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틈새 및 미래수익원 찾기 분주
- 대다수 금융지주, 해외M&A 수면아래 '발질'...신한지주 '잠잠'
- 복합상품 스마트금융 등 미래성장동력 찾기 주력
[뉴스핌=홍승훈 채애리 기자] 국내 내수시장 경쟁 완화 분위기와는 달리 해외진출 및 M&A 계획에 대한 금융지주회사의 전략에는 숨겨진 발톱이 언듯언듯 드러났다. 유로존 리스크가 지속되며 전반적인 M&A 수위는 주춤하고 인터벌(Interval)은 다소 두겠다는 입장이지만, 필요성에 있어서만큼은 예년과 달라진 게 크게 없다는 얘기다.
결국 은행권 판도가 빅3에서 빅4 체제로 변화하는 2012년, 국내 금융권 경쟁은 내부가 아닌 외부에선 한판 승부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다만 내 패를 보여주면 안되는 포커판처럼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선 일제히 말을 아꼈다.
아울러 대내외적 경쟁 심화 속에서 금융지주사들의 원스톱 서비스, 복합 상품, 스마트금융 등 틈새 및 미래수익원 찾기에도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 내수 먹거리 한계...'해외로 해외로'
KB, 우리, 하나, 산은 등 대부분 금융지주회사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꾸준히 해외시장 개척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다.
국내 은행업의 경우 성숙기에 들어간 상태로 신규 고객 창출에 어려움이 불가피한 상황. 때문에 새로운 시장에서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겠다는 것이 그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특히 비은행보다는 노하우가 어느정도 축적된 은행업을 중점으로 해외 진출을 차근차근 시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우선 KB금융과 산은지주는 올해 역시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이머징 마켓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을 확대할 방침이다.
KB금융은 올해 인도 뭄바이 사무소와 일본 오사카에 지점 신설을 추진중이다. 중국의 경우 현지 영업상황 및 여건을 고려해 북경지점 추가 증설과 동시에 현지법인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최근 뉴스핌과의 신년인터뷰에서 "당분간 해외진출 계획을 접었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올해 위기를 지나는 과정에서 글로벌 금융기업들의 구조조정이 격화되며 내년 매물이 쏟아지는 상황에 대비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어 회장은 "내년이 지나면서 금융회사들의 M&A가 엄청나게 활발해질 것이다. 단독 혹은 국민연금이나 글로벌 기관투자자들과 함께 협력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당장은 은행을 포함한 계열사들의 생산성 향상을 통한 경쟁력 제고에 힘쓰겠지만 순식간에 먹이를 낚아채는 독수리처럼 때를 기다린다는 전략이 내포돼 있다.
산은지주도 이머징 마켓을 중심으로 직접 점포를 내거나 M&A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찾는다는 계획이다. 산은지주 문홍배 전략추진실 팀장은 "해외 M&A가 맘 먹는다고 한번에 되는 것은 아니며 입맞에 맞는 물건을 찾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면서 "해외에 지점을 내던, 법인을 만들던 아니면 현지 기업을 인수하던 각 나라 특성에 맞게 취사선택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우리금융의 경우 지난해 미국 한미은행 인수에 고배를 마신 뒤 조직을 재정비, 또 한번 미국 시장 문을 두드릴 예정이다.
우리금융 안형덕 상무는 "위기가 찬스 아닌가. 국내외로 열심히 다니고 있다. 예컨대 지난해 미국 한미은행을 미국 자회사 문제로 인수하지 못했지만 이제 부실채권을 매각하고 자본금을 증자했으니 올해 다시 시도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교포은행을 살수도 있고 이 외에 동남아지역 은행도 계속 알아보는 중이라는 전언이다.
다만 비은행부문에 대해선 아직 은행에 비해 노하우가 적은 만큼 자회사인 우리투자증권의 홍콩IB 확대 등을 통해 자체 성장전략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를 통해 해외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겠단 복안을 세워두고 있다.
외환은행이 국내에서 가장 해외 네트워크가 잘 돼 있다고 평가받고 있는 만큼 이들의 인력과 네트워크를 잘 활용한다면 지주사들 중 가장 유리한 위치에서 해외 고객을 선점할 수 있겠단 기대가 깔려있다.
이에 반해 신한지주는 해외 진출보다는 내부 조직을 탄탄하게 만드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신한지주는 신한저축은행을 출범한지 얼마 지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저축은행의 플랫폼을 만들고 저축은행의 기업문화를 형성하는데 중점을 둬야할 시점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것.
신한지주 최범수 부사장은 "계열사들 중 어려운 곳도 없고 올해는 미래를 위해 차분히 준비해야 하는 기간이다. M&A 계획 등은 갖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 스마트 시대, 스마트 금융으로 맞선다
IT 발달에 따른 시공간적 제약이 사라진 현재 금융지주사들은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스마트금융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비대면 채널은 과거 거래채널로만 인식되었으나, 스마트 기기의 발전과 사회적 트렌드에 의해 “스마트금융”의 주채널로 진화하고 있다.
우선 KB금융은 지난해 초 온라인채널부를 신금융사업부로 변경 스마트 금융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중이다.
신한지주는 복합금융이란 테두리 안에 IT와 금융을 결합한 스마트금융 상품과 예금, 펀드, 주식 등의 업무를 원스톱으로 할 수 있는 서비스 등을 내세우고 있다.
신한 측은 "고객의 똑똑하고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스마트 기술을 통해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금융 라이프를 진화시키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우리금융도 IT를 통한 금융서비스 제공 필요성이 커졌다는 판단하에 모바일뱅킹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릴 예정이며 하나금융은 인터넷, 스마트폰 등 통신과 결합된 서비스로 젊은 고객들의 관심을 이끌 계획을 갖고 있다.
하나금융 김정배 전략기획팀장은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젊은 층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스마트폰을 이용한 다양한 금융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며 "예를 들어 예금 중 일부를 기부하는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금융활동에 의미를 부여, 젊은층들에게 하나금융을 어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점포가 상대적으로 적은 산은지주는 KDB다이렉트뱅킹을 내세워 소매금융 분야를 확대할 방침이다. 점포를 운영하지 않음에 따른 절감 비용을 고객들에게 고금리로 돌려줘 고객들이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부분을 채우겠단 것이다.
산은지주 문홍배 팀장은 "점포를 늘리느냐에 대해 많이 고민했지만 최근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금융업무를 다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 채널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KDB다이렉트뱅킹 신설 이유를 강조했다.
KB금융 이동철 상무는 "어느 시중은행들 역시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펀드판매 등에 대해 공세적으로 나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닌 듯하다"며 "하지만 스마트금융 시장의 경우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 주식투자로 돈좀 벌고 계십니까?
▶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