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간 M&A는 자본확충으로 인수價 부담
[뉴스핌=한기진 기자] 구자원 LIG 회장이 내놓을 LIG손해보험 주식 전량을 얼마에 살수 있을까?
구 회장이 LIG건설 CP(기업어음) 투자자에 대한 피해보상 자금 마련을 위해 자신과 가족이 보유하고 있는 LIG손보 주식 전량을 매각하면 LIG손보는 주인이 바뀌게 된다. 이에 따라 지분가치에 경영권 프리미엄(웃돈)을 더한 가격을 줘야 한다.
그러나 LIG손보는 9월말 현재 175%인 지급여력(RBC) 비율을 200% 이상으로 높여야 하는 자본확충 과제가 남아 있어 지분가치 하락 요인이 있다. 당초 부동산 매각과 후순위채 발행(3000억원대)으로 해결하기 위해 신용등급(AA)까지 받았지만 최근 회사채시장 위축으로 가산금리가 높아져 연기했다. RBC비율이 오르지 못해 신계약을 늘리는 등 성장에 제약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RBC비율이란 보험사가 보험계약자 등에게 보험금을 제때에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그럼에도 LIG손보는 상위 손해보험사 가운데 안정적인 경영구조를 갖고 있는 평가를 받는다.
한승희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014년 EPS(주당순이익) 신장률 75%, ROE(총자산이익률) 14.4%로 예상되고 상위사 가운데 수익성 회복이 가장 빠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LIG손보는 매력적인 물건이지만 몸값은 인수주체의 업종이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손보사가 인수하면 재무제표를 통합해 계산하는 과정에서 자본총액이 감소하게 된다. 이러면 추가 자본확충을 해야 하고 이를 감안한 인수 후보 손보사는 인수가격을 낮게 써낼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한국금융지주와 같은 금융지주사가 유리할 것이란 관측이다.
RBC비율을 높이기 위한 2000억~3000억원 증자는 피할 수 없지만 이 때문에 금융지주사의 재무제표에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
이태경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LIG손보는 PER(주가수익비율)이 6배로 밸류에이션이 억눌려 왔지만 매각을 한다면 프리미엄 30~50%를 지불하고 최소 5000억원 가치는 있다”고 말했다.
업종을 가리지 않고 이익창출력면만 놓고 보면 우리투자증권보다 LIG손해보험을 인수하는 게 낫다는 분석도 있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손해보험업을 영위하지 않는 금융그룹(KB금융, 신한금융 등)이나 자본력이 풍부한 산업계에서 인수한다면 인수자와 피인수자 상호간의 윈윈(win-win)이 가능하다”면서 “당기순이익 창출력 연간 1000억원(ROE 2%)의 우리투자증권 지분 37.87%를 1조원 이상으로 인수하는 전략보다, 당기순이익 창출력 연간 2500억원(ROE 16%) 이상의 LIG손보를 5000억원 내외(PBR 1.5X 가정 시)로 인수하는 전략이 더욱 유리하다”고 말했다 ,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