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등 아시아 협력 촉구…민주당 '무계획 전쟁' 맹비난"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이란과의 전쟁이 "앞으로 몇 주 안에 끝날 가능성이 크다"며, 전쟁 여파로 급등한 휘발유 가격도 여름 이전 안정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글로벌 에너지 공급의 핵심 항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조속한 안전 확보를 위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국들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라이트 장관은 15일(현지시각) ABC 뉴스 '디스 위크(This Week)'와 NBC 뉴스 '미트 더 프레스(Meet the Press)'에 잇달아 출연해 전쟁 기간과 글로벌 에너지 시장 상황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을 상세히 밝혔다.
라이트 장관은 전쟁 장기화 우려에 대해 "이번 분쟁은 확실히 몇 주 안에 끝날 것으로 생각하며, 그보다 더 빨리 끝날 수도 있다"고 단언했다. 이어 현재 선박 항행에 안전하지 않은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가 이번 분쟁 종결의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한국, 일본, 중국,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의 높은 해협 의존도를 직접 언급하며 공동 대응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라이트 장관은 "전 세계 모든 나라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에너지 흐름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아시아 국가들의 의존도가 크다"며 "여러 나라가 함께 협력해 해협을 다시 여는 것은 매우 논리적인 수순"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그는 "호르무즈 해협을 여는 것은 미국보다 중국에게 훨씬 더 중요한 문제"라며 중국이 해협 재개 과정에서 "건설적인 파트너"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중국과의 정보 공유 가능성에 대해서도 "미국은 언제나 중국과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고 답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중국, 프랑스, 일본, 한국, 영국 등이 이 지역에 선박을 보내 이란이 더 이상 해협을 위협하지 못하도록 하길 바란다"고 썼으며, 이후 전화 인터뷰에서 일부 국가들이 "이 아이디어가 훌륭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어떤 국가들이 실제로 참여하기로 했는지는 라이트 장관도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
◆ "여름 전 휘발유 3달러 밑으로…지정학적 질서 바꿀 단기적 고통"
최근 치솟는 미국 내 휘발유 가격과 관련해 라이트 장관은 올여름 여행 시즌 이전까지 갤런당 3달러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내다봤다.
에너지 가격 정보업체 가스버디(GasBuddy)에 따르면 전쟁 발발 이튿날인 3월 1일 갤런당 2.94달러였던 평균 휘발유 가격은 주말 사이 3.70달러까지 급등한 상태다. 개전 이후 불과 며칠 만에 76센트가 오른 셈이다.
라이트 장관은 "미국인들이 지금 당장은 가격 상승을 체감하고 있지만, 몇 주 안에 이란이 글로벌 에너지 공급에 가하는 위협을 완전히 제거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더 풍부하고 저렴한 에너지의 세계, 지정학적 상황을 영원히 바꿀 긍정적 변화를 위한 단기적인 고통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쟁에서는 어떤 보장도 없다"며 불확실성도 인정했다. 아울러 현재 가격이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2022년 최고치인 갤런당 5달러보다는 낮다는 점도 부각했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가격은 내 임기 중 기록했던 최저 수준으로 다시 낮아질 것"이라며 "미국 내 석유와 가스 자원이 매우 풍부한 상황에서 일시적인 막힘 현상일 뿐 곧 풀릴 것"이라고 시장 우려를 일축했다.
◆ 이란 군사 능력 선제 파괴에 집중…민주당은 '대비 부족·비용 과다' 맹공
미군은 지난 주말 이란의 주요 석유 생산 허브인 카르그 섬(Kharg Island)에 대한 대규모 군사 공격을 단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카르그 섬을 완전히 파괴했으며, 이란 미사일과 드론 생산 시설도 대부분 초토화했다"며 "이틀 안에 완전히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재건에 수년이 걸리는 파이프라인 등 핵심 에너지 인프라는 건드리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라이트 장관은 ABC 방송에서 "상황이 허락되는 즉시 미군의 모든 자산이 해협 재개에 동원될 것"이라며 "이달 말까지 미 해군이 해협 통과 유조선을 호위할 가능성이 높고, 현재 초점은 해협을 위협하는 이란의 군사 능력을 먼저 파괴하는 데 맞춰져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미군 고위 관리들이 추가 5000명의 해병대·해군 병력이 중동으로 파병될 예정이라고 밝힌 지 며칠 만에 나온 것이다.
반면 야당인 민주당은 행정부의 전쟁 명분과 전후 계획 부재를 두고 파상 공세를 퍼붓고 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뻔한 수순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라이트 장관은 "슈머 의원이 터무니없이 순진하거나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합참 차원의 치밀한 시나리오가 있었고 단기적 공급 차질은 이미 예상된 바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해협 봉쇄는 예상했으나, 이란이 다른 중동 국가들까지 타격한 것은 "이번 사태 전체에서 가장 놀란 일"이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애덤 쉬프 상원의원 등 민주당 인사들은 "시작부터 명확한 목표가 없었기에 언제 목표가 달성될지도 모르는 늪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하원 군사위 소속 애덤 스미스 의원은 "단순히 지도부를 타격한다고 강력한 대리 세력을 갖춘 9000만 인구의 국가를 쉽게 바꿀 수 없다. 이 전쟁은 얻는 것보다 치러야 할 비용이 훨씬 크다"고 우려했다.
스미스 의원은 또 최근 미시간주 유대교 회당 공격, 뉴욕 반무슬림 시위 공격 시도, 버지니아 대학 총격, 텍사스 술집 총격 등 중동 긴장 격화에 따른 미국 본토 내 잠재적 테러 위협도 경고하며 "현재 이 전쟁은 어떤 형태로든 14개국 이상이 영향을 받는 상황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