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 없이 GDP 급증해야 부채문제 해결"
[뉴스핌=우동환 기자] 일본 정부가 디플레이션 타개를 위해 이른바 '아베노믹스'에 매진하고 있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부채(Debt)와 인구 고령화(Demographics)라는 일본 경제의 고질적인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익스트림 머니(Extreme Money)>>의 저자로 국내에 알려진 금융 리스크관리 분야의 전문가인 사트야지트 다스는 15일 자 마켓워치 기고문을 통해 '아베노믹스'는 일본의 경제의 고질적이며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다스는 먼저 일본의 총 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500% 수준으로 370% 수준인 미국을 넘어서는 등 선진국 가운데 가장 빚이 많은 국가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일본은 국가 부채만 해도 GDP의 240%에 이르고 있으며, 순 부채가 GDP의 135%에 달해 대부분의 선진국에 비해 훨씬 높은 부채 국가.
지난 3월 끝난 2012 회계연도 기준 일본의 총 재정 지출은 124조 5000억 엔(GDP의 26.1%) 규모이지만 정부의 세입은 59조 2000억 엔(GDP의 12.5%)에 그쳐 지출의 약 52%를 조달해야 했다. 이처럼 국채 금리 상승을 동반하지 않은채 명목 GDP가 급격히 늘어나지 않는다면 일본의 부채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스는 일본의 부채 수준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려면 현 8% 수준인 이자 지급 전 재정적자를 3%~4% 정도의 흑자로 돌려놔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구나 성장 전략의 부재와 인구 고령화 구조를 고려하면 세금 인상이나 재정지출의 축소는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분석이다. 대안으로 소비세 인상과 경제 활동 여건에 대한 개선이 모색되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한편으로 기업 법인세 감면을 추진하고 있어 세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고령화 추세로 저축률이 떨어지고 인금 상승률도 정체되면서 정부가 일본 내부에서 자금을 조달하기도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베노믹스의 여파로 금리가 상승하면 정부가 이자 비용에 대한 부담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다스는 일본 정부가 국내 시장보다 해외 투자자들의 자금을 활용해야 한다면 금리가 상당히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낮은 금리 환경에서도 일본 정부는 세수의 25%를 채무에 대한 이자 비용으로 사용했는데 만약 금리가 매년 2%~3% 상승한다면 세수로 이자 비용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 금리의 상승은 일본 금융권과 연기금, 보험업계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다. 일본 은행들의 총 자산에서 국채(JGB)가 차지하는 비중은 24% 수준이지만 오는 2017년에 이르러서는 30%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에 따르면 일본 은행들의 JGB 보유 비중은 기본 자기자본(Tier 1 capital)의 900%에 맞먹는 것으로, 영국 은행들의 길트채에 대한 익스포저 비중인 25%와 미국 은행권의 재무증권에 대한 익스포저 비중 100%를 크게 넘어선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따라서 JGB 금리의 상승은 일본 은행권의 막대한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더불어 고령화로 노동 인구가 감소하면서 경제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지만 현재 일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응책은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앞서 시라카와 마사아키 전 일본은행(BOJ) 총재는 일본 경제가 지난 20년간 두 가지 문제로 성장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진단하면서 앞의 10년은 버블 경제 붕괴에 따른 여파 때문이었지만 이후 10년 간은 고령화 때문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다스는 일본 정부가 임금 인상 정책을 펴고 있지만 이는 모순된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높은 연봉을 받았던 고령자들이 은퇴하게 되면 그 자리를 사회 초년생들이 불안한 고용 여건 속에서는 낮은 임금을 감내한 채 매울 것이라는 점에서 전반적인 임금 상승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그는 이전 일본 정부가 추진했던 성장 강화 정책 역시 당초 설정했던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면서 아베 총리의 세 가지 화살 정책의 성공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다스는 일본 경제의 근본적인 문제는 '실물 경제'에 있으며, 정책은 부채와 인구통계학적인 구조적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