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연구원, KB경영·하나금융경영·산은경제연구소 전문가들 대담
- 사회적 공익 압력 커질 때는 일자리 창출·사회공헌 책임 다해야
- 유럽 금융기관들 자산 매각중, 아시아 지역 물건 M&A 검토해도
- 100세 시대는 부채 금융서비스의 마침표, 금융자산 시대 대비해야
[뉴스핌=한기진, 홍승훈 기자] 은행들은 혼란스럽다. 유로존 국가채무 위기가 언제까지 지속되고 얼마큼 파장을 몰고 올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이에 따라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있지만 사회 일각의 비판을 불러 어떻게 대응할지 고심이 크다. 또 사회적 책무, 공공성 실천이 여느 해보다 주목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와 농협지주 출범 예정으로 지각 변동도 예고돼 있다. 국내외 안팎의 불안을 수익원 찾기도 어렵다. 16일 뉴스핌은 전문가 대담을 통해 은행권의 대만, '2012년 대응전략'을 짚어봤다.
- 금융권에 대한 사회적 책무와 같은 공공성 이슈가 뜨겁다. 어떻게 풀어가야 하나.
▶ 이종수 수석연구원 = 공공성이라는 제약조건하에서 상업성을 추구하되, 중소기업 등에 대한 지원을 지속하는 등 금융중개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또한 수익은 상업적 기업의 관점에서 접근하되, 수익의 일부분은 사회공헌활동에 활용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해 나가야 한다.
▶ 구본성 수석연구위원 = 금융 자체가 갖는 사회경제적 인프라 기능을 감안하여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금융서비스를 제공받는 데 소요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제도적 여건을 만들어 가는 것은 중요하다. 특히 금융에 대한 사회적 압력은 금융서비스가 위축될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저소득층이나 사회적 약자, 고용측면 등에서 관련 역할을 확대해 나가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
▶ 변현수 박사 = 불황이 왔을 때 금융권이 대출을 줄이거나 회수하는 행위를 자제해야 하고, 금융의 사각지대에 있는 서민금융 활성화를 위해 미소금융에 대한 출연을 확대하는 동시에 금융권 이익의 일부를 소외계층에 지원하는 방식으로 금융권의 공익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금융소비자에 대한 서비스체계의 확충에 대한 논의도 지속되어야 한다.
▶ 김주환 연구원 = 소득 양극화와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서민금융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성장 잠재력은 충분히 있지만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지속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우량 중견•대기업으로 육성해 나가야 한다.
투명성, 윤리, 인권 및 환경 문제 등에서 사회적 가치를 제고시켜 사회 전체에 이익이 되도록 하는 행위뿐만 아니라 보다 적극적인 사회 공헌 활동이 중시된다.
- 수익성 강화 방안을 찾기가 어느 해보다 어려워졌다. 아이디어가 있다면.
▶ 변현수 박사 = 안정적 이자수익 기반 위에 비이자비중 확대, 고령화 대비 금융상품․서비스 개발, 녹색산업 투자 및 해외진출 확대를 통한 신성장 동력 발굴 등 수익구조 다변화 및 신규 수익원 개발이 절실하다.
▶ 이종수 수석연구원 = 고객 신뢰확보와 동시에 주력해야 하는 것이 자본절약적 비즈니스 확대를 통한 자본효율성 제고이며, 이를 위해 수수료 등 비이자이익기반을 강화해야 한다. 단순한 판매수수료 중심의 수익구조 보다는 전문적이고 고객맞춤형 수수료 기반을 발굴해야 한다. 기존 대출기반의 기업금융구조를 트랜젝션 뱅킹(Transaction Banking) 등으로 확대․강화하는 등 각종 부수업무 개발, 겸영업무 확대 등이 요구된다.
▶ 구본성 수석연구위원 = 마진은 여신의 건전성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는 점에서 수익규모 자체에 비해 취약요인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처함으로써 중장기 수익흐름을 안정화시키는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 특히 은행권의 수익성은 거시경제적 요인에 따라 크게 변동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익규모의 일시적인 증가에 비해 적정 수익규모를 중장기에 걸쳐 지속적으로 달성하는 데 중점을 둔 경영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 김진성 연구원 = 비용 절감 노력을 통한 판관비 증가 억제와 리스크 관리 능력 제고를 통한 대손비용 축소가 수익 제고를 위한 주요 일환이 될 것이다. 또한 추가적으로 수익을 확대할 수 있는 신성장 시장들에 대한 탐색 및 사업진출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 금융권의 국내외 M&A 등에 따른 지각변동 가능성은.
▶ 이윤재 연구원 = 유럽 재정위기의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선진국과 국내경기의 둔화 우려 및 정치적 변수의 영향이 가중되는 등 대내외 경제상황이 여의치 않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대형 딜이 적극적으로 추진되는 데에는 부담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 증권 등 비은행 부문 역량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의 기회 탐색과 국내시장 성장세 둔화에 따른 해외시장 진출 노력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 이종수 수석연구원 = 최근에는 중동 투자자들의 유럽은행 자산매각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며, 향후에는 상대적으로 자금이 풍부한 브릭스 등 신흥국 은행들의 우량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금융기관들도 아시아 지역의 우량 사업부문 매물이 나올 경우 인수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국내의 경우 산업은행의 소매금융 확대가 가장 주목된다. 우체국 예금 지점과의 MOU를 통한 영업망 이용도 부족한 채널을 확보하는데 긍정적이다. 기존 지점, 우체국 지점, 다이렉트뱅킹 고객군에 따라 적절히 효율화할 경우 소매금융 시장에는 지각변동이 올 수도 있다.
▶ 구본성 수석연구위원 = 국내 은행산업의 M&A는 과거와 달리 대형은행에 의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 위한 과정이 점차 안정화단계로 전환되고 있다. 국내시장에 비해 해외시장에 대한 중장기 전략과 이를 추진해 나갈 수 있는 역량과 조직을 확보하는 것이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 변현수 박사 =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인수완료 후 자산기준 국내 2위권 도약), 농협금융지주의 출범 등으로 은행권을 중심으로 대형 금융지주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비은행권의 경우도 금융지주사의 비은행부문 강화 전략, 대기업의 금융산업 진출 시도 지속, 금융지주사의 카드부문 분사 여파 등으로 업계 판도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 규제는 강화되고 있고 소비자보호 이슈는 커지고 있는데 어떻게 대처하는 게 맞나.
▶ 변현수 박사 = 소비자보호는 은행의 신뢰성과 직결되는 핵심가치라는 인식을 갖고 조직내 준법감시 강화, 전산안전망 투자 확대 등을 통해 신뢰경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 이종수 수석연구원 = 금융 규제강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영업이익률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차입을 통한 성장이 제한되므로 자본절약적 비즈니스를 개발하고 상품별, 부문별 가격결정 최적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소비자보호를 위해서는 판매상품을 엄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판매인력이 판매상품에 대한 이해를 빠르고 쉽게 하기 위한 별도의 직원용 안내서를 제작․배포하는 동시에 판매인력의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 방카슈랑스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프랑스의 BNP파리바의 경우 지점행원들을 생보자회사의 콜센터 등에서 2~3년 경험을 쌓게 한뒤 은행으로 복귀시키는 사례 등을 참고할 필요성이 있다.
▶ 김진성 연구원 = 금융 규제강화의 핵심은 자기자본 확대와 유동성 관리이다. 유동성 관리는 국내 은행들의 자산이 대부분 대출이기 때문에 유동화(시장매각)가 힘들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나고 있다. 장기적으로 대출비중 축소, 채권비중 확대와 함께 조달 장기화를 통한 미스매치 해소가 필요하다.
▶ 구본성 수석연구위원 = 금융규제는 글로벌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제도개혁이라는 점에서 선제적으로 조기에 대처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흥경제의 금융산업은 대외여건 변화에 취약하다는 점에서 자본력이나 유동성(원화 및 외화)에 있어서 더 높은 완충력을 갖는 것은 시스템 안정성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 100세 시대가 도래하고 있고 모바일 금융 성장세가 눈부시다. 새로운 금융 트렌드를 예측해달라.
▶ 구본성 수석연구위원 = 그동안 부채의 확대를 통해 성장해 온 금융서비스는 적정화 과정을 거치고 저축과 연금 등 금융자산의 시대가 올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단기적 거래경향이 높아지는 측면도 있지만 고령화나 성장률의 둔화 등으로 지속 가능한 금융서비스와 금융관행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해 질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금융은 복합형 상품에 비해 공시기능이 확대되면서 저비용으로 접근할 수 있는 채널이나 범위가 확대되고 서비스 경쟁도 확산되는 전문형 상품이 확대되는 현상이 초래될 가능성이 있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축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국내자산뿐만 아니라 해외자산 운용에 대한 관심이 확대될 수 있다.
▶ 이종수 수석연구원 = 향후 모바일금융의 확산 등으로 디지털소비자가 부상하여 은행의 채널전략의 변화가 예상된다. 금융거래는 주로 비대면채널을 이용하고, 금융상품의 구입은 주로 지점을 이용하는 행태가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은행 지점의 역할은 전문상담을 통한 복합상품 판매의 핵심채널 등으로 변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ATM기기와 함께 한명의 지점직원이 단순상품을 판매하는 등의 대안채널의 도입도 확산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고부가가치 고객은 대면채널로 유도하고 저부가가치 고객은 저비용채널로 유도하는 효율적인 채널간 연계전략을 수립하는 은행이 두각을 나타낼 것이다.
고령화 시대에는 거액자산고객과 금융소외계층 간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은행 등 금융회사는 거액자산고객 확대로 인한 종합자산관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이다. 동시에 금융소외계층의 금융접근성을 제고하여 금융시스템 안으로 들어올 수 있게 하는 것이 금융권의 과제라고 생각된다.
▶ 김예구 연구원 = 2012년은 ‘스마트뱅킹 1000만명 시대’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초기의 ‘스마트 뱅킹’은 조회, 이체 등 단순 금융거래에 국한되었으나, 최근에는 스마트폰 전용 금융상품, 통합 자산관리 서비스 등 맞춤화된 서비스의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100세 시대 준비’는 가장 중요한 금융 트렌드이다. 고객의 노후 준비를 위한 금융상품인 ‘연금통장’, ‘월지급식펀드’, ‘개인연금펀드’, ‘연금보험’ 등이 전 금융권역에서 공격적으로 출시될 것으로 보이며, 개별 금융상품에 국한되지 않고 고객의 체계적인 노후를 설계, 관리하는 ‘자산관리 서비스’가 시장의 화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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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