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품시장 전반 약세…에너지 부문만 소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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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권지언 기자] 지난해 상품시장은 슈퍼사이클 종료 논란 속에서도 에너지 부문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특히 천연가스는 홀로 20%대의 연간 가격 상승세를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지속했다. 반면 금 가격은 투자자들의 외면에 맥 없이 무너졌다.
상품시장 전반을 둘러보면 2013년은 슈퍼사이클 종료 논란에 불을 지피기에 충분했다. 그간 상품시장 랠리가 지나쳤다는 피로감이 쌓인 데다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관련 변동성, 풍부한 공급 여건 등이 더해지며 시장을 짓누른 탓이다.
19개 주요 국제상품 가격을 종합한 CRB지수는 지난 한해 5%가 빠지며 3년째 하락장을 이어갔고, 24개 원자재 가격을 추종하는 S&P GSCI지수는 2.2%가 밀렸다.
부문별로는 에너지 부문이 유가 안정세와 천연가스 반등 덕분에 연간 4%의 상승세를 기록했을 뿐, 농산물과 귀금속 부문은 투자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가면서 지난해 각각 22.1%, 29.3%가 하락했다. 산업용 금속 역시 9% 넘게 내렸다.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부진했던 상품시장이 올해는 박스권 안정 흐름을 보일 것으로 평가하는 모습이다. 국제금융센터는 글로벌 경기 회복에 힘입어 수요 역시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수급 안정을 위협하지는 않을 전망이어서 당분간 상품시장 가격은 기존과 같이 박스권에 머물 것으로 분석했다.
씨티그룹과 크레딧스위스는 올해 상품시장 약세를 점쳤고, 골드만삭스는 지난 10월 보고서에서 향후 12개월 안에 S&P GSCI 인핸스드(Enhanced) 지수가 0.7% 내리고 특히 귀금속은 17% 밀리면서 하락 분위기를 주도할 것이란 전망을 제시했다.
주요 투자은행들은 유가의 경우 올해 점진적 하향 안정세를 내다봤고, 곡물 가격도 시장 변수 부재 속에 안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금 가격은 안전자산 매력이 더 이상 주목받지 못해 계속해서 약세를 보일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 날개 단 천연가스 vs. 추락하는 금
작년 상품시장에서 가장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린 상품은 천연가스다. 그간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 붐으로 공급 확대에 초점이 맞춰지며 가격이 짓눌리기도 했지만 올 겨울 기록적인 한파가 이어지며 수급이 타이트해진 영향이다.
천연가스 가격은 지난 한해 26.2%가 올랐고 12월 한달 동안에만 7%가 뛰었다.
미국에서는 보통 11월을 시작으로 이듬해 3월까지 가스 수요가 정점을 찍는데, 최근 북미지역에 20년 이래 최악의 한파가 몰아치면서 연료 사용이 빠르게 확대됐다.
여기에 재고까지 줄면서 가격을 밀어 올렸는데, 미 에너지정보청은 지난 12월 둘째주 기준 천연가스 재고가 직전 주보다 2850억 큐빅피트가 줄어 5년 평균을 7%나 밑돌았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작년 금 성적은 형편 없었다. 금 가격은 지난해 28%가 빠지면서 2000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하락세를 기록했다.
각국 중앙은행의 양적 완화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이 나타나지 않아 금의 인플레이션 헤지 매력이 줄어든데다, 과잉 생산도 금 가격 하락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여기에 금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국제 기관투자가들의 투자가 줄고, 금 매입 ‘큰 손’인 중국과 인도가 금 수요를 축소한 점 역시 부담이 됐다.
투자자들의 금 외면 현상은 올해도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최근 블룸버그는 금값이 올해 평균 1216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고 JP모간은 1263달러를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금 값 1000달러 추락 전망도 나왔다. 투자자문사 라무르 회장 이브 라무르는 올 2분기에 금값이 1500달러로 반등한 뒤 연말에는 1000달러 수준으로 밀릴 것으로 예상했다.
2013년 12월 한 달 주요 상품시장 변화 표 |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