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책 효과 서서히… 성급한 판단 반론도
[뉴스핌=김동호 기자] 일본의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며 아베 신조 총리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른바 '아베노믹스'로 불리고 있는 아베 총리의 부양책은 유동성 확대를 바탕으로 경제 성장률을 끌어 올리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번주 일본은행이 추가적인 양적완화 및 부양책을 제시하자 않자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며 닛케이지수는 전날 하루에만 6% 이상 폭락했다. 일본 증시는 최근 4주 연속으로 하락하며 있으며 엔화 역시 다시 강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13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 등 주요 외신들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빌어 아베노믹스가 흔들리고 있으며, 일본 증시의 유동성 랠리가 계속 이어지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전문가들은 아베 총리의 성장 전략이 알맹이가 없으며, 이러한 방식은 실제 경제성장으로 이어지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 일본 증시 역시 그간의 상승 폭을 반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지역 자산배분 책임자인 데이비드 포는 "아베 총리가 내놓은 새로운 부양책은 실체가 불분명하다"며 "시장의 기대치는 정말 높았으나, 이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포는 이어 "지금은 매우 신중해야할 시기"라며 "급락하는 주식을 사기보단 한발짝 물러서서 관망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다음달 치뤄질 예정인 일본의 참의원 선거 결과가 나올때까지 관망할 것을 권했다.
다른 전문가들 역시 일본 정부가 오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금융완화를 통해 시간을 벌면서 다양한 규제 완화 등 선심성 정책만을 내놓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 정책이 실제 기업들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4월 민간 설비투자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8.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5년 4월 이후 세 번째로 큰 감소 폭이다.
콜롬비아대학의 제럴드 커티스 교수 역시 "지난 4개월간 아베노믹스에 기반한 비합리적인 (시장) 과열이 있었던 것 같다"며 "이제 과도한 실망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
반면 최근 금융시장의 급변동만을 가지고 아베노믹스의 성과를 판단할 수 없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아직 아베노믹스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지 않았으며, 시장은 이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다이와캐피탈마켓의 그랜트 루이스 리서치책임자는 "며칠 혹은 몇주 동안의 시장 불안만을 가지고 아베노믹스가 실패했다고 볼 이유는 없다"며 "아베노믹스의 효과는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올해 1분기 일본의 경제 성장률이 양호한 모습을 보인 것이 그 신호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다. 지난 1분기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율로 4.1%를 기록했다.
노무라증권 역시 전날 보고서를 통해 "아베 총리의 경기 부양책을 시장이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올해 닛케이지수 전망치를 기존 1만 6000엔에서 1만 8000엔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들은 "아베노믹스가 자본투자와 가계 소득 등에 미치는 영향이 완전히 나타나지 않았다"며 "오는 7월 참의원 선거가 치러지면 이후 정부가 정책 추진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소 다로 일본 재무상은 14일 기자회견에서 "닛케이 주가지수가 1만 2000엔 대로 하락했다고 해도 지난해 11월의 8000엔 대에 비하면 50% 상승한 수준"이라면서 최근 주가 급락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닛케이지수가 1만 5000엔까지 올라갔을 때 주가가 더욱 올라갈 것이라고 기대한 사람들은 결과적으로 돈을 잃었을 수는 있는데, 이것을 정부에게 책임지라고 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