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외국인은 리스크 온(위험선호), 리스크 오프(위험회피) 전략에 따른 것이지 코스피 선호로 돌아선 것은 아니라는 분석을 제기한다. 당장은 외국인의 순매수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고 2000포인트로 올라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아직 외국인의 순매수 추이를 ‘지속적’이라고 단언하기에는, 순매수 기간이 7일에 그쳐 성급한 면이 있다. 하지만 4월 첫째 주(1~3일) 코스피가 지난 주말 보다 0.6% 올랐고 그 배경이 외국인이 1조2492억원어치를 순매수한 덕이 컸다. 지난해 9월 둘째 주 이후 최대 순매수라는 것도 의미가 있다.
기관과 개인은 차익매물을 쏟아냈지만 외국인은 미국 옐런 연준 의장이 “상당 기간 초저금리를 유지하겠다”는 발언과 함께 미국과 중국의 제조업 지표가 다소 개선되면서 글로벌 경기회복 둔화 우려가 완화된 터라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정윤식 하나대투증권 고객자산운용본부 전무는 “외국인은 리스크 온/오프 전략, 증시 수급과 밸류에이션에 의해 움직이는 것으로 추세적 순매수로 보기 어렵다”면서 “국가별로 업종별로 종목별로도 이런 전략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국인 순매수가 지속될 것이란 낙관론이 많다.
외국인들이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시가총액 상위 업종 중심으로 순매수에 나서고 있는데, 이는 오는 8일 삼성전자 1분기 실적 가이던스 발표를 앞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본격적인 어닝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증권가에서 조사하는 254개 기업들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0조8000억원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7%, 전 분기보다 39.4% 증가가 예상된다.
조성준 NH농협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영업이익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지만, 지난해 4분기를 저점으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해 그 동안 과도하게 매도에 나선 외국인의 순매수 지속이 예상된다”고 했다.
김성환 부국증권 애널리스트는 “신흥시장의 거시 여건 개선과 중국 부양정책 기대감이 글로벌 유동성의 신흥국 유입을 유인하고 있어, 국내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 역시 연속성을 도모할 것”이라며 “코스피가 2000선 안착 과정이 전개될 것이며 박스권 돌파 가능성도 타진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